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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강의 및 연구

아름다운 오팔리나를 기대하며 -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시민으로서의 아동청소년

by 달그락달그락 2018. 12. 29.

[누군지 모르겠쥬..ㅋ 8일 동안 8차시 강의했습니다. 아동청소년관점부터, 자치, 인권, 참여와 조직방법론까지.]


지난 3월 나운종합사회복지관에서 군산의 지역아동센터장님 등 스물네 분의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어린이 자치활동 지도자 양성과정으로 총 8회기에 걸쳐 아동‧청소년의 자치활동뿐만 아니라 인권감수성, 지역 네트워크, 소셜미디어와 조직화 과정까지 강의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나운복지관에서 2년째 진행하는 아동청소년의 대안교육을 위한 지역사회환경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청소년들의 자치활동을 진행하고자 지도자 양성과정에 강사로 참여 했습니다. 선생님들과 향후 지역사회에서 센터에서의 아동들이 어떻게 참여하면서 진로를 설정해야 하는지, 이를 위해서 아동청소년들이 어떠한 활동을 진행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 드렸습니다. 


특히나 본 사업의 필요성에 있어서 아동이 참여하여 주도적인 활동을 진행하면서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이는 그 동안 지역아동센터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 관점으로 자주 회자 되는 열악한 환경뿐만 아니라 전문성 미흡과 센터에 가난하거나 문제 있는 아동을 관리하는 곳이라는 낙인효과로 인한 부정적 인식을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에 무엇보다 중요한 과정으로 읽혔습니다.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적인 지원을 위한 사회 환경의 변화를 제외하고 센터 내부에서 아동들의 실질적인 복지지원을 위한 과정으로서의 역할에 아동청소년들의 자치활동만큼 좋은 내용이 없다고 여겼습니다. 지역사회 중심의 대안 교육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정으로 읽힙니다. 


자치활동의 요체는 아동들의 자기 삶의 참여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자신이 속한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등과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으로서의 삶을 살기 위한 지원과 활동입니다. 교사와 아동, 사회복지사와 아동, 상담사와 아동의 교육과 복지지원의 주체와 대상으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서로 간 수평적인 관계를 통해서 활동을 만들어 가는 겁니다. 


이를 위해 1년여 간 복지관의 사업 담당 선생님들과 지역아동센터 담당 선생님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셨습니다. 초기 8회기의 강의 이후에도 몇 차례 슈퍼비전으로 만나면서 선생님들의 어려운 환경과 고민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동들의 수동적인 환경과 더불어 프로그램 진행하는 분들의 교육적인 틀, 더불어 부모들이 원하는 내용들과 센터 내부적인 여러 요인들이 겹쳐 보였습니다. 


자치적으로 아동들을 조직화 하여 그 안의 이상적인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서 어떤 일이든 활동을 진행하면서 그 안의 내용들을 해석하고 정리해 내면서 아동들의 자치조직으로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 가는 일들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아동, 청소년들의 자치를 통한 인간적인 삶을 위해서 붙들고 함께 하려는 그 모습에서 나름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센터에서 선물 받은 오팔리나]


9월인가요? 슈퍼비전 마치고 한 선생님이 아이들과 자치활동 시작해서 활동하는데 환경 이야기 하면서 오팔리나 화분 만들었다면서 저에게 선물로 주셨어요. 지금도 키우고 있습니다. 오팔리나(opalina)는 교배한 품종이더군요. 통통하고 기다란 잎이 해를 보면서 잎 끝을 붉게 물들이면서 성장하는 게 특징이라고 해요.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본 사업의 틀인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한 아동청소년자치활동, 이를 통한 지역사회를 거점으로 하는 대안교육 활동 등이 오팔리나를 닮은 것 같습니다. 한 품종이 아닌 몇 개 품종이 교배하여 아름다운 또 다른 품종을 만들어 내는 활동입니다. 처음에는 복지관 등의 시스템에서 잘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교배가 잘 되면 어린이가 심은 오팔리나처럼 언젠가는 잎 끝이 붉게 물들어 아름답게 필 수 있음을 믿습니다. 오팔리나가 피기 위해서는 햇볕도 필요하고, 어린이가 손수 만든 화분도 있어야 하고, 제 때 물 공급도 있어야겠습니다. 


이제 막 자치활동이라는 공간에 오팔리나를 옮겨 왔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의 자율적이고 더욱 자치적인 시민성에 기반을 둔 아동과의 관계와 활동은 햇볕과도 같습니다. 지역사회에 복지관과 같이 좋은 자원의 연결과 조율은 꾸준히 공급해야 할 물과 같습니다. 단기적인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아동청소년복지 운동으로 이어져서 오팔리나가 햇빛을 보면서 잎 끝이 빨갛게 물들이면서 더욱 아름다워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