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사는 이야기

2013년 또 다른 희망을 그리며

by 달그락달그락 2013. 2. 9.

몇 년 전 까지 설 명절에는 매년 1년을 돌이키며 나름의 소외를 적어서 지인 분들에게 연하장 대신해서 보내 드렸습니다. 근래 몇 년 간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후반기 일에 치여서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었습니다. 3년여 만에 다시 연하장을 대신하여 한해를 정리하는 글을 다시 쓰고 있습니다.

 

글을 보내고 싶은 분들만 따로 메일링해서 드렸습니다. 운영하는 온라인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는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해 부터는 소셜미디어상에 연결되어 있는 분들도 저와 관계된 지인 분들이라는 믿음으로 보내 드리기로 했습니다. 저에 대한 책임이 커지는 뜻이라고 여기면 좋겠습니다.

 

2013년은 저에게는 뜻 깊은 해입니다. 사직 후 일 년여 동안 고민하고 기도하며 본격적으로 청소년운동에 대한 계획을 설정하고 추진하려는 때입니다. 계획을 세우며 제 안의 책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과거 시설을 운영하면서 내적 일이 아닌 지역이나 네트워크 관련 운동들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들이 있었습니다. 몇몇 연대의 일들은 책임지려고 노력했지만 하지 않아도 책임을 묻는 이들이 없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현재 조직이 아닌 이상과 관계를 통해 일을 만들어 가기 때문에 계획한 책임을 물을 만한 주변의 사람들이 없습니다.

 

약속의 대상을 설정했습니다. 바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지인분들이십니다. 사랑하는 분들이시고 공감해 주시고 지지 격려하시며 때로는 혹독하게 비판해 주시는 분들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소년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젊은 날의 시간들(지금도 많이 젊습니다만?)을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조금은 치열하게 살아 온 듯합니다. 20121월부로 14년여 간 근무했던 단체를 사직했습니다. YMCA에서 운동을 배웠고 그 공간에서 후반기 삶에 대한 또 다른 꿈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고향 같은 곳을 떠나자니 많이도 힘겨웠지만 일 년여 간 그 꿈에 대해 기도하고 깊이 생각하며 결심하게 됐습니다. 사직한 후 처음 맞았던 2012년 한해를 돌이켜 봅니다.

 

2012년 화두는 집중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설정한 청소년운동론에 입각해 '청소년참여'에 대한 고민과 실천은 지속해야 했으며 청소년활동가(youth worker)들에 대한 연대를 위한 활동을 구체화하고자 했습니다. 청소년과 관계하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길 위의 청년학교를 만들었고 청소년운동론에 입각한 가치와 방법을 소통하기 위해 청소년운동과 소셜미디어 세미나를 진행했으며, 청소년활동(참여와 자치) 관련한 강의와 글, 기관시설의 직접적 관여가 있었습니다.

 

길 위의 청년학교를 통해 2~30대 청년들과 함께 하며 전국의 귀한 스승들을 만났습니다. 청소년들과 관계하는 청년들과 함께 하면서 또 다른 삶의 가치를 배우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2013년데도 지속할 예정입니다.

                              

 길 위의 청년학교 8월 수학여행

 

청소년운동과 소셜미디어 세미나를 서울, 대구, 광주에서 열었습니다. 서울에서의 자발적 모임과 함께 대구에서의 모 단체의 연계 사업으로도 진행이 되었습니다. 후반기에도 지속하고자 했으나 개인적인 시간의 부족으로 어려웠습니다. 이번 한해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책을 빨리 작업을 마치고 청소년활동을 위한 소셜미디어의 활용을 연계해 확대하고자 합니다.

 

       

 청소년시민참여와 소셜미디어 Facebook 페이지 메인

    

글쓰기는 한덕연 선생님과 약속했던 에세이집과 김영인 교수님의 제안으로 출판사 계약까지 마쳤던 대학교재와 함께 학위논문을 계획했었습니다. 에세이집은 교정을 못했고 대학교재는 초고도 못 잡았습니다. 논문만 간신히 썼습니다. 욕심이 과했습니다. 이번 해 초기에 정리하고자 합니다. 특히 학위논문을 쓰면서 제 자신을 깊이 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이도 겸손해 지더군요. 청소년참여에 대한 나름의 학습이 이루어졌고 제 글쓰기의 부족함도 깊이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모 기관에 이사로 부탁을 받고 참여하면서 사업에 도움을 드리려는 생각이 많았는데 유지지도력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시간과 공간적인 어려움이 컸습니다. 이번 해에 깊이 고민해 보아야겠습니다.

 

기타 청소년과 관련해서 청소년인권과 참여, 지역네트워크, 소셜미디어 등에 대한 기관단체에서의 강의와 시설 및 프로그램 평가와 코칭이 일부 있었고 지역 활동가 분들의 작은 모임도 조직했습니다. 활동가 분들을 중심으로 멘토 모임이 조직되어 대학에 강의하는 학생들과 매칭 시켜 다양한 활동을 만들었습니다.

 

대학에 시간강사로 있는 학생들과 깊은 이야기 하며 진로에 대한 고민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기억나는 상이 있습니다. 중앙대에서 시간 강사질 하며 모 학생이 만들어 준 최고의 선생님상을 받았을 때 감동은 컸습니다. 현장에서 활동하며 몇몇 상을 받을 때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감동이었습니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선생님상

 

2013년에도 지난해의 활동을 토대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꿈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아주 작디작은 밀알 같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미천하고 너무나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답게 사는 것은 그들이 자치하며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이라 주관적인 정의도 내렸습니다. 청소년활동의 이유입니다.

 

이번 2012년에도 목적에 따른 운동(movement)을 행하기 위한 과정으로 몇 가지 주요한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독립된 청소년사무소의 골격을 세우고, 청소년참여 가치를 기초로 한 청소년활동가 네트워크 구축과 지역을 중심으로 청소년 진로프로그램 개발과 길 위의 청년학교의 지속가능한 체계, 비영리기관시설의 코칭 및 지원, 글쓰기입니다.

 

첫째는 완전히 독립적인 청소년사무소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정책이나 정치, 지역의 경제적 환경에 지배 받지 않는 독립적이며 소규모로 청소년활동가 1~2인이 주도하는 청소년활동 공간을 모델링 하고 싶습니다. 청소년계, 사회복지계, 교육, 상담 분야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에서 청소년 관련한 일을 하고자 하는 후배들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취업의 문은 매우 좁습니다. 지역의 관련 기관시설로 취업한다고 해도 꿈꾸며 희망했던 청소년들과의 직접적 관계와 지역사회에서의 치열한 삶을 나누며 변화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며 힘겨워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수년간 정치사회참여를 하고자 정책 분석부터 청소년들의 사회참여를 진행하면서 깨달은 것 중에 한 가지는 정치()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은 정책이 장기적인 비전과 이상의 어떠한 가치를 두고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행정 편의적 또는 정치적 논리에 의해 흔들린다는 뜻입니다. 정책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꿈꾸는 청소년사업을 행할 수 있는 조직구조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청소년관련 정책에 더욱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의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도와야겠습니다.

 

둘째는 청소년활동가들의 네트워크입니다. 전국의 지인 분들 중에 청소년들을 프로그램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인정하며 청소년참여가치를 두고 활동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분들에게 미진하지만 연대하며 배우고 소통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싶습니다. 함께 학습도 하고 현장 활동의 사례도 공유하고자 합니다. 2월 중에 대략적인 그림은 그려질 듯합니다. 이미 도우며 함께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셋째로 청소년진로사업입니다. 청소년진로콘서트와 지역 사람책 도서관을 진행 중입니다. ‘진로콘서트는 이미 팀도 꾸렸고 진척이 있습니다. 사람책 도서관은 장기적인 사업으로 청소년의 진로에 대한 지역사회 관계구축에 대한 부분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넷째는 길 위의 청년학교를 지속가능하게 구축하는 것입니다. 2기 신입생도 받고 있습니다. 새해 여름에는 실습과정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나름의 가치와 열정을 가진 청년들이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꿈을 꾸고 희망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다섯째는 기관단체의 컨설팅 및 코칭입니다. 이미 모지역의 법인은 관계하며 일을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내부 법인 이사진들과 실무진들의 인터뷰부터 기관의 문화, 지도력, 행정, 사업 등 살펴볼 일들이 많습니다. 두 곳 이상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배움이 큽니다.

 

여섯째 글쓰기와 강의입니다. 청소년관련 교재를 출판사와 계약한 것도 있고 작년에 약속한 글들도 있습니다. 집중해서 작업하고자 합니다. 대학 강의는 할 수 있는 학습만큼만 집중하고자 합니다. 청소년활동시설단체의 지역네트워크와 청소년(인권)참여, 소셜미디어에 대한 강좌는 지속해서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비영리단체 설립에 대한 부분입니다. 목적 지향적인 투명한 플랫폼 역할을 행하는 기관을 조직할 예정입니다. 실은 비영리단체, 법인 등은 생각하지 않았고 독자적인 온오프라인의 네트워크 중심으로 운동을 기획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근래 오랜만에 지인 분들을 몇 분 만났습니다. 지역의 활동가 분들과 대학의 교수님들 관련 기관단체에 계신 분들이십니다. 어른들을 만날 때면 대부분이 큰형, 누님처럼 때론 어머니처럼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해 주십니다. 기관 시설에 대해 안내해 주시기도 하십니다. 새로운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면서 즐겁게 대화를 이어 갔습니다.

 

모 지역 교육청과 기관시설에서는 연구와 사업에 대한 위탁을 제안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재정적 고민도 있었고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도 들었습니다. 법인이나 비영리 단체 등의 조직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관련 행정서식과 내용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필요하더군요. 머리가 비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지역에 관계하는 어른들이 많이 있고 중앙에도 힘 있는 분들도 연계가 가능하니 부탁드려 이사진 빨리 조직하고 지역 조직과 이런저런 네트워크 구축하면 꽤 그럴듯한 조직이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형식적이지만 빠르게 회원조직 형성해서 비영리단체 일구고 바로 직원도 채용하면 수월하게 일 할 수 있겠다는 약사 빠른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내적인 고민도 있었고 예전의 저의 부족한 경험에서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1231길 위의 청년학교를 통해서 정지석 박사님 만나면서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잠깐이었지만 저의 부족함을 또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 단체의 목적과 사업에 대한 이해도 없이 단지 개인적 친분으로 비영리조직을 형식적으로 구축하고 프로젝트를 빠르게 수주해서 재정을 꾸리는 것에 대한 제안의 욕심을 봐야 했습니다. 형식은 중요하나 목적과 이상이 아닌 형식적 틀에 맞추어 조직을 꾸린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자칫 거짓이 되고 맙니다.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예전에 잘 못된 제 모습을 돌이키려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는데 또 일 욕심으로 사람들을 대상화하는 것은 아닌지 두렵고 떨리기까지 했습니다. 부족하지만 청소년참여에 대해 연구하며 참여가 무엇인지에 대한 나름의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던 터라 그러한 마음은 더욱 컸습니다.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비영리단체든지 법인이든지 참여하시는 분들이 꿈꾸는 일이 그 조직의 일이어야 옳습니다. 참여한다는 것은 대상적 관계가 아닌 그 위치에서의 주체적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목적을 이해하고 각자의 사회적 위치에서 실질적인 연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분의 참여자를 귀하게 여기고 실질적으로 관계하며 소통하는 그러한 조직을 꿈꾸게 됩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 제가 꿈꾸는 일에 형식적 참가자가 아닌 동역하는 의미의 참여의사가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한해 기도해 드리며 후반기에 실제 관계할 수 있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참여 방법은 단순합니다. 저에게 이메일로 이름, 연락처(휴대폰, 이메일), 소속정도만 메일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한분 한분을 위해 매일 기도하겠습니다. 제가 믿는 신앙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최소한 300명이 될 때 이분들에게 모두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여 방법은 다양합니다. 매일 마음으로 진행하는 청소년운동의 내용을 기원()해 주어도 좋습니다. 시간이 흐른 후에 또 다른 모습으로 참여를 청할 수도 있습니다. 당당하게 청하겠습니다. ‘청소년운동에 자발적으로 고민을 나누는 이들에게만 참여를 청하겠습니다. 지역의 단체에 대한 조직도 직업이나 사회적 위치가 아닌 실제적인 고민을 나눌 만한 분들에게 여쭙고 상의 드리겠습니다. 천천히 준비해서 지속가능한 운동체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관계 하시는 분들에게는 꾸준히 메일링하며 진행하는 일에 대해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급하게 글을 쓰다 보니 동역의 의미로 참여해 달라는 의미가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뭐 어떻습니까? 신뢰하시는 분들은 지금처럼 또 지속해서 깊은 이야기 나누며 지지하고 격려하며 때로는 매서운 비판도 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여기까지 긴 글을 읽어 주셨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저에게는 귀한 동역의 의미로 이해하게 됩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번 해에 한 문장으로 제 삶의 이야기를 풀어 보자면 단순해집니다.

기도하고 학습하며 움직이기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킬 거라는 과거의 치기어린 거창한 삶에 대한 목적은 저의 부족함으로 이미 불가능함을 알고 있습니다. 수년간 29세라고 우기고 다니지만 나이가 먹었나 봅니다. 그저 소소한 일상이지만 매 순간을 감사하고 감동하며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복되고 복된 시간되시기를 기원하며…….

 

2013년 또 다른 설날 밤에 정건희 드립니다.

 

 

 

'일상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소년자치이야기 책 나왔습니다.  (0) 2015.06.04
생명의 부활  (0) 2015.04.04
학위 논문 마치며; 감사의 글  (0) 2013.01.14
사람이기에 한번 해보자는 거다.  (0) 2012.12.22
갈등의 이유  (0) 2012.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