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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더욱 시끄러워야 하는 민주적인 지방자치

by 달그락달그락 2018. 7. 3.



민선 7기 군산시장 출범준비위원회는 취임 전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를 만들었다. 시민들 누구나 참여하여 제안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자리. 대화를 잘 모아 내기 위해서인지 행정, 청소년 및 교육, 농어촌, 교통환경, 복지, 반려동물, 안전 등 7개 영역에 관련 전문가 7명을 섭외해 각각 주제별 정책제안 발표를 짧게 했다. 나는 청소년 및 교육정책 관련해서 발표했는데 최근까지 많이도 참여했던 여러 세미나, 워크숍, 포럼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보통 패널이 있는 어떤 토론회나 세미나 등은 관련자나 관심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모이고 발표자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되기 마련인데, 이번 행사는 10대부터 7, 8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했고 직업과 관심 분야도 천차만별이었다. 특히 패널들의 발표에 경청하기도 했지만 발표자들의 이야기 보다는 오히려 플로어에 함께 한 시민들의 제안과 주장이 거의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본바 시민들이 제안하는 정책이나 요구, 민원 등이 몇 가지 영역으로 분류되었다. 먼저는 자신이 현재 일하고 있는 기관 또는 직장은 아니지만 참여하는 활동에 대한 문제해결 요청과, 살고 있는 동네에 길이나 환경 등의 문제 해결, 또는 자신의 일을 하다가 우연찮게 공공의 문제에 접근해서 정책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내용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수의사로 일하다가 애완견의 방치와 문제를 살펴 본 후 동물복지에 집중하며 제안하는 내용들도 있었고, 또한 자신의 일이나 기관단체 일과 관계없이 지역에 봉사하면서 느끼게 되어 당사자의 고민과 신념에 따라 문제 해결을 위해 제안하는 경우, 마지막으로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이나 어떤 연령대의 모임들 예를 들면 사회복지사협회나 노인회 등에서 제안하는 일들이다. 기타 자신이 개발한 어떤 제품을 안내하는 분도 계셨지만 보통 이런 몇 가지 영역에 대부분 포함된다. 


어떤 이들은 개인이나 기관에 속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제안 보다는 그것을 뛰어 넘은 공공성을 가진 정책 제안이 더욱 좋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시민들의 모든 제안이 중요해 보인다. 개인이나 직장의 문제해결 또한 지역 시민들의 삶이지 않는가. 우리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우선순위의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다. 


수많은 정책과 민원, 제안 등 요구 들이 올라온다. 이 모든 요구를 한 번에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관료, 정치인 등은 정책 추진의 예산 등을 배정하는 우선순위를 매겼을 때 왜 그래야 하는지 시민들이 수용하고 이해할 만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 비전 또한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에서 기초한다. 


반면 어떤 이들은 이런 시끄러운 자리가 싫다고 한다. 목소리 큰 사람만 돋보이고 그런 사람들의 지원들이 우선시 된다는 것. 이 때문에 더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끄러운 자리가 더욱 많이 필요해 보인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지방자치는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더 시끄럽게 지속적으로 투영되어야 옳다. 


시민들을 위한 사회는 시민들이 공론의 장에서 나와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야하고 조율하고 토론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 과정이 힘들다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내는 작업을 등한시 한 채 행정관료 몇몇의 수준에서 모든 것을 처리할 때 어떤 병폐가 있었는지 우리는 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는 더욱 많아져야 하고 부족한 부분은 더욱 체계화하여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SNS 등 온라인 체계도 더욱 확대하여 시민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반영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민주주의에서 지방자치는 어떤 한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함께 하는 모든 시민의 힘으로 성장하고 진보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수많은 말들이 평화롭게 조율되어 정책이 되고 실행되면서 우리 모두가 꿈꾸는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