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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살아 있다는 느낌

by 달그락달그락 2008. 9. 20.

어제 광주에서 열리는 한국YMCA서부지구 실무위원회 회의에 참여했습니다.
회의 참여전 광주YMCA에서 주관한 '유영모와 다석학파의 기독교 이해'라는
주제로  이정배 감신대 철학과 교수님의 강연에도 참여했습니다.
예배와 말씀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이해가 좋았습니다.
"말씀을 가르치려 하지 마라"
"기쁨을 알리는 것이다."
"십자가를 지는 이유"
"성경이 나를 읽게 해야 한다" 등
매모한 내용을 정리해야겠습니다.

 

하령회 평가회의와 후반기 연대 사업에 대한 토론이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평가회의에 또 반복되어지는 문제점들이 도출되었습니다.
수탁시설의 증가에 의해 청소년운동 본질의 목적과 관계 없는 프로그램에
매몰되어 가치를 잃어 버린다는 내용이 주였습니다.

 

현실론을 이야기하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상과 현실로 또 피해가려 하는 듯한 뉘앙스의 이야기가 싫었습니다.
바로 반론합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와 시설의 수탁의 이유는 매우 단순하며 분명합니다.
단체의 기본적 사명(mission)이 존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두가 공유하고 인정하나 또 현실론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매우 경계합니다.

 

새벽 두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광주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피곤해 잠시 휴게소에서 30분여 눈을 붙이고 귀가하니 5시가 넘었습니다.

 

오늘 낮에 민들레 순례단 (성매매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활동가들로
구성돼 6박7일 일정으로 전구 9개 도시의 성매매업소를 방문하고
그 지역시민을 만나 '성매매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목적으로
평화행진을 행합니다.)이 군산에 방문했습니다.

 

이틀전 지역 여성인권단체로 부터 청소년대표로 연대 발언의 부탁이 있어
참여했습니다. 성매매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익산의 조백숙 의원과
군산의 서동완 시의원 등의 이야기 이후 새벽부터 정리한 글을 중심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군산의 대명동 참사사건 이후 많은 아픔이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해서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여성인권운동가 분들의 노력으로
법령도 정비되어지고 조금씩 낳아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오후에는 지역의 주민협 사무국장님과 몇가지 논의를 했습니다.
지역의 방송국 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새로운 체계를 구축하는데에 대한 소통이었습니다.

 

몇 가지 기관 일정을 해결하고 저녁에 저희 이사님 한분을 만났습니다.
평소에 존경하고 지역사회의 기독교적 가치관을 지니고 활동하시는
분이십니다.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슴 속의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슴이 따뜻해 집니다.
기도를 부탁드렸습니다.
눈물이 핑 돕니다.

 

기관에 돌아오니 8시가 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잠깐 보고 선생님들이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안에 피곤하다는 말이 흘러 나옵니다.
이 피곤이 저에게는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 전해져 옵니다.

'살아 있다는 느낌'

살아 있기에 목적을 향해 가고 있게 되는 것이겠지요.

어제 새벽에 광주에서 군산으로 차를 몰고 오는데
네비게이션이 고장이 나고 말았습니다.
저는 길을 잘 찾지 못합니다.
저희 선생님들은 제가 어디 멀리 갈라치면 걱정을 먼저 합니다.
'길치'라고 하더군요.

 

정말 난감했습니다.
시간은 새벽 4시가 넘어가고, 몸은 피곤하고, 집은 가야겠고, 눈은 감기고, 길은 모르고...
일단은 이정표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30여분여를 달리니 네비게이션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제 삶의 네비게이션은 하늘에 있음을 믿습니다.
그 방향을 잃어 버리는 순간 행하는 모든 일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쓰레기만도 못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달린다 해도
제가 가야할 집이 나오지 않는다면 헛수고입니다.

우리가 항상 가슴 안에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것은
옳게 가는지에 대한 방향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방향을 놓치는 순간 행하는 모든 열심의 일들은 자칫
아무것도 아닐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의 관계, 기관에서의 일, 교육의 목적, 삶의 내용, 프로그램의 방법...
이 모든 것들은 그 목적에 합당해야 겠습니다.

 

삶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또 새벽이 되려 합니다.

 

오늘은 빨리 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