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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활동

결정장애, 결정을 못 하는 이유

by 달그락달그락 2022. 3. 18.

 

결정을 못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더라. 책임과 욕심 그리고 두려움과 기준 때문이다.

우선 일의 책임을 온전히 자신이 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서다. 결과에 대한 비판이 두렵기 때문이다. 선택한 일이 잘 되면 좋지만 문제가 발생하여 책임 추궁을 당할 때 자신의 표적이 되는 게 두렵고 싫다.

다른 한편의 이유로 욕심을 들 수 있다. 선택은 한 쪽을 포기하는 것인데 모두를 갖고 싶어서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렵다. 볶짬짜면이나 반반냉면의 메뉴가 나온 배경이다. 두 세가지 음식을 한 번에 맛보고 싶은데 하나만 선택해야 할 때 겪는 어려움이다.

 

또 다른 이유로 두려움이다. 결정은 과거가 아닌 미래에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것으로 두려움이 따른다. 내가 결정한 일이 이후에 어찌 될지 모르는 막막함이 있다.

 

마지막으로 기준이 없어서다. 어떠한 일이건 기준이 명확하면 결정하기 쉽다. 결정장애의 요인이 더 있겠지만 몇 가지 정리해 보니 비난, 욕심, 두려움, 기준 없음에서 기인한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진로는 삶의 결정과정이다. 매 순간 결정해야 하는 진로 선택의 과정은 어떤가? 누군가에게 묻고 그대로 행하는 이들이 있다. 특히 청소년은 부모나 친구들. 자신의 삶에 결정할 일을 부모가 대신해 준다. 시키는 일을 잘 하면 좋은 청소년이라고 하면서 인성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자기 기준 없이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포기하는 행위와도 같다.

 

결정은 자신의 경험과 가치에 기반 해서 고민하면서 내리는 선택 과정이다. 청소년은 이 권리를 누군가의 지시로 행하는 일이 많아 보인다. 진학과 취업 할 때에 결정의 근거가 무엇인지 모른 채 가까운 사람들의 몇 마디 조언으로 쉽게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진학과 취업이라는 선택이 삶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는지 모른다. 사회로 나가는 때에 선택이 인생을 좌우하는 일들인데도 기준 없이 선택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 보인다.

 

오래 전 내가 그랬다. 순간의 결정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고려하는 과정은 생략해 버렸다. 내가 결정했다고 해도 그 결정의 제안은 친구로부터 이루어졌다. 친구가 하자고 했고 아무 생각 없이 한 일이 내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 버렸다.

삶의 과정에서 크고 작은 선택의 일들이 무수히 많다. 나를 보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 글을 계속 써야 할지 노트북 덮고 잠을 자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새벽 2시가 되어 간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선택의 연속이다.

 

내일은 오전부터 회의가 있다. 지금 아이들 방에 들어가서 기도해 주고 침대에 누울 것인지, TV를 잠시 켜고 멍하게 있을 것인지, 일어나서 세면 할 것인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짧은 순간에도 여러 선택지를 생각한다. 출근해서도 퇴근해서도 선택은 계속된다.

 

그 선택들이 모여서 결국 우리 삶으로 이루어진다. 진로 가운데 선택이 삶의 총합으로 귀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을 잘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선택지 가운데에서 결정을 잘 해야 한다. 선택의 근거인 기준에 답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이런 글을 끄적이는 것을 선택한 나. 삶은 그렇게 매 순간 선택의 과정이다. 오늘도 좋은 사람을 선택하고, 좋은 일을 선택하고, 좋은 말을 선택하고, 좋은 음식을 선택하고...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