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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유명해지면 금값 되는 똥

by 달그락달그락 2020. 2. 13.

자신의 응가(?)를 포장해서 판다면 많이 팔릴까? 그것도 금무게와 같이 환산해서 똑같은 가격으로 판다면?

 

1961년, 자신의 배설물을 30g씩 90개의 통조림 깡통에 나눠 포장한 뒤 이것을 예술품이라며, 동일한 무게의 황금 가격으로 환산하여 판매한 피에로 만조니(Piero Manzoni)라는 작가가 있었다.

 

 

지난 93년에는 이 똥 캔(사진) 하나가 7만5000달러(약 90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기록했고, 2002년 런던 테이트 갤러리는 이 캔 가운데 4번째 캔을 3만8000달러에 구입했다.

 

당시 30g의 금값은 300달러였으니 40년의 세월 동안 이 "똥"은 거의 5만배 이상을 뛰었다.

 

40년 지난 똥 값이 이 정도라니... 금보더 엄청 비싼 똥.

 

미국의 유명 예술가인 앤티 워홀(Andrew Warhola Jr.)이 한 이 말이 가끔씩 회자된다(이 말의 진휘가 아직 가려지지는 않은 모양이다.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렇다면 당신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열렬히 박수쳐 줄 것이다." 

 

기이한 일들을 예술이라고 포장하면서 수익을 얻거나 유명세를 타는 일들을 사기라면서 비꼬는 이들이 있다. 조용남의 화투 그림을 우리 동네 아저씨가 그렸다면 수천만원 주고 사지 않았을거다.

 

유명해져서 돈을 버는 것이고, 기이한 행동이 유명해지게도 한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미디어에 오르내리는 수 많은 이들의 몸짓이나 행위와 생산품, 말, 노래 등 많은 것들이 배설되는데 그 모든 것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힘이 만들어진다.

 

연예인들 또한 마찬가지다. 미디어에 조금이라도 노출되어 알려지는 일이 중요해 보인다. 요즘은 정치인 뿐만 아니라 의사나 변호사 등 관련 전문직 들도 주류 미디어에 나오기 위해 혈안이다. 그 알려짐은 곧 수익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유튜브 등 개인미디어의 활성화로 어떻게든지 많이만 알려지면 돈이 되는 사회. 유명해 지는 일, 관종질 등은 어쩌면 이 사회에서 우리 모두가 수익을 내서 잘 살아 보기 위한 모두의 몸부림이 아닌지?

 

문제는 똥이 아닌 그 안에 진짜 내용물을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다. 그게 있으면 유명세도 오래 가지만 없으면... 바로 폭망할 것이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이 똥 통조림이 나오게 된 배경.  "1950년대 이후 미국이 세계 미술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부자들을 중심으로 미술시장이 과열되는데, 이러한 현실에 반대하던 예술가들이 기존 예술에 대한 조롱하는 뜻 혹은 갤러리에 소장할 수 없는 작품(물질적인 작품은 없고 그 개념만 있다거나..)을 목표로 만든 것"이다(출처. 위키).
그러나 웃기는 일이 발생했는데 돈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들을 조롱하기 위한 이 똥 예술품에 환호하면서 개념미술이라고 칭했던 이 똥 예술 조차도 자본에 흡수하게 되었다. 자본가들의 노력(?)으로 이 똥은 현재 금값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고 비싸졌다. 

 

비싸다고 말하는 예술작품들의 가치를 매기는 그 과정과 맥락이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른다. 어떤 이들이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도 잘 모른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가지는 알겠다. 비싸면 좋아 보인다는 것. 나의 속물 근성도 보이고 자본주의 병폐도 함께 만나게 된다. 

 

세상에 돈으로 환산하지 못하는 수 많은 것들이 존재하고,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 그 안에는 자본이 아닌 인간의 그 순수한 본연의 가치에 따른 삶이 존재해야 함에고 시간이 가면서 점차 알려지기를 원하고 그 알려짐에 따라 이상하게 돈을 버는 그 과정이 인생의 참다운 목표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아닌지? 똥 통조림 보면서 생각이 많아지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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