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껍데기는 가라

by 달그락달그락 2012. 9. 20.



시민운동, 노동운동, 청년운동, 인권운동 등 다양한 운동들. 좋은 일이다. 활동가들이 뜻을 가지고 어떠한 변화를 위해 일을 한다. 생명걸고 열심히 하는 이들이 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지인분들이 계신다.

뜻을 두고 일을 시작했으나 빠르게 소진되어 그만 두는 경우도 있다.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그 중 한가지. 자신이 어떠한 정체성을 가지고 집중해야 하는지 자기 조직의 운동가치와 실질적 참여 과정을 알지 못하는 경우다. 선배의 책임이 크다.

월급작고 일 많은데 운동 내용은 형식적이다. 운동이 아닌 학원식 프로그램 진행하며 현수막에 좋은 말은 다 붙여 놓았다. 감동이 있을 수 없다. 담당자가 감동이 없는데 참가자는 말해서 무엇하나. 

결국 공적 영역에서 비슷한 일 하는 사람들(예를 들면 사회적기업, 사회복지관, 자활센터 등)의 일터의 안정된 인건비가 훨씬 좋아 보인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운동의 내용과 자신의 본된 운동과정을 보여주기보다는 우리단체는 이러니 월급 작은 건 당연하고 후원도 당연히 받아 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체, 조직, 기관의 본질적 사명을 이루는 과정은 온데 간데 없이 그저 오래된 자기조직의 내용(운동성) 없는 '브랜드'만을 강조하는 꼴이다. 

종교도 어떤가? 선교라는 이름으로 실질적 변화의 과정은 온데 간데 없이 프로그램과 사업만 남는 경우. 여행이나 관광이라는 표현이 맞는 일들에 선교라는 단어는 왜 그렇게 가져다 붙이는지?

에효...잘 모르겠다. 
그저 요즘은 내 구차한 모습 보며 "껍데기는 가라"는 신동엽 시인의 시만이 머리에 웽웽거린다. 


# 그림. 임옥상 화백의 "껍데기는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