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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강의 및 연구

월요일 휴일

by 달그락달그락 2019. 12. 2.

아침에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 싱그럽게 느껴지는 차가운 바람이 온몸을 맞이한다. 마음이 맑아지는 이 짧은 순간의 느낌이 너무 좋다. 어제 2시가 훨씬 넘어서 침대에 들어갔고 9시 다 되어 꾸역꾸역 몸을 일으켰다. 


텅 빈 집에서 밥상에 정갈하게 놓여 있는 반찬과 가스레인지 위에 있는 된장찌개. 아내가 출근 전 준비해 놓았다. 매번 감사한 마음이 크다. 밥을 먹고 세면을 하고 밖으로 나올 때 이 조용한 느낌이 하루 중 나를 가장 편하게 한다. 월요일 유일한 휴일이다. 말이 좋아 휴일이지 오늘처럼 일정이 없는 날은 근 한 달 만이다. 



[오전에 일하러 들른 월명동 카페 앞] 



지난 일주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월요일 교육청 토론회 퍼실리레이터, 화요일 강남구 지역보장협의체 강연, 저녁에 신도림에서 법인 자립식, 수요일 청협 연구발표 때문에 또 서울, 목요일 전주에서 모 청소년단체 전국 임직원 강의, 금요일 전주에 학부모들 강연과 후원자 분들 미팅 등 일주일이 너무 급하게 갔다. 기관 내부일과 법인 관련 일들도 넘치는데 지난주에는 밖에 일이 많았다. 





엄밀히 안과 밖으르 나누어 일을 진행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청소년관련 일들이고 그에 맞추어 대사회적으로 활동해 왔고 그 내용들이 나름의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중요하게 해야 할 청소년활동이다. 이 활동들의 강화가 내부 조직의 강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안다. 힘들어도 움직여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수개월 전부터 예약된 일들이 대부분인데 한주에 몰아 놨더니 발생했던 일정이다. 





오며 가면서 쉽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해결은 했다. 돌이켜 보면 어떻게 참여 했는지도 모른 채 그렇게 시간에 맞추어 그 공간에 가서 앉아 있는 나를 본다. 토론회나 포럼은 1시간 발표하기 위해서 7시간가량 차를 타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발표하고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 두 마디 하고 내려오는 일정이 있다. 이동 시간도 많고 발표나 토론 시간이 너무 짧아 어떨 때는 허무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정책과 관련된 내용들은 이후 어떠한 방향으로 설정이 되어 가는데 그에 대한 내용들이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름의 의무감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지난하지만 씨앗을 뿌리고 그 씨앗들 중 잘 자라도록 도와서 열매를 맺어야 하는 일들이 꽤 많다. 또 한 가지는 우리가 행하는 달그락에서의 지역 중심의 청소년활동의 공유다. 청소년들과 지역 이웃들이 함께 하는 시민운동으로서의 가치가 나름대로 체계도 잡혀가고 있고 지역사회에 꽤 많은 변화를 낳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전에 이 위원장님과 대화 하다가 이러한 활동은 주변에 안내하는 게 맞다는 결론이 났지. 


사례를 설명하고 그 안의 가치와 철학들을 공유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네 해야 할 중요한 활동 중에 한 부분이 되었다. 기관의 가치와 철학 중심의 활동 내용을 사회에 공유하는 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홍보 수준의 일이 아닌 기관 대표로서 내 일의 중요한 부분이다. 


기관 활동은 홍보가 아닌 공유라는 표현이 맞다. 공유는 정보로의 접근을 제공하거나 배포하는 행위지만 내가 이야기 하는 공유는 안내를 통한 소통이다. 소통은 내 보내기도 하지만 받아들임의 과정이다. 공유하면 다양한 피드백도 받고 우리의 활동 위치나 수준도 비추어지면서 성찰을 갖게 된다. 공유의 이유다. 


한주가 시작되었다. 해야 할 일들이고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믿으면서 집중하고 그 내용들은 실제 사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진다. 이번 시간도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지만 내 안의 나를 자세히 보면서 최소한 쪽팔리게(?)는 살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아프지 말고 천천히 방향에 맞추어 소화할 만큼의 일정을 만들어 가면서 그렇게. 


또 월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