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고 알려 지기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는다. 현광등을 입으로 씹어 먹고, 자동차 바퀴에 자기 다리를 집어넣고, 불법적으로 건물이나 타워 꼭대기에 올라가고, 타인을 공격하며, 거짓 선동도 서슴 없이 한다. 이런 영상 촬영하다가 감옥에 가고 심지어 목숨을 잃는 이들까지 있다.
“나 좀 인정해 주세요.”, “더 많이 봐주세요.”라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이전에 인정은 공부를 잘하거나 자격증을 따거나 인격적으로 훌륭하거나 어떤 멋진 일을 하는 등 어려운 일이 많았는데 SNS가 생긴 이후로 간단한 사진 한 장으로도 수백 수천의 ‘좋아요’로 인정받을 수 세상이 되었다. ‘좋아요’와 ‘댓글’이라는 인정. 인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커다란 시장을 형성했다. 인정시장이다.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고 인정받으면 돈이 따라온다. 남을 헐뜯고 비난하며 거짓말을 해도 많은 사람이 보면 방송이 되어 힘을 발휘한다. 극우 유튜버들이 끊임없이 준동하는 이유 중 하나다.
![](https://blog.kakaocdn.net/dn/bsRoCu/btsMcPrFca4/kY1YASuF57SknO2jyKNaHK/img.jpg)
‘시장 지향적 성격’이라는 게 있다. 상품이 유통될 때 그 가치가 교환가치에 따라 결정되듯이, 사람의 가치도 인기(?)에 따라 결정된다. 에리히 프롬이 주장했다.
인간의 가치도 어떤 역량이 있거나 훌륭한 인격을 갖거나, 중요한 일을 했는지와 같은 실질적인 측면보다는 타자에게 얼만큼의 인정(인기를 얻었는지)을 받았는지가 중요한 기준이다.
물건을 많은 사람이 찾으면 가치가 올라간다. 알리기 위해서 엄청난 돈을 쓰며 광고한다. 사람의 가치도 그가 가진 역량이나 전문성, 인격보다는 얼마만큼 많은 사람이 아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세상이 됐다. 최근 이 추세는 더 강해졌다.
사람은 인정욕구로 목숨까지도 버릴 수 있는 존재다. SNS에 긍정적인 점도 많지만 이런 시장지향적 성격의 인정욕구에 중독되면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이곳은 활용하는 것도 오프라인에 사람들의 인간관계와 비슷하다.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과 중요한 일에 집중하면서 일상을 사는 일이다. SNS에서 인정욕구를 채우려는 생각 자체를 내려놓는 게 좋다. 오프라인 또한 누군가에 인정만을 갈구하는 삶도 지친다.
타자의 시선을 어느 정도는 의식해야 하고, 누군가의 인정도 받아야 하지만, 타인의 시선이라는 덫에 걸리면 정신은 피폐해진다. 우리 일상이 그렇다.
잘 살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과 가깝게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대해야 한다. 더불어 가까운 이들을 더 많이 만들어 가는 일도 중요하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크고 깊을 때 행복은 커진다. 긍정적이며 느슨한 관계를 꾸준히 형성해 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가깝고 소중한 사람들과 깊게 관계하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부담없이(작게)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SNS에서 적절한 개방을 통해 긍정적 관계를 확대하는 일도 중요해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 타자의 시선보다는 더욱 자신의 긍정적인 내면을 발산하는 게 좋다. ’좋아요‘ 숫자 때문에 자신이 아닌 타자가 원하는 것만을 눈치 보면서 내놓다가는 자신도 잃어 버리고 타인과 이상한 관계가 되어 버린다. 시장지향적 성격에 매몰되는 일이다.
가깝게 오래 자주 만나는 이들도 이전에는 몰랐던 사람이듯이 이곳에서 만나는 수많은 이들도 언제부터인가 가깝고 소중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다.
중요한 일은 누구나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 더욱 타자의 시선보다는 자신이라는 존재를 적절히 개방하며 좋은 관계의 폭을 넓히면서 깊게 하는 일이다.
가능한 인정욕구 내려 놓고 자신을 더 잘 보일때 소수일 지언정 좋은 친구를 더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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