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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3

소년이 온다. 우리가 사람됨을 잃지 않고 산다는 것은 양심을 붙잡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그 양심에 따라서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는 것. 15살의 동호가 보고 싶다. 중학교 3학년의 앳된 청소년. 그 사지에서 마지막까지 시민군과 함께한 후 아프게 떠난 아이.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이, 부서져 피 흘렸던 그 심장이 다시 온전해져 맥박치는 걸 느꼈습니다. 나를 사로잡은 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선생은 압니까,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계엄령에 따라 움직이며 시민들을 살육하는 군인들의 앞에 맨.. 2024. 12. 25.
한강 작가를 비난하는 근거가 뭘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수많은 글과 영상이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이 축하하고 그의 문학세계를 돌아보면서 기뻐했으나 소수이기는 하나 역시나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대부분이 이념의 잣대로 재단하는 이들이다.  그중 김규나 작가의 글은 압권이다. 우리나라 일등신문(?)에 꾸준히 글을 실을 정도의 경력과 권위(?)를 인정받는 작가인 모양이다. 그 비판의 근거는 단순했다. 상을 탄 이유가 "죄다 역사 왜곡"이라며 역사적 거짓말이라는 것.  아직도 5.18과 4.3 등 우리 사회 아픈 역사를 빨갱이 폭도 정도의 사건으로 몰고 있는 이들이 주류의 한 쪽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 읽는 내내 답답했다. 댓글을 보니 더 가관이다. 그냥 빨갱이 물러가라는 말이 다수이고, 김대통령 수상한 노벨평화상까.. 2024. 10. 12.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폭력에 반대하는 것!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내 가슴이 설레일 정도이니 관계자들은 얼마나 좋을까? 몇 달전 경기도교육청은 문제 있는 도서라며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도서관에서 폐기했다.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진영의 '구의 증명', 노벨문학상을 받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의 문학작품을 모두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해 버렸다. 그 뿐인가? 2013년 독일 올해의 과학도서상을 받은 성교육 책 '사춘기 내 몸 사용 설명서'와 영국 교육전문지에서 올해의 지식상을 받은 '10대들을 위한 성교육' 등도 모두 폐기했다. 성과 관련한 민원 때문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지만 대한민국 현실이다. 힘을 가진 자들에 의해 지배 당하는 이들(청소년?)이 진짜로 필요(needs)한 것들을 거세 당하는.. 2024.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