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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낮은 곳, 좁은 곳, 좋은 곳

by 달그락달그락 2009. 4. 30.

오전 7시에 회의가 있었습니다.

이사, 위원분들과 몇 가지 사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실무적 내용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9시조금 넘어 이사장님과

지역의 모교회 목사님을

만나 뵙고 상의드렸습니다.

 

오후에 당진YMCA에서 간사님이 방문하셨습니다.

수차례 통화한 이후였습니다.

시설위탁에 대한 자문을 부탁하셨습니다.

두시간여 다양한 설명을 드렸습니다.

 

권간사님은 연세가 곧 50이 되십니다.

수년간 YMCA운동을 하시다가

십여년간 서울에서 건설업을 하셨습니다.

어떠한 이유인지 갑자기 일을 그만두시고

당진YMCA에 가셨습니다.

 

당진Y는 지난달에 창립한 곳입니다.

실무진이 사무총장님 한분만 계시는 정말 작은 곳입니다.

그런곳에 갑자기 실무 간사를 하신다고 가셨습니다.

즐겁다고 하십니다.

 

7시경 출근해서 계단과 사무실을 청소하시며

하루를 시작하는게 즐겁다 하십니다.

사무총장님과 두분이서 함께

지역 운동하시는게 신명이 난다십니다.

 

저녁에 퇴근하셔서도

혼자서 자취하시는 방에서 노트북 하나 켜시고

내일을 계획하시면 일을 하시는게 기쁘다고 하십니다.

무언가 더 도와 드리고 함께 하고 싶은데

제 시간이 마땅치 않아 송구하고 죄송스럽습니다.

식사대접해 드리고

시설 수탁에 대한 여러 논의 후 돌아가셨습니다.

몇 가지 일처리를 하니 저녁입니다.

 

저녁에는 지역청소년연구회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이번달은 지역의 고등학교 교육복지실에서 열렸습니다.

세시간여 읽고 요약한 책에 대해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청소년들의 무기력, 자치, 소통, 자기기획력, 주체성, 즐거움,

일, 만남, 관계 등 다양한 주제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여섯분이 모였는데도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가슴 벅찬 이야기부터 소소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귀가하니 지금입니다.

 

저는

낮은 곳에 가야합니다.

못난 육신 때문에 이 세상 살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

가치 있는 곳,

낮은 곳,

의미 있는 곳,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곳,

실제적인 내용을 채울 수 있는 곳,

어려운 곳,

좁은 곳,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곳,

제가 가야할 곳입니다.

 

그래서 공부합니다.

그래서 연구합니다.

그래서 학습하고 토론하고 내적 가치와 철학과 이념으로 무장합니다.

 

당연한 삶이기 때문입니다.

마땅한 삶이기 때문입니다.

 

작년, 제작년 계속해서 오라하는 곳에

선택을 해야겠습니다.

 

현재 하는 공부가 완결되는 그 지점

제 인생의 가장 낮은 곳을 시작하렵니다.

 

그 곳에서 실제적인 청소년운동의

내용을 만들어 보려 합니다.

 

요즘 많이 지쳐 있는 저를 봅니다.

오늘 하루의 시간을 되돌려 봅니다.

 

6시 조금 넘어 출근해서 만나

유지지도력 분들과 만나서 논의하고

토론한 내용의 핵심을 들여다 봅니다.

 

근래 많은 시간들을 그런 곳에 보내고 있습니다.

교계, 정계 등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토론합니다.

과연 이 만큼의 시간을 투자해도

옳은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과의 관계,

아이들을 위한 지역사회와의 관계망,

실제적인 교육,

내적 가치를 위한 글쓰기,

지향하는 철학을 다듬고 성장시키기 위한 학습과 연구,

실제적인 청소년프로그램 등

수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과연 이 일이 생각과 같은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

집중해야만 되는 일인가 생각해 봅니다.

어떠한 내용들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심각한 고민입니다.

 

하나님께 여쭈어야 겠습니다.

현재 기도하고 있는 주제가 맞는 것인지 여쭈어야겠습니다.

막무가내 제 요구만 주장하는 근래의 기도는

저조차도 힘겹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또한 욕심임을 잘 알게 됩니다.

다시 여쭈어야겠습니다.

 

낮은 곳이 좋은 곳입니다.

좁은 곳이 좋은 곳입니다.

그 곳에 가기 위해 학습했고, 훈련했고, 참여했습니다.

진정 어린 내용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곳,

가슴 벅찬 감동을 전달 받을 수 있는 곳...

전 그 곳이 이 곳이라 믿고 조금은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시 기도해 보아야겠습니다.

 

다시 여쭈어야겠습니다.

 

하나님 오늘 하루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른 아침 쑥국이 먹고 싶다고 하니

저녁 밥상(희망터 아이들 식단)에

올리시는 사려 깊으신 하나님...

그 작고 세세한 일에도 함께 해 주시는 하나님

그저...

감사만...

감사만.. 앞섭니다.

 

감사드립니다.

 

 

2009-04-24 23:38에 작성한 글입니다.

 

출처: http://www.youthauto.net/zboard/view.php?id=story&no=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