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출판사 사장님 만났고, 오늘은 갑자기 비가 와서 비 사이로 막 갔는데 허리 아래는 모두 젖어 버린 날.

by 달그락달그락 2024. 7. 26.

젊은 날(?) 책을 처음 냈을 때다. 유명해질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출판하고 나서 내가 낸 책을 보는데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초판 모두 팔렸고 절판했다. 절판시켰다는 표현이 맞겠다. 더 찍어 볼까 생각했는데 그러면 안 됐다. 그 책이 지금 중고 시장에서 원래 가격보다 4배로 거래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어제 만난 무지개. 비온 뒤 하늘이 이렇게 맑다니요.

 

 

어제 출판사 대표님 만났다. 최근 쓰는 책 출판할 곳 알아봤다. 신뢰하는 분과 이야기하다가 소개받아 알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출판사 대표님은 이미 나와는 건너서 관계가 되어 있는 분이었다. 30여 년간 출판 시장에 계셨고 10여 년 전 귀농하셨다. 현재도 출판사 운영하면서 진보적인 사회 활동 꾸준히 하고 계셨다.

 

청소년활동 현장에 대한 글을 조금은 적나라하게 쓰려고 준비 중이다. 달그락이 10년이 되면서 내가 경험한 삶의 현장에 대해 작업 중이다. 내 현장을 이해하는 편집자를 만나야 했다.

 

조금은 많은 이들이 달그락에서 일어나는 상상 이상의 활동(어떤 이들은 기적이라고 했다)과 변화를 알았으면 좋겠다. 이유? 달그락과 같은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 낸 끈끈한 공동체가 얼마나 우리 삶을 복되게 하는지, 청소년 중심의 공동체가 어떻게 지역에 변화를 일구는지, 또한 이러한 작은 청소년자치공간 하나를 통해 얼마나 귀한 사례들이 넘치는지. 전국에 이러한 자치공간이 더 많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좋은 것을 보고 먹으면 사랑하는 이에게 나누고 싶은 마음이 인지상정이다. 청소년활동 공간의 지속가능성은 청소년 참여와 자치, 마을 공동체에 있고 이를 정책과 연결해서 지원 확대하고 싶다. 이미 국가에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에도 참여했고 여러모로 연결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역부족이다. 어찌 됐든 살아 있는 현장에 사례가 가장 중요해 보인다.

 

청소년이 참여하는 마을, 그 공간에 청소년을 지지하고 함께 하는 어른들의 끈끈한 공동체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활동이 더 많아지기를 바랄 뿐.

 

10시 넘어 시킨 치킨을 두 분 선생님과 먹었다. 저녁 겸 야식 겸이다. 세분 선생님은 곧 있을 상상캠프 답사로 어제 철원에 갔다가 지금 돌아오는 중이다. 이번 달그락 여름 캠프 주제는 평화. 하루 있으면 달그락플리마켓 열린다. 청소년들은 9시 넘어서까지 준비한다고 복작대다가 귀가했다.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른다. 오전에 회의 마치고 결재하고 전화 주고받고 몇 분 샘들과 피드백하고 청소년 몇 명과 장난치고 대화하고, 뭘 또 열심히 쓰다가 고개 돌리니 이 모양이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무한 반복 루프 안에 있는 것만 같다. 요즘 막내 선생님 만나서 꾸준히 슈퍼비전하고 교육하면서 나의 20대를 돌아보게 됐다. 나는 지금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모든 일이 힘들었지만, 가치 있고 즐거운 일이었다. 그 안에 본질은 청소년들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있음을 안다. 그래서 더욱더 현장에 후배 선생님들과 더 깊이 나누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갑자기 비가 와서 비 사이로 막 갔는데 허리 아래는 모두 젖어 버린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