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장활동/길위의청년학교

길위의청년학교 “행복과 비전을 찾아,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법”

by 달그락달그락 2025. 8. 24.

 

전국에 20대부터 50대까지의 청년 13명이 제주에 모였다. 길위의청년학교 8기 청년들의 비전워크숍이 포함된 배움여행을 왔다. 8, 9시에 시작한 비전워크숍은 1시 내외가 되어 마쳤다. 행복, 비전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강의하고 발표하고 대화하면서 무조건적인 지지만 했다.

 

워크숍 중 내가 “6개월 안에 죽는다는 가정하에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나와 내 자신이 이별을 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청년의 이야기에 생각이 많았다. 대부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을 하려고 하는데 자신과의 이별의 시간도 주고 싶다는 말에 울컥(?)하고 말았다.

 

모든 존재는 이별한다. 그 이별로 인해 애틋함과 소중함이 만들어진다. 생명의 소중함은 유한함의 이별에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만나는 모든 살아 있는 존재가 소중한 법이다. 그 소중함은 지금 이 순간도 포함된다. 미래도 과거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해야 한다. 힘들어도 반복되는 작은 행복을 붙잡고 살아낸다. 이는 수단과 목적이 일치하는 삶이다.

 

수단과 목적이 일치하지 않으면 노동이고, 반대로 수단과 목적이 일치되면 놀이.” 요한 하위징아가 쓴 호모 루덴스(Homo Ludens)에 있는 글이다. ‘현재는 수단, 미래는 목적이라는 노동의 시간관이 지배받기 때문에 불행해진다. ‘현재는 수단이면서 목적이라는 놀이의 시간관이 행복하게 한다.

 

먼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은 행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중요하다는 기만은 현재를 좀먹는 독약과도 같다. 지금을 살아야 한다.

 

지금 살아가는데 가야 할 어떤 방향 하나쯤은 설정하는 게 좋다. 자극에 따라 계속해서 선택하면서 반응하는 게 우리네 삶이다. 그 반응의 기준이 있어야 현재를 수단시하지 않고 목적적으로 잘 살 수 있다. 나는 이를 비전이라고 칭한다. 비전이 있을 때 안정적이다. 안정성은 공무원이나 전문직의 꾸준한 연봉을 뜻하지 않는다. 삶의 이유를 사유하면서 살아내는 힘이 나온다.

 

 

 

3일간 끊임없이 묻고 강의하고 대화하며 응원했던 키워드 두 가지는 행복비전이었다. 내가 살아가는 그 바탕의 커다란 한 면을 이루고 있다.

 

청년들에게 제안한 몇 가지. 첫째,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를 끊임없이 나에게 물어야 한다. 의미 있는 이유가 있으면 좋겠다. 둘째, 내가 살아내고 있는 (지역)사회를 알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살아가는 공간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심리적 유대감을 가질 때 행복은 따라온다. 셋째, 청소년 활동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고민해야 하고(이벤트가 아닌 참여와 자치 중심, By the youth), 넷째, 청소년활동을 통해 개인 역량이나 복지지원, 교육적 성과뿐만 아니라 그들 중심으로 청소년 친화적인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설계하면 어떨지?, 다섯째, 자기 비전을 꼭 붙잡기를 바라고, 마지막으로 성숙해지기를 바란다. 행복하게 나이 들어가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고통에 적응하는 나름의 성숙한 자세이기 때문이다.

 

워크숍 마치면 새벽 1시 내외가 된다. 맥주 한두 잔 마시면서 속 깊은 이야기 나누고 울고 웃었다. 이번 기수는 울음이 많았다. 깊은 내면의 아픔도 내보였고, 서로가 공감하며 많이 울었고, 많이도 웃었다. 메이준도 20대가 시작된 청년도, 30대 중반의 청년도 가슴에 남아 있는 응어리가 있었고 또 따른 꿈을 꾸면서 서로를 꼭 안아 줬다.

 

이번 해 제주에서의 주제는 생태공동체. ‘몽캐는 책고팡에서 제주에 삶을 살아가는 몇 세대의 가족사를 들었고, ‘사려니숲길을 걸었다. 내가 좋아하는 김영갑 갤러리에 가서 관장님께 이전에 몰랐던 비하인드를 들었다. 김영갑 선생님의 또 다른 모습을 봐서 좋았다. ‘돌박물관에 갔다. 돌문화공원의 규모에 놀랐고 개장하면서 돌이 갖는 역사성을 알게 되었다. 탐라국이 탄생하면서 나온 신의 이야기와 그 오랜 시간 견디고 견뎌낸 돌의 역사에서 제주민의 공동체를 엿봤다.

 

이 이사장님은 제주에 오셔서 청년들에게 식사를 대접했고, 장 부이사장님도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며 카드를 주셨다. 김 이사님은 현아 선생님 통해서 음료 등을 보내주셨다. 이번 길청의 배움여행도 풍성하고 또 풍성했다.

 

23일간 잠을 서너 시간 정도 잔 것 같다. 만나면 가슴이 울렁이고 콩닥이는 청년들. 길위의청년학교의 여름 방학도 끝나간다. 새롭게 시작하는 또 한 번의 학기를 준비하면서 가슴은 또 뛰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