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구 및 관점/칼럼

소확행의 또 다른 욕망

by 달그락달그락 2018. 9. 29.

‘너답게 살아라’, 노멀 크러쉬, 소확행 등. 요즘 청년들 트렌드 중 하나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여 높은 위치나 돈과 명예를 얻기 보다는 평범한 삶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것을 ‘노멀크러시’라고 한다. ‘보통의’라는 normal과 ‘반하다’는 뜻의 crush를 결합한 Normal+Crush의 합성어. 비슷한 용어로 ‘소확행’도 유행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이다. 적당히 일하고 돈 벌고 여가에 좋은 사람 만나는 등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신조어다. 


청년들에 비추어진 우리 사회 힘겨움을 이기기 위한 대안들이 쏟아진다. 


청년실업문제, 고스펙을 가져도 안정적 직장을 찾기 어렵고,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도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요즘 사회적 문제에서 이런 일들이 기인했다는 게 중론이다. 청년들의 힘겨움에 공감하는 바 크다만 대안으로 튀어 나온 소확행, 노멀 크러쉬 등 그들이 진정으로 욕망하는 것들인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혼자만의 공간을 갖고, 여행을 떠나야 하고, 저녁에 조용한 자신만의 시간을 갖거나 반드시 가족과 함께 해야 하고, 날 잡아 미드나 일드를 몰아 보면서 맥주 홀짝이는 일들은 진짜 그들의 욕망일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라오는 수 많은 소확행 테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청년들의 주관적인 행위들이어야 할진데 대부분이 비슷해 보인다. 소확행 테그 된 맛집의 음식, 여행지, 맥주, 커피에 읽고 있는 책들까지 유사하거나 똑같은 내용이 너무나 많다. 심지어 나만의 버킷리스트라면서 행하는 일들의 사진의 포즈까지도 비슷한 게 넘친다.  


‘소확행’이라고 떠다니는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 대부분은 기업의 경제적 부산물로도 보인다. 커피가 놓여 있는 카페, 맥주, 여행지와 음식점 등 온갖 먹거리, 여행지, 특이한 장소 등이 그렇다. 나답게 사는 것이라면서 내가 결정했지만 결국은 기업 등 또 다른 사람들의 욕망이 만들어 놓은 것을 따라 가고 있으며 이 작은 소비까지도 자본이 철저히 이용한다는 것. 


개인의 삶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을 존중한다. 소확행, 노멀크러쉬가 지속되면서 사회가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만, 자칫 자기만의 세계라고 주장하며 그 곳에만 빠져 들 때 청년들을 ‘소확행’으로 등 떠밀었던 실제적인 사회문제는 더욱 커지고 활성화 될 게 뻔하다. 


나만의 ‘소확행’을 위해서 정치사회, 지역경제, 사람들의 관계들 적절히 끊어 내고 나만의 만족에 집중하는 것이 나를 비롯하여, 내 자녀와 우리 이웃들의 긍정적인 삶을 위해서 올바른 것인가? 


그럼 어찌해야 하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누리면서 자신만의 즐거운 삶을 살자. ‘소확행’을 누리고 살면서도 그 만족이 어디에서 왔는지 잠시라도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 보면 좋겠다. 나의 내밀한 자아의 행복을 기업에서 홍보하는 몇 가지 여행지나 먹거리에만 맡기지 말고 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지역사회, 이웃, 직장, 정치 등에서도 함께 찾아보면 좋겠다. 


청년들의 정치사회 참여와 지역사회에 대한 적절한 개입도 있어야겠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청년들이나 이웃들과 함께 하는 그 어떤 관계에서의 일들이 그들이 살기 좋은 사회로 조금씩 바꾸어 내는 활동들이 많아지는 꿈도 꾸게 된다. 


나의 욕망이 욕망하는 그 이면을 살필 일이다.


'연구 및 관점 >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청소년인권실태 및 막무가내 대안  (0) 2018.12.28
인성과 웹하드 사장의 갑질 관계  (0) 2018.11.05
타자에 의한 변화?  (0) 2018.09.08
교육이 발전한다는 것  (0) 2018.09.05
관계의 시너지  (0) 2018.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