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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참여

정치판이 되어야 하는 학교

by 달그락달그락 2020. 2. 9.


[전. 18세선거권공동행동네트워크 국회 기자회견 중]


다가오는 4월15일 우리나라 18세 선거권이 최초로 이루어지는 총선일이다. 여론이 분분하다. 학교가 정치의 장으로 변질되어 문제가 많아진다고 주장한다. 아직도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 당연히 학교는 정치의 장이 되어야 한다. 정치의 장을 가로 막고 관련 활동도 돕지 않으니 현재 우리의 정치판이 이런 막장 아닌가? 정치가 더러운 오물인가? 


정치는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다. 베버는 국가의 운영 또는 이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라고도 했다. 10대의 청소년도 시민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삶에 가장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일에 청소년들이 참여하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 특히 학교는 민주시민이 되도록 지원해야 하는데, 실제적인 학교 일들에는 배제시키고 오로지 입시 대상으로서만 집중하게 하는 학교안의 문화가 오히려 더 큰 문제다. 


학교 현장에서 합동 연설, 선거 정보 안내, 교사의 중립성 등 여러 논란 때문에 학교 교육이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 측면도 각된다.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 합동연설을 학교에서 왜 고민해야 하나? 어떤 기관은 청소년들에게 선거하는 방법을 교육한다는데? 대학생들 또한 대부분 선거권을 가지고 있으니 후보들이 대학에 들어가서 합동유세 연설을 하나? 대기업에 사원들에게 합동유세 한다고 기업에 들어가서 하나? 교사의 중립성 운운하는데 대학 교수들은 중립성이 완전한가? 학원 강사들은? 


18세 청소년들에게만 유독 학교현장 운운하면서 선거 교육 등 어떻게 해야 한다고 ‘설레발’ 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웃기는 일 아니던가. 그냥 내버려 두면 좋겠다. 청소년들은 입시를 위해 가르치는 대상으로만 알고 있다. 가르치고 지도하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기성세대들은 언제 선거교육을 받고 선거를 했나? 자연스럽게 실제 참여하면서 깨닫게 된다. 


광화문에 연일 태극기 들고 나가시는 어르신들은 선거 교육 받고 그런 활동을 하나? 우선적으로 입시대상으로서 학교의 수동적인 존재로의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청소년은 가르침의 대상도 되지만 존중 받아야 할 시민이다. 그들이 관심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정치 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18세 선거권처럼 실제 하게 하는 것이다. 독일에는 19세 국회의원인 ‘안나 뤼어만’이 있었고, 미국에 뉴욕발라트시에 ‘제이슨 네츠키’라는 19세 시장도 있었다. 



[출처 사진클릭]



최근 아일랜드는 30대 총리가 나왔는데 이 사람은 동성애자 남성이다. 핀란드에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인 ‘카트리쿨무니’는 32세, 내무부 장관인 ‘마리아 오히살로’는 34세 모두 여성이다. 이 분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10대 초부터 정당가입도 하고 관련 정치활동도 꾸준히 해 온 사람들이다. 정치가 젊어지고 나라가 건강해 진다. 대부분 우리가 이야기 하는 선진국의 이야기다. 


우리는 아직도 10대는 정당가입이 안 된다. 피선거권 연령 제한 기준은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등은 25세, 대통령은 40세 등으로 늦춰져 있으며 정당가입도 어렵다. 자연스러운 정치 사회 참여는 10대 초부터 정당가입도 하고 실질적인 정치, 사회참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학교 내외에서 이런 정치사회 참여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때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의 발전은 자연스럽다. 


청소년은 학교 내외에서 민주시민이라는 용어의 개념과 역사를 배우는 대상이기도 하지만 학교라는 기관의 한 주체로서 참여의 권한이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시민으로서 존중할 때 실제 민주시민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즉, 학교는 정치판이 되는 게 맞다. 이 부분을 꼭 기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