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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년담론

중년과 청년의 같지만 다른 점, 인생여로 중

by 달그락달그락 2022. 10. 5.

 

이 그림은 <성년>이 제목이다.

 

전체적으로 색이 어둡다. 폭풍에 쪼개진 나무가 보이고 곧 폭포 아래로 떨어질 기세다. 불어난 강물이 거친 소용돌이와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어두운 협곡을 남자는 작은 배 한가운데에서 너무 간절히 누군가에게 기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수호천사(?)는 그의 등 뒤에 높은 곳에서 여전히 그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내려다보고 있다.

 

 

 

두 번째 그림 제목은 <청춘, youth>이다. ()년의 그 찬란한 시기, 역시나 밝고 환하다. 하늘은 파란데 맑고 그 뒤 어디쯤 아름다운 성이 있다. 청년은 그 성을 바라보면서 손을 뻗고 있다. 바로 뒤에서 있는 수호천사는 보질 못한다.

 

토마스 콜의 <인생여로>라는 총 4편으로 구성된 그림 중 청춘성년의 그림이다. 책 읽다가 알게 되어 인터넷 찾으니 나온 그림.

 

그제 밤에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기 시작했다. 빨갱이 아버지를 이렇게 쿨하게 그린 소설이 있다니 생경했고 좋았다. 드라마의 해방일지도 생각나고 누군가(?) 좋다고 해서 구입한 소설이다. 현대 아버지의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여기고 아무 생각 없이 샀는데 사회주의자 아빠가 나왔다.

 

나의 아버지는 박정희 추종자였고 이후 민정당 당원일 정도로 그쪽에서 열심을 다한 분이었다. 살아 계셨으면 정치문제로 나와 매일 투덕거렸을지도 모른다. 이 책 읽다가 갑자기 아빠 생각이 났다. 빨갱이와 극우에 대해 같은 선상에 서 있는 느낌이다. 아버지는 그 나라 가셔서 해방되셨을까?

 

토마스 콜의 이 그림 제목 그대로 우리네 인생여로다. 청소년, 청년기 뵈는 게 하늘에 보이는 성이 모두다. 꿈이라고 여기는 것일지 모른다. 중년으로 넘어오는 순간 가족 때문인지 그 어떤 책임감인지 모르지만 위태한 사회에서의 삶을 간절히 건너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양새가 닮았다. 청년기와 성()년의 때가 같은 것은 자기 뒤에 수호천사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거다. 오직 앞에만 보고 간다.

 

재미난 건 다른 두 편 그림의 유년기와 노년기에는 수호천사가 함께한다.

 

삶의 여정이 비슷하면서도 모두가 다른 그 어떤 한순간에 서 있는 느낌이다. 오늘도 하루를 조금은 정신없이 살았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유년기나 노년기에 수호천사가 인도하거나 함께 하는 가장 안정적 삶이던가? 아니면 하늘 보면서 잡히지 않는 그 어떤 이상을 붙잡으려 정신없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건가?

 

하나는 안다. 유년기에 배는 수호천사가 안내하지만 혼란스러운 청년기는 자신이 끌고 성년, 중년이 되어서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된다. 노년기에 수호천사와 함께 배에 있다. 수호천사는 항상 주변에 존재하고 있지만 마주하는 그 시기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다. 그래서 청춘인 듯. 옳고 그른 게 무언지 모른다. 천사와 함께 하면서 조금은 안정적으로 하늘에 그 성에 가 보고 싶을 뿐.

 

.. 빨갱이나 극우나 그 어떤 신념을 가지더라도 사람중심이 아닐 때 완전 폭망한다는 것은 알겠다. 최소한 사람의 존엄을 존중하지 않는 그 어떤 이념이나 신념은 폭력일 뿐이다. 이런 것이 하늘의 높디 높은 곳에 있는 은 아니라는 것. 이제 이 정도는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