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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안다는 것

by 달그락달그락 2019. 11. 24.

토요일 아침에 화장실에서 세면하는데 아래층 아주머니 오셔서 층강 소음으로 시끄럽다고 한(?)소리 하셨다. 평일 11시 내외에 계속 쿵쾅이는 소리 너무 소란스럽다고 하시면서 화를 내셨다. 화장실에서 들으니 아내는 연신 미안하다고만 했다. 


11시 내외면 아이들 막 잠들 시간이고 저녁에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 있는데 매일 시끄럽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어쩌다가 한두번 아이가 뛰었을 수는 있지만 그렇게 계속 시끄럽지는 않았을 터인데. 추측컨데 아랫층 이웃분이 많이 예민하신 듯 싶다. 어쩔 수 있나? 윗층(우리집) 때문에 신경 쓰인다는데 미안하다고 하고 더 조용하겠다고 해야지. 


어제 늦은 밤 타임라인에 광주에서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새로운 청소년현장의 모델들 최선을 다했던 활동가가 갑자기 이 땅을 떠났다는 글이 올라왔다. 어쩌다가 강연장이나 토론회장에서 만났던 이 바닥 후배였고 그 선한 얼굴과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자주 보진 못해도 서로가 새로 개척하는 현장의 새로운 일들 마음으로나마 응원하는 관계였는데... 


사람이 이 땅을 떠나는데에 순서가 있겠느냐만.. 그래도.. 그래도 이 친구 너무 젊다. 마음이 좋지 않고 계속 우울하다.





오전에 카페에서 커피 한잔 주문했는데 밖에 길고양이가 몸을 닦고 있다. 이 친구는 이 카페에 반 주인은 되는 듯 한 녀석이다. 이 냥이 친구와 아이들 먹이기 위해 사장님은 매일 사료 내다 놓는다. 사료쪽 보는데 처음 보는 까만 냥이가 먹이 먹다가 나를 보고서는 후다닥 몸을 피한다. 이녀석(하얀냥이)은 내가 다가가면 가까이 다가와서 몸을 비비는데, 나를 모르는 까만 친구는 밥 먹다가 엄청 빠르게 몸을 피한다. 


안다는 것과 알지 못한다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 아랫층의 아주머니를 내가 알고 있는 지인이었다면?, 까만색 길고양이를 내가 알았다면... 아마도 아주머니는 화를 내지도 않았겠고, 까만 냥이도 나를 보고 도망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리고 말이다. 광주의 그 친구를 알지 못했다면 내가 이렇게 슬프지도 않았겠지. 사람들은 알면 기쁘고 감사하지만 반면에 앎이 깊을 수록 상대에 의해 많이도 슬프기도 한.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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