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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진로

산업화된 청소년의 문화 활동은 기성세대의 또 다른 착취일까요?

by 달그락달그락 2014. 11. 9.



마왕 신해철이 떠났습니다. 이 분의 음악을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음악도 좋았지만 다른 대중가수들에게서 보지 못했던 가사의 철학적 의미와 사회적인 자기표현을 당당하게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아이돌이라고 칭하는 가수들에게서 마왕과 같은 사고와 활동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우리 10대들의 진로 선택에서 상당수 아이돌과 같은 연예인이 되려는 이들이 많습니다. 선생이나 부모입장에서 대중가수를 시켜야 하느냐? 서울대 입학보다 어렵다는 유의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우리 아이들이 깊이 빠져 있는 대중문화(또 다른 이름으로 문화산업)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문화산업이 어떻게 조작되어 가고 있는지 그 근본에 대한 부분을 고민해 보아야겠습니다. 


청소년들은 대중스타가 산출하는 문화적 상품을 소비하면서 서로간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공유하며, 점차 자신들의 문화양식을 산출해 갑니다(Susan McClary, 1994). 하지만 과거와 다르게 팬의 주체적 참여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자신들의 문화 지대를 창조하기도 하고 확장 하는데 이를 일러 팬덤(fandom)이라고도 부릅니다. 


팬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스타들을 만들어 가기를 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펜클럽은 벌써 수년전부터 기획사에서 만들지 않고 펜들 자신들이 만들어 공유하면서 스타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안하기까지 합니다. 여자아이돌 스타들은 10대의 팬 층도 두텁지만 삼촌 펜들 또한 스타의 이름으로 봉사활동과 기부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10대들은 아이돌의 음악과 영화 등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실제 대상인 사람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펜덤 문화 자체가 청소년들의 주체적인 자기들만의 문화일까요? 이 부분은 상당한 비판적 사고가 필요해 보입니다. 결국은 기성세대가 조작해 놓은 기업중심의 마케팅 대상은 아닐까요? 


아도르노(Adorno)는 “문화산업의 역할을 비판하면서 현대사회에서의 대중의 여가는 문화산업이 지니고 있는 기만과 조작 등의 의미로 인하여 개인의 자발적인 선택이 결여된 제한되고 종속적인 여가일 수밖에 없다”(이장영외, 2004)고 주장합니다. 


청소년들의 문화 활동을 광범위하게 해석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어떠한 소비유형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상업화 될 수밖에 없으며 10대 청소년들이 아이돌을 우상시 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게 됩니다. 아이돌 양성은 이미 철저히 기업화 되어 있습니다. 기업은 청소년들을 소비의 대상으로 삼는지도 모릅니다. 아이돌이 되려는 청소년들의 근본적 목적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지만 어쩌면 인간 본연의 욕망이 기성세대의 욕망과 결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0대와 연결시켜 우리사회의 문화산업을 비판적으로 뜯어보면 기성세대가 가공한 상품에 개인의 여가시간을 집중하게 합니다. 당연히 청소년들의 생각을 더디게 하며 태만을 조장하고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개인의 무의식까지 조작하는 또 다른 착취가 일어납니다. 


인간의 창조성과 개인적 성취를 자극하는 자율적 영역이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몇몇 뮤지션에게만 집중되어 있고 요즘 10대들이 우상화 하는 아이돌 상당수는 산업구조의 한 조각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들이 노래하는 가사는 대부분 상업화된 천편일률적인 내용들이 많습니다. 결국 그렇게도 행하고 싶은 아이돌 그룹의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행위 자체를 유인하는 기성세대의 시장논리가 또 다른 모습으로 청소년들을 착취하는 것은 아닐는지요? 


또한 대중문화의 시선은 자본주의가 맹신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이미 사회의 견제 또는 감시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무한경쟁에 집중하며 탐욕을 만들어 내는 도구화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자본주의의 경쟁 자체가 또 하나의 커다란 가치체계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구태희, 윤대관). 





악동뮤지션이 오디션 프로에서 우승한 후 나타나는 스토리는 나름의 감동이 있습니다. 부모님은 선교사로 2008년부터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사역을 하였고 두 남매 또한 그 지역에서 선교사 자녀(MK)들을 위한 학교를 다니다가 돈이 없어 홈스쿨링을 하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에 음악적 재능은 늘어가고 K팝스타에 우승하게 됩니다. 


악동뮤지션과 같이 스토리가 있고 음악성이 있는 친구들이 청소년들의 선망의 공간인 문화산업의 주류에 편입되기가 쉬울까요? 저는 단언컨대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금 과격하게 표현하면 우리사회의 문화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으로부터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착취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는지요? 


즉, 청소년진로에 있어서 큰 부분으로 차지하고 있는 아이돌 등의 문화산업 자체가 기성세대의 착취의 대상으로서의 논리가 지배적이라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 해야 할까요? 


이러한 아이돌 문화가 과연 우리 청소년들의 진로설정에 있어서 얼마나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문화자본주의의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자기 삶의 이야기를 진로교육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이성재). 청소년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해서 인생이 역전된 신화를 동경하는 것이 아닙니다. 청소년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누군가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그것이 또 다른 삶의 양식으로서의 문화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경쟁의 가치를 넘어서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구태희, 윤대관). 이는 단순한 진로교육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면으로 청소년축제나 행사 등 다양한 문화이벤트를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연예인이라 직업이 우리가 선망하는 자리까지의 과정에 대한 치열한 경쟁에서의 이겼다는 노력의 가치뿐만 아니라 그 사람만이 가진 예술적 가치 등을 청소년들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필요해 보입니다. 청소년 축제나 가요제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가치들을 연결 지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대중문화산업으로 편입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들의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자본주의적 병폐들이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청소년진로활동을 할 때에도 이러한 사회적인 경쟁체제를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기관단체에서 수 없이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문화행사 등을 단순한 이벤트로 치부하지 말고 진로활동의 중요한 방편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되겠습니다. 



참고문헌. 

이장영, 김문겸, 김민규, 이경상 외(2004). 여가에 관한 이론과 유형. 서울; 일신사. pp. 55 

McClary, S.(1994). Same AsIt Ever Was: Youth Culture and Music. In Andrew Ross & Tricia Rose(ed.), Michrophone Friends: Youth music & Youth culture. New York & London: Routledge 토론. 구태희, 김동관, 윤대관, 이성재


토론

구태희, 김동광, 윤대관, 이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