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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진로

일방적 칭찬은 고래를 바보로 만들지 않을까요?

by 달그락달그락 2014. 10. 30.




아이들에게 칭찬이 동기부여에 무조건 좋다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칭찬을 잘 못하면 성장의 독이 되고 맙니다. 칭찬의 핵심은 좋은 일을 했을 때 좋다고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데 무조건 좋다고 ‘넌 멋진 아이’라고 과대 포장하는 것입니다. 또한 부모나 교사의 기분에 따른 일관성 없는 칭찬도 문제입니다. 


칭찬, 긍정의 힘 등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네 일에 기적이 일어난다고 광고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영재 소리 듣던 아이들이 어릴 때의 기대만큼 성장한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무조건적 칭찬이 좋다고 우기는 사람들에게 ‘착한 고래를 바보로 만들 수도 있다’고 한 마디 해 주고 싶습니다. 


일방적인 칭찬은 좋지 않습니다. 토큰경제(token economics) 효과가 있습니다. 원하는 목표반응을 설정하고 그러한 행위를 했을 때는 명확하게 대가를 지불하면 효과가 있다는 논리입니다. 칭찬은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내용(의미)을 칭찬하지 않고 토큰 받는 것에 혈안이 되게 만드는 일도 있습니다. 칭찬의 본질은 없고 토큰만 남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책 읽히려고 칭찬스티커를 줄 때 무엇인 중요할까요? 

“스티커가 중요한가요?” 

 “읽은 책의 권수입니까?” 

“그 책의 내용을 아이가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입니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의미는 없어지고 스티커를 더 받는 게 목적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책 읽는 것 그 자체를 즐겨 해야 됩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책 안의 의미파악입니다. 책의 의미도 내용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칭찬과 스티커에 집중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아이와 소통해야 할 것은 책의 내용이 어떠한 가치를 투영하고 있고, 그 내용을 아이들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있느냐입니다. 이러한 내용 중심으로 우리는 대화해야 합니다. 한권을 읽더라도 말이지요. 


좋은 칭찬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칭찬 하려면 그 아이의 실제로 잘 하는 점들 간파해야 합니다. 특히 어떠한 일이건 간에 그 과정에서 노력하는 부분과 함께 무엇인가 미세하게 변해 가는 그 지점의 노력들을 칭찬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아이들의 변화와 노력을 살피는 일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칭찬하지 말아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급적 칭찬은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칭찬이 더욱 필요해 보입니다. 다만 이 점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가급적 내 수준에서의 평가형 칭찬은 안하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는 어설픈 평가형 칭찬 즉, 책 몇 권 읽은 것이라는 양적인 칭찬을 뜻하지요. 


그리고 칭찬은 아이들이 진정으로 존중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하는 행위 그 자체를 그대로 이야기 해 주면서 가치에 맞는 질문도 해 주었으면 합니다. 책 몇 권 읽은 것 가지고 노벨문학상 운운한다거나 과학서적 한 두 권 읽으니 아인슈타인과 같다는 유의 칭찬은 삼가라는 거지요. 그러한 칭찬 속에서 사회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직면하게 될 때 아이는 또 다른 좌절을 맛보고 맙니다. 


있는 그대로를 존중해 주고, 책 안의 실제적인 내용에 대해서 속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질문을 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칭찬을 하더라도 아이에 대한 선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책에 대한 내용, 심부름, 학습 등 여러 내용에 대해 부모나 교사들의 이해 안에서 나름의 자기 고민과 자기 철학과 자기 해석이 묻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민감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칭찬하기 어렵다고요?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한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데 이 정도 일들은 조금 더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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