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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진로

우리가 경쟁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by 달그락달그락 2014. 11. 2.




“나는 영훈초등학교를 나와서 

국제중학교를 나와서 

민사고를 나와서 하버드대를 갈 거다. 

그래 그래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정말 하고 싶은 

미용사가 될 거다.” 


이오덕 동요제 참가곡인 ‘여덟살의 꿈’이라는 가사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작사한 거랍니다. 

결국은 미용사가 되는군요. 


초등(국민)학교 다닐 때에 동네 친구 세명과 친했습니다. 

우리끼리 삼총사라며 매일 방과 후에 한 집에 모여서 숙제를 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숙제를 빨리 하기 위해 서로 경쟁했습니다. 

대부분 제가 일등을 했습니다. 

 일등의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이기기 위해 글을 빨리 썻습니다. 

글자는 날라 갔고 그 내용의 이해는 온데 간데 없었습니다. 

그저 전과를 보고 베끼면 그만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숙제의 내용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전과만 있으면 누구나 보고 쓸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창의력이나 탐구력 등은 그리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내용의 이해나 해석도 필요 없었고 그저 쓰고 검사만 맡으면 됐습니다. 


제 글자는 지금도 악필입니다. 

저도 제가 글을 쓰고 알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입니다. 

당시 글쓰는 버릇이 지금까지 온 것입니다. 



사진출처


경주마가 있습니다. 

눈을 가린 채 앞만 보게 되어 있습니다. 

옆은 보질 못합니다. 

앞으로 달려야만 합니다. 

최선을 다해 트랙을 달립니다. 

왜 달려야 하는지는 경주마가 아닌 기수만이 알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청소년들은 어딘가로 미친듯이 달려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경주마'일까요? 아니면 '기수'일까요?, 

그 경기를 개최한 '주최측 관계자'일까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작시 했던 글처럼 왜 경쟁해야 하는지 모른 채 

하버드에 가려 하고 있는 경주마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이 친구는 미용사라는 골인지점을 알고 있습니다. 

골인지점이 어디인지도 모른채 기수인 부모나 교사가 휘두르는 채찍에 의해 

움직이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거기에 비하면 양호한 걸까요? 


미용사에게 하버드는 필요할까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이 초등학생은 미용사라는 자기 직업에 대한 고민이 있는 친구이니 행복하다고 합니다. 

무한경쟁하며 치열하게 살지만 정작 미용사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도 없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골인지점도 달려야 하는 이유도 모른채 사회에서 휘두르는 채찍에 춤을 추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몇 가지 의문을 가져 보아야 합니다. 


첫째, 무엇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통해 명문이라는 학교에 가야 하는가? 

둘째, 치열한 경쟁 하면서 건강까지 헤치는 학교 공부가 세상과는 관계 없는 

하늘 붕붕 떠 다니는 이야기로 끝나버려야 하는가? 

셋째, 도대체 어디로 가려고 치열한 경쟁하며 바삐 가면서 다른 이들을 이겨야 하는가? 


최소한 우리 아이들이 미용사가 된다면 

지금 하는 공부가 거기에 맞추어서 삶을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런지요? 


미용사가 되려는 친구에게 미적분부터 영문법이 얼마나 유용한지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대학가는 수단으로 끝내 버리려는 몇 가지 공부들이 

도대체 우리 삶에 얼마나 유용하며 삶을 복되게 하는지요? 


더 나아가 볼까요? 

미용사의 이유는 또 무엇입니까? 


이러한 진지한 자기 고민 안에서 긍정적인 진로는 만들어지기 마련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채찍만이 난무하는 이 사회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회의 채찍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여러분도 한번 답해 보시겠습니까?


#청소년자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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