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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활동

코로나19 이후 알파(α) 세대의 놀이법

by 달그락달그락 2020. 12. 21.

나가서 놀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이 되었다. 우리 막내 아침부터 자기 사무실(거실에 구석에 만들어 놓은 다인연구소?)에서 6시간 넘는 시간 동안 오밀조밀 선생님과 친구들과 계속 대화하고 있다. 학교 선생님과 공부 마치자마자 친구들 몇 명과 줌으로 대화하고 놀이한다.

 

밥도 식탁에서 가져와서 친구들과 화상으로 같이 먹고, 오후가 되자 갑자기 노래 틀고 노래도 같이하고, 난타(동영상)를 함께 한다면서 이러고 있다. 난타 하는 거 몰카 찍다가 걸려서 아이에게 한마디 들었다.

 

아이들 교육과 내 활동 때문에 달그락 시작하면서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했다. 벌써 5년 전이다. 집, 사무실, 아이들 학교가 모두 10분 안에 들어와 있는 곳. 관계가 좋아서 도서관, 마트, 카페, 편의점 등 대부분의 이웃들을 알고 산다. 아이들이 학교 다녀오면서 인사할 곳도 많은 마을이다.

 

그럼에도 친구관계가 걱정이었다. 초등 아이들이 학교 마치면 대부분 학원으로 집으로 이동했고 마을은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은 학원은 가지 않으니 덩그러니 남는 존재처럼 보였다. 노는 걸 엄청 좋아하는 막내는 항상 마을도서관 찾아 친구 한 명이라도 만나서 대화하고 책 읽고, 운동장에 남아서 한 시간이라도 놀이하고 오려고 한다.

 

코로나 19 이후 온라인 매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게 된 아이들은 이전보다 더 친구들 간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 같다. 최소한 우리 막내를 보면 그렇다. 끊임없이 연결하려고 하고 대화하려고 한다. 오늘부터 학교가 또 반절만 나가고 반은 온라인 수업이다.

 

 

월요일 쉬는 날. 이전 같으면 사무실에 박혀서 일처리할 텐데 오늘은 하루 종일 거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각자가 온라인 연결하였고 각자의 일과 관계를 한다. 나는 마감 친 연구보고서 쓰다가, 중간중간 장난도 치고 대화도 하고 간식도 먹고. 서로가 뭐하는지 모두 듣고 있는 이상한 우리 집 거실.

 

관계력, 인간관계가 오프라인 대면에서 중요한 일이 많지만 온라인으로도 어느 정도 수준의 깊은 관계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비대면 인간관계에 가장 잘 적응하고 있는 세대는 10대 청소년들이다. 나도 좀 한다(?)고는 하지만 이 친구들처럼 난타하고 함께 노래 부르고 밥을 같이 먹을 정도는 안되니. 아직 수준이 낮다. 더 노력해야 할 듯. 온라인으로 저랑 밥 같이 드실 분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