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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인성과 웹하드 사장의 갑질 관계

by 달그락달그락 2018. 11. 5.

인성은 인간의 성질이다. 모든 이들이 다르다. 학문적으로만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을 뿐 이 세상에 같은 인성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의 본성인 이 ‘성질’을 무엇이 좋고 나쁜 것으로 기준 잡을 수 없는 이유다. 


인성은 영문으로 personality, character 등으로 사용한다. 성격으로도 불린다. 이혼 할 때 대부분이 성격 차이라고 하는데 바꾸어 말하면 인성이 같지 않다는 말로도 들린다. 이상하지 않나? 사람들 중 같은 성격이 존재하지 않는데 성격 차이 때문에 이혼하다니? 이미 결혼하기 전부터 성격은 다른데 이 것 때문에 이혼을 하다고? 


몇몇 학자들 중 자신들 정한 어떤 틀로 인성을 규정지으면서 안내한 관점들은 이 글에서는 열외로 한다.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에게 인성이 어떻게 사용되어지는 보면 일반적인 통념이 눈에 보인다.  


청소년에게 인성은 복종 또는 순종과 같은 말이다. 학교에서는 교사에게, 가정에서는 부모에게 복종하면 인성이 좋다고 한다. 뒤에 착하다는 이야기도 꼭 붙는다. 반대로 자신보다 나이 많은 어른들의 의견이나 명령에 저항하거나 반대를 했을 때 인성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다. 말 잘 듣는 사람은 착하고 인성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치부한다. 청소년들에게 인성은 교사, 부모 등 어른들에게 예의 바르게 순종하는가에 의해 좋고 나쁘고가 결정된다는 말이다. 


간혹 사회성 없음에 인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틀린 말이다. 아마 이런 말이 맞는다면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자들은 인성이 훌륭한 사람들일 꺼다. 사회성과 인성은 엄연히 다른 말이다. 지, 정, 의를 모두 갖춘 전인적 인간을 인성이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만 이런 의미로 사용되는 일은 드물다. 


예(禮), 효(孝), 충(忠) 등의 가치를 강조하는 곳에 인성이라는 단어는 꼭 사용되어진다. 나이가 많거나 계급이 높은 위쪽에 어떤 절대적 기준이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위에서 지시하는 기준을 잘 따르면 인성이 좋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정권 중에 충과 효를 강조하는 집단일수록 인성을 강조하는 일들이 빈번하다. 지난 정부에서 인성교육진흥법 운운하면서 통과 되었다. 학교뿐만 아니라 청소년기관들에서 호국보훈, 인성교육으로 프로그램들 많이 했었다. 요즘도 많은 곳에서 인성교육 운운하는 이야기 하고 있고, 청소년들이 인성을 더 좋게 해야 한다는 주장들 많기도 하다. 


내 보기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일은 인성이 아니다. 인권(human rights)이다. 시민으로서의 자질인 시민성(citizenship)이다. 사람으로서 그들이 속한 공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참여(participation)의 보장이다. 청소년이 보기에 정의로운 것,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것은 수용해야 하나, 그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나 경쟁에 내 모는 등 평화를 깨는 일은 철저히 저항해야 한다. 민주시민, 지구시민 등 시민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뉴스타파 캡쳐]


최근 웹하드 회사에 올린 음란물로 돈을 엄청 번 어떤 회사 대표가 직원을 폭행한 동영상이 언론사에 올라왔다.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다. 회사 대표에 의해 직원이 폭행당하는 동영상 살피면 그 주변에 직원들 아무도 말리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한다. 직원들은 워크숍에서 장검으로 닭 목을 자르는 등의 엽기 행각에 참여한다. 그 누구도 저항하지 않고 폭력적인 문화에 적응하면서 복종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 그 곳에 직원들은 엽기적인 회사 대표에게 인성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 사장에게만큼은 인성 좋은 사람들. 


청소년들에게 인성 이야기 그만 하자는 거다. personality, character 이를 바꾼다는 것은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어 인간을 개조한다는 것 아닌가?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살고자 다양한 성격 안에서 성찰하면서 사회에서 관계하는 존재이지, 인성이 좋아야 한다면서 힘 있는 누군가의 기준에 맞춘 복종의 대상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인권을 침해하는 나쁜 일이다. 청소년들에게 인성 운운하면서의 복종의 대상으로 치부하려는 일들 그만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