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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진로

말과 삶이 다를 때 : 혜민 스님

by 달그락달그락 2020. 12. 14.

삼청동의 고급주택에 거주하며 스타트업 회사에서 명상 어플을 제작해 유료로 판매하고 있고, 마음치유학교를 만들어 레이키, 타로, 남녀 주선 만남 등의 유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수익을 내고 있는 분이 계신다. 이런 사업을 일반인들이 한다고 하면 사업 열심히 한다고 대부분이 응원할 거다.

 

문제는 이 분이 이렇게 사업을 다양하게 했던 발판(이유)이 종교인으로서 무소유를 안내했고 많은 이들에게 삶으로서 치유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본이 되는 종교인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에 모든 게 ‘내 마음이 문제다’라고 설명한다.

 

"세상이 바쁜 것은 사실 내 마음이 바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쉬면 세상도 쉬고, 내 마음이 행복하면 세상도 행복하다. 내가 세상에 대해 느끼는 좋고, 싫고, 힘들고, 괴로운 감정들의 원인은 이미 내 안에 언젠가 내가 심어놓았다는 것이다. " - 책 소개 중

 

이 분이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무작정 달려오지는 않았는지 돌아 보라"고 했다.

 

이 분의 SNS 팔로워는 엄청나다. 수 많은 이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데 그동안 어록들이 상당하다. 대부분 남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이야기였는데... 이 분의 이야기로 치유받고 위로받은 분들이 많아 보인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사업도 날로 번창하고 있다.

 

이 분의 책이 좋아서 사면 되고, 기업에서 안내하는 유료 콘텐츠에서 결혼도 하고 치유도 받으면서 그만큼의 대가라고 생각하는 돈을 지불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갑작스레 많은 이들이 갑론을박 논쟁을 하는 이유?

 

단순하다. 이분이 그동안 주장하고 설명하고 강연했던 내용들과 삶이 다르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부터다.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은 모양이다.

 

종교인은 가난해야 하는가? 모르겠다. 이 부분 아직도 논란이 많다. 다만 자신이 무소유를 주장하고 경쟁에 부정적으로 보며 사회문제를 등한시해도 되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일반 사람들의 소유하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을 취하고 있다면?

법정 스님과 같이 말한데로 삶 자체를 살아가는 존경스러운 분도 계신다. 목사님, 신부님들 중에서도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삶 자체가 존경스러운 분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분들이 설교, 법회 등을 하게 되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준다. 그분들의 삶 때문이다.

 

통일을 이야기 하고 평화를 주장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말로만 주장하는 이들과 목숨을 걸고 평양에 가서 평화 통일의 근간과 담론을 형성하는 분이 계신다. 감동이다.

 

이 대 멏추셨으면 좋았을 것을...ㅠㅜ

 

혜민 스님의 논란의 이유는 간단하다. 그 동안 많은 이들에게 치유라는 이름으로 던졌던 이야기와 삶이 괴리가 크다는 것. 특히나 종교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부분이 고민인 모양이다.

 

"나는 풀소유 하지만 당신들은 무소유 하라"는 어떤 네티즌의 한마디가 아프다.

 

혜민 스님만 그럴까? 우리가 덜 유명하고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입에서 내 던지는 이야기들과 삶은 얼마나 일치할까?

 

지난주에만 해도 교사, 청소년지도사, 상담사 등 많은 이들을 온오프에서 만나고 강의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회의했다. 사무실에서 선생님들과 나누는 이야기, 길 위의 청년학교에서 청년들과 나누는 이야기에 따라 얼마나 삶을 살아 낼까? 어제오늘 만났던 청소년들과 툭툭 던지면서 나누었던 이야기와 내 삶은?

 

내가 던지 이야기에 맞추어 삶을 살고 있을까? 혜민과 같은 분의 유명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지만 우리 안에서 주고 받는 이야기와 삶을 돌아보면 그만 비난할 일이 아닌 듯싶다. 마음이 복잡해진다.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삶의 괴리를 얼마큼 줄이느냐에 따라 사회적 만족감이 높아지겠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최대한 덜 속이는 일이기에 개인적인 삶의 만족감도 높아진다. 부를 추구하면 그리 하겠다고 말하고 살면 되고, 무소유를 추구하면 그리 살아 가면 그만이다. 앞, 뒤 다를 필요 없다는 것.

 

그만 그런 게 아니다. 나도 그렇고 우리 모두가 그렇다. 속과 앞뒤가 같은 삶. 경쟁하지 말고 어쩌고 자기 마음만 평안하다는 어떤 이의(?) 개소리는 집어치울 일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속과 행함이 어느 만큼 일치하게 사는지... 이에 대해 자신도, 타자가 보는 내 삶의 질은 전혀 달라지겠다. 자유로워질 듯.

 

자유롭고 싶은가? 그냥 말하는 데로 살아야겠다. 그리고.. 사는 대로 말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