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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어느 하루

by 달그락달그락 2008. 7. 25.
 12시가 조금 넘어 집에 귀가합니다.


차안에서 하나님 생각에 눈물이 납니다.

오늘 하루가 너무 감격스럽고 감사해서 눈물이 납니다.

차안에 흘러나오는 찬송에 또 눈물이 납니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게 아닙니다.

귀가하며 가끔씩 하나님 생각에 그렇게 되고 마는 저를 보게 됩니다.


어제 새벽 서울에서 귀가했습니다.

국가의 아동청소년방과후 사업도 통합되어지며 여러 진통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보고자 연맹의 담당 국장님과

지역의 아동청소년전문 지도력 몇 분이 서울에 모여 논의했습니다.


현실론에 입각하지 않고 모 국회의원 중심으로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정책적 환경으로 몰고 가는 듯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많이 아쉽습니다.


현장 전문가가 정치인이 되면서 과거 목적했던 자신의 조직적 가치와

목적을 고스란히 안고 들어갑니다.

그러한 현장의 전문성이 타인에게 해가 되는 모습도 알게 됩니다.


차라리 정치는 그 일만 잘 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갖게 됩니다.

조율하고 중재하고 소통하고 여론을 수렴하며 추동하는 일이 전문성이라면

한 분야로 쏠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기가 본 자기 안의 전문성을 힘이 생겼다고

다른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편향적 모습으로 몰고 가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들을 발생하게 합니다.


오전에 출근해 어제 논의했던 회의 내용을 되살려 나름 대안을 정리해

연맹으로 보냈습니다.


이후 저녁에 있을 촛불 집회 준비를 했습니다.

시민들의 자발적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집회도 한계에 봉착한 듯 합니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불매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재미있게 이름을 붙일게 없을까 오전 내내 고민하다가

“안4운동”을 떠 올렸습니다.

“안 팔고, 안 사고, 안 주고, 안 먹는 운동”입니다.


많은 이들에게 각인이 빨리 될 것 같습니다.

차 유리에 탈착이 가능한 홍보스티커는 이미 제작했고

전단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생명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데로 간직해야 한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오후 저희 기관에서 진행하는 군산연합청소년자원봉사학교에 잠시 참여하고

6시 조금 넘어 멘토링 사례회의 진행하는 직원을 제외하고

기관 모든 실무자들과 함께 이마트로 향했습니다.


홍보용 전단지와 함께 제작한 차에 부착이 가능한 촛불과 성경말씀에 대한

내용을 챙겨 시민들에게 배포했습니다.

이마트 직원과 가벼운 실랑이가 있었지만 2시간여 진행했습니다.

청소년위원이신 강인환, 김재석, 김종철 위원님과 김준연 위원장님 등 여러 분이

‘안4운동’에 참여하시어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빗물이 내리다가 캠페인 시작하니 하늘이 맑아집니다.


9시가 조금 넘어 캠페인을 마쳤습니다.

시민단체 실무자들과 인사를 한 후 귀가하려 했는데

강 위원님께서 식사를 하자며 청하십니다.

실무자분들과 김준연 위원장님 자원지도자 친구들과 함께 뒤풀이 겸

들꽃이라는 시골의 작은 미술관이 있는 카페에 모였습니다.


2시간여 시간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강 위원님의 결혼 이야기부터 삶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와

신앙관에 대한 이야기 위원장님이 과거 목회하려다가 의사생활

계속하게 된 이야기와 건강 이야기 등…….


가슴이 따뜻해지고 벅차오릅니다.

강 위원님의 솔직하고 감동적인 말씀,

김 위원장님의 진실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들이 너무나 좋습니다.

감사할 수밖에 없는 분들이십니다.

지역에서 이러한 분들을 만나 수년간 지속적으로 관계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커다란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실무 동역자 들에게도 너무나 감사합니다.

자신의 개인 업무는 모두 마쳤음에도 촛불과는 관계없다고

퇴근해도 됨에도 항상 모든 일에 따라나서고 함께 하려 합니다.

모든 일을 강요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니 감사합니다.

세상적인 가치를 가지고 직장을 바라보아 주지 않으니 감사합니다.

기관의 우리 동역자들이 참 좋습니다.

신뢰하고 서로 간 배려하니 감사합니다.

어설프고 부족한 제 말에 경청하고 인정하고 소통하려 노력하니 감사합니다.


자원지도자 친구들 두 명을 대학 앞 자취방까지 바래다주고

귀가합니다.


그리곤 차 안에서 혼자 눈물짓습니다.

하나님 때문에…….



하루가 감사합니다.


귀가하니 12시가 넘었습니다.

아내는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1시간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참으로 감사한 친구입니다.

항상 남편을 보면 기뻐합니다.


너무나 부족한 남편이기에 더욱 미안해 하지만 그 미안함을

언제부터인가 감추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미안합니다.


잠을 청하려 하지만 오늘은 하루를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될 가슴의 뜨거움이 남아 있습니다.


매번 있는 일이지만 오늘은 유독 심합니다.


늦은 밤이면 하루를 마감하게 됩니다.


눈을 감기 전 늦은 밤에 제 가슴에는 항상 따뜻함이 남아 있습니다.

그 따뜻함이 가끔씩 뜨거움으로 전이 될 때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무언가 써야할 것 같기도 하고

무언가 읽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오늘입니다.


그렇게 어느 하루가 지나갑니다.


오늘 하루에도 감격과 감사만이 남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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