코로나19 이후 청소년 삶의 질은 좋아졌을까? 나빠졌을까? 통계 살펴보지 않아도 모두 예측할 수 있겠다. 나빠졌다. 최근 여성가족부에서 청소년 삶의 질에 대해 발표한 통계를 보니 학교생활과 사회신뢰 등 모두 안 좋아졌는데 흥미 있는 점이 있다. 가족관계는 이전보다도 좋아졌다.
가족관계 살펴보니 저녁식사와 여가활동 등이 좋아졌고 어머니와의 대화 시간도 많이 증가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싶었다. 관련 실태조사 이래 아버지와의 비율은 최고 낮은 수치다. 정리해 보면 학교, 사회 등에서의 삶의 질은 좋지 않은데 가족관계는 좋아졌지만 아빠와의 관계는 굉장히 안 좋아졌다는 결과다. 코로나19 이전이나 이후나 가족 안에서 아빠가 인기 없기는 매 한가지다.
코로나19 이후에 일상의 삶을 찾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일상은 무엇일까? 그토록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일, 복원하고자 하는 환경의 요체는 ‘대면’이다. 비대면이 일상화 되면서 음식점, 카페 등 소상공인 상당수의 경제가 어려워졌다. 교육과 문화 등 대부분 대면해서 만들어지는 일들 또한 어려워졌다.
1년이 지나고 코로나 초기에 비해 국가 경제와 함께 다양한 영역이 나름 회복되어 가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 중에서도 비대면 사회에서 빠르게 적응하여 이전의 수익을 올리는 사례도 많아졌다. 새로운 시도가 일어나고 있고 경제, 복지 등 정책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요구되는 때다.
습관으로 여겼던 나의 일상을 돌아봤다. 전염병의 우려를 제외하고 팬데믹 이전이 지금보다 더 좋다고 할 수 있을까 반문해 보면 ‘그랬어’라고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 여러 일들을 들 수 있으나 일단 가장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는 관계의 ‘질’이다. 이전에 대면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모임이나 교육, 회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때에 어떤 이들은 온라인은 대면보다 못하다면서 단정하고 접근하지만, 오히려 설계만 잘하고 개인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만 잘 구성되면 대면보다도 효과적인 회의와 교육이 된다. 2년여 동안 그런 경험은 수도 없이 많다.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가려는 노력 없이 무조건 코로나19 때문에 문제가 있어서 못하겠다는 대답은 이젠 무의미해 보인다. 전염병 전문가들 중 코로나19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 될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못 하겠다’라는 이야기를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학계, 교육, 경제, 정치, 사회 등 수 많은 영역에서 끊임없이 들어왔다. 이제 그만해야 한다.
팬데믹의 문제는 이미 우리 삶에 일부분이 되었고 이 때문에 자꾸만 무엇을 하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하고, 온라인은 문제가 있다는 등의 부정적인 답변은 할 만큼 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비겁한 변명’을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어떤 이들은 공무원과 공공기관들의 책임만을 강조하는데 우리 모두가 현재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삶을 살아 내야 할 때다.
무심코 반복해서 움직였던 습관을 ‘정상화’ 또는 ‘일상화’라고 표현할 일이 아니다. 앞에서 안내했던 청소년 삶의 질 실태를 확인하더라도 오히려 가족관계는 좋아졌지만 코로나19 이전에 가족과 특히 자녀와 이미 ‘거리두기(?)’를 행하고 있던 나와 같은 아버지들이 문제라는 말이다. 이전의 일상이 아닌 현재 어찌할 수 없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아이들과 질적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 돌아 볼 일이다.
우리의 일상도 더 이상 막연하게 나쁘고 싫고 문제가 있다고 할 일이 아니다. 가족 가운데 아빠와 청소년자녀의 문제가 나타나듯이 우리 삶 전체가 나쁜 게 아니다. 어쩔 수 없는 팬데믹의 환경 가운데 습관적인 적응을 넘어 기회로 삼아 아빠가 자녀와의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살펴야 할 시간이다. 나는 이 시대에도 좋은 아빠이고 싶다. 변명은 그만하자!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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