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 천재 소리를 듣던 작곡가가 사치와 향락에 빠져 있다는 기사가 났다. 이 작곡가 어떻게 될까? 인권운동을 통해 국가정책을 바꾸어 내며 노벨상까지 수상한 사람이 40명 넘는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게 폭로되었다면? 세계적인 철학자로 연구, 저술로 엄청난 업적을 쌓은 이가 성매매하다가 매독에 걸렸다면? 전 세계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기업 대표가 회의 중 “이건 쓰레기야”라며 직원 비난하고, 지나가다 뭐 하는 직원이냐 묻고 기분 나쁘면 해고해 버리고, 새벽이든 밤이든 시도 때도 없이 직원에게 전화해서 불러낸다면? 우리나라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이 인물들은 모차르트와 마틴 루터 킹 목사, 니체와 스티브 잡스를 말한다. 전기나 기록에서 전해진 일화들이고 어떤 주장은 지금도 갈리기는 하나(마틴 루터 킹 목사는 FBI의 조작이라는 설도 있다) 대부분 오랜 시간 근거를 가지고 전해져 온 이야기들이다.
위대한 사람들의 뒤에 가려진 이런 예는 너무나 많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약하고 끝없이 불안하며 두려움 많은 존재다. 하늘 아래 그 누구도 모든 것이 떳떳할 수 없는 게 인간이다. 그러다 보니 내 존재의 부족함을 계속해서 인정하고 사는 게 맞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잘하는 부분과 한편 부족한 점도 있다. 위대한 사람들 모두가 우리와 같은 인간이니 존경할 부분은 존경하되, 너무 우상화하여 자신을 자학하지는 말아야겠다. 본받을 점은 배우고 우리의 꿈과 행복을 위해서 뚜벅이처럼 앞으로 갈 일이다.
또 한 가지?
어떤 사람의 치부(문제)가 보였을 때다. 언론을 중심으로 한 여론은 한 사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인생을 나락 보내는 일이 있다. 기사와 댓글 등 여론 때문에 범죄행위가 아님에도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비난하던 이들이, 당사자가 생을 마감하면 바로 인신공격하면 안 된다고 자신들이 했던 짓을 다른 사람들이 했던 것인 냥 비판하면서 언론화 하는 일도 반복된다. 그리고 또 어떤 문제가 튀어 나오면 거의 생매장할 정도로 비난을 퍼붓는 일이 반복된다.
사람의 잘잘못을 따질 때 우리가 보이는 이중적인 태도와 내 모습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비판하는 일을 어디까지 해야 할지?
전두환이나 윤석열과 같이 내란을 일으키고 나라 전체를 뒤흔든 정치인들의 비난은 당연하다. 다만 우리 안에 사회적 관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 가운데에서 ‘함께’ 살아내는 일은 또 다른 차원에서의 접근이 있어야 할 것만 같다.
비난, 비판이 사회를 변화 시켜 왔는가? 사회적인 문제, 개인적인 문제 등 인간 군상이 살아 내는 수 많은 문제들이 비난과 비판만으로 해결 됐는가? 법적인 문제를 말하는 게 아니다. 범죄를 저질렀으면 그만큼의 죗값을 받아야 옳다.
우리는 모두 잘하는 것은 내보이려 하고, 개인의 낭비벽이나 성적 욕구와 이기심, 욕구(망) 등 보이고 싶지 않은 내재적인 온갖 문제는 감추기 급급하다. 누구나 불완전한 점이 넘치도록 많다는 말이다. 나 또한 내 가슴 열어 보면 정말 기가 막힐 때가 많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나와 같이 불완전하고 부족한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세상이 우리 사는 사회다.
불안과 강박으로 삶의 두려움을 안고 산다. 이렇게라도 살아가는 것은 그나마 이 부족함을 인정하고 가릴 것은 가리고 개방할 것은 여는 나름의 ‘조율’이 가능해서인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 가는 것으로 보인다.
남에게 그 어떤 비난, 비판을 할 때 그것이 개인과 서로에게 긍정적인 내용인지를 살피면서 던질 수 있을까? 모르겠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는 것. 우상화하지 말고 그저 자기 위치에서 삶을 잘 살아 보자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비난, 비판할 때 서로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인지도 한 번쯤은 돌아보자는 것. 오늘 쓰다 보니 길었다.
아이쿠야. 끄적인 글이 공자왈(?)이 되어 가는구만. 오늘은 여기서 끝.

.
.
.
아래는 위에 나열한 위인들 삶에 대해 끄적끄적.
모차르트는 천재적인 작곡가로 대중에 찬사를 받았으나 경제적으로는 늘 어려움을 겪었다. 많은 돈을 벌었지만 파티와 옷, 가구 등에 지출이 너무 많았다. 결과적으로 빚더미에 시달리다가 1791년 35살에 세상을 떠나면서 빚을 남겼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비폭력 저항 운동을 통해 미국의 인종차별을 법적으로 무너뜨린 주역이자, 전 세계 인권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 킹 목사의 “나는 꿈이 있습니다” 영상을 수십번 돌려 보면서 가슴이 울렁였던 적이 있다. 그런 그가 FBI 기록으로는 “40명이 넘는 여성들과 부적절한 행위(바람)”를 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 주장이 정치적 의도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으나 그 녹취와 기록이 곧 풀린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로 만들었다. 컴퓨터, 음악, 영화, 스마트폰, 출판, 앱 산업까지 6개 이상의 산업을 혁신한 인물. 기술·예술·비즈니스의 융합을 통해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꾼 천재로 알려진다. 까칠하기로 소문 났고 그가 주장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 내야만 직성이 풀리니 주변 직원들이 매우 힘들어 했다고 전해진다. 40대 중반에 췌장암의 일종인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에 걸렸다. 병에 걸린 이후 그가 가진 모든 재력과 힘을 통해 치료받으며 8년여를 더 살다가 56세에 사망했다.
니체는 25세 무렵(1869년), 독일의 바젤 대학에서 교수직을 얻는다. 대단한 업적을 쌓아 20세기 철학, 예술, 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20대 첫 성 경험이 성매매 업소(사창가)에서였고 당시 매독에 걸렸다고 전해진다. 1889년 토리노에서 정신 붕괴를 겪고 나서 요양원에 수용되었는데, 당시 의료 기록에도 “매독 3기” 진단이 있었다. 니체는 44세에 정신 붕괴를 겪고, 이후 약 11년 동안 사실상 의식 없는 상태로 지내다가 55세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진다.
'연구 및 관점 >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레드와 페북 사이 : 조회수의 시대에서 찾은 소속감의 가치 (8) | 2025.09.18 |
|---|---|
| 마음은 몸과 사회적 관계에 기대어 산다 (11) | 2025.09.08 |
| 성적과 관계 없는 행복의 이유 : 행복은 사랑순 (28) | 2025.07.25 |
| "너만 행복하면 돼"의 역설 : 선 넘는 연대의 행복 (12) | 2025.07.23 |
| 멈출 때 보이는 우선순위 (13) | 2025.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