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아빠라고..

중학생 아이가 인스타를 한다. 두 아이 모두 몇 년 전 블로그를 알려 주고 글을 쓰도록 안내했다. 작은 아이는 바로 그만두었고 큰 아이는 꾸준히 글을 쓰다가 어느 순간 블로그는 정리하더니 혼자서 인스타를 하기 시작했다. 이후 어떤 내용인지도 몰랐고 신경 쓰지 않았다.

 

최근에 아이 앞으로 이상한 택배가 자주 날라왔다. 머리 좋아진다고 쓰여 있는 비타민부터, 중학교 영어, 수학 교재에 스터디 다이어리, 문법책과 지도 등 청소년기 구매할 법한 다양한 물품들이었다. 분명 구입한 적이 없는 것들이었는데 알고 보니 회사에서 아이에게 인스타로 홍보해 달라면서 보낸 물품들이었다.

 

 

그제야 아이 인스타에 들어가 봤다. 하루 일틀에 걸쳐 한 꼭지씩 열심히도 포스팅한 내용이 좀 이상했다. 무슨 노트 필기 한거나 연습장에 공부한 흔적 찍어서 올리는 거였다. 그런데 왜 이런 게 인기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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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소년진로 책을 냈고 나름 팔리는 듯했다. 하루 만에 없어졌지만, 예스24에 ‘소득공제’ 옆에 ‘베스트셀러’라고 작은 라벨이 붙어 있기도 했다. 전체 아닌 한 분야에 순위이지만 ‘청소년생활/자기관리’에서 1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2주 만에 일이다.

 

어제 아이가 자기 인스타에 내 책을 소개했다. 아이 인스타 보다가 기분이 좋아졌다. 저와 매우 가까운 분(?)이 책을 냈다면서 긴 글을 써 놨다. 그제 아이가 “지금 하는 이런 일(?) 몇 년 했냐?”고 물었는데, 그 이유를 글 읽다가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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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 안녕하세요 ○○입니다! 오늘은 저와 매우 가까운 분(?)께서 출판하신 청소년 진로 진정서 <삶의 바다로 모험을 떠날 용기>라는 책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 이 책을 쓰신 작가분은 현장에서 청소년활동을 하면서 관련 연구와 강연을 꾸준히 하고 계시고, <청소년 자치 이야기>와 지역사회 운동 관점의 <청소년활동론>을 썼고 연구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청소년지도방버론> 등 다수의 이론서를 펴낸 청소년활동에서 약 25년간 진로활동을 하신 분이에요. … 중략 …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문장을 소개할게요! “긍정적인 진로는 자아의 소명을 찾아 떠나는 모험입니다. 당사자가 아닌 누군가가 어떤 틀로 만들어 내는 패키지 여행과 같은 삶이 아닌 개인이 이상을 찾아 떠나는 ‘모험’이어야 합니다.“_프롤로그 중. 청소년 진로 진정서, <삶의 바다로 모험을 떠날 용기> 추천드리면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중학생 아이가 소개한 이 글 읽고 좋아서 실실(?) 웃었다. 나에게 씨크(?)하고 무신경한 아이라고 여겼는데 그래도 아빠라고 이렇게 써 놓은 걸 보니 좋았다.

 

이번 한 주 동료, 후배들이 쓴 공저 책, ‘길청’에서 청년들이 만든 ‘길위의청년’ 잡지 등 안내하느라 열심을 다했다.

 

오늘은 내 책을 안내. 불타는 금요일에는 독서가 최고랍니다. 이번 한주도 모두 수고 많으셨어요. 책 읽으면서 편히 쉬시길. 피스~~

 

삶의 바다로...->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444212

삶의 바다로 모험을 떠날 용기 -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