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에게 연락이 왔었다. 후원을 하고 싶다고 했다. 달그락에 참여하는 청소년을 지원하고 싶다고 해서 한 친구를 소개해 줬다. 월에 얼마씩 계속해서 지원해 주셨다. 시간이 지났고 활동했던 청소년은 어느덧 대학생이 되었다.
청소년은 작가가 꿈이다. 이 친구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써서 오후에 사모님 만나서 전해 드렸다. 달그락에서 같이 글을 쓰는 친구들과 출판한 책도 함께 선물했다.
이 친구는 고교 때부터 지원받은 돈 중 일부를 저금도 하고, 이전과 다르게 콜라를 사 마셔도 큰 것으로 마실 수 있게 되었고, 책도 조금 더 사볼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글 쓰는 학과에 입학을 해서 알바 하면서 지금도 열심히 공부 한다. 키다리 아저씨는 지금도 청소년을 후원하고 있다. 청소년은 달그락에서 후배들 지원하면서 자원활동으로 봉사한다. 선순환이다.
달그락에는 다양한 청소년들이 함께 하고 있다. 서울의 명문대에 합격한 청소년들도 있고 대학입시에 저항(?) 하거나 신부가 되겠다고 신학교에 입학한 청소년도 있다. 소수이기는 하나 학교를 그만 둔 청소년도 있다.
밖에서 보는 달그락은 공부를 잘해야 행할 수 있는 활동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도 보인다. 우리 활동 자체가 어려워 보인다는 분도 계셨다. 이벤트도 없고 꾸준하게 집중해야 하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달그락은 여전히 달그락 거리고 다양한 청소년들이 함께 한다.
운영비를 모두 시민들의 후원으로 활동하다 보니 후원자 분들과의 관계가 긴밀하고 좋아야 한다. 그 관계의 지속성이 무얼까? 생각이 많았다. 자주 만나고 연락하는 것일까? 한 가지는 안다. 지속적인 소통을 통한 관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가 비전으로 가지고 있는 청소년활동을 잘 해내는 일이다. 시민들이 후원을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가난한 청소년을 지원할 수도 있지만 그 가난을 넘어서 사회 참여하면서 변화의 주체로, 시민으로 함께 하는 일이다. 그 안에서 진로도 선택하면서 나아가고 긍정적 변화는 자연스럽다. 청소년이 주도성을 가지고 삶을 살아 내는 일이다.
복지라는 의미를 안다. 조금 공부했고 강의도 했다. 하지만 달그락은 복지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본 개념과 관계없이 사회에서 통념으로 인식하는 ‘복지대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순간 청소년들은 불쌍하고 가난하고 어딘가 미숙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이상한 통념이 정말 싫다.
청소년은 시민이다. 그들은 주체로서 사회를 주도하고 기여하는 존재로서 대우 받아야 한다. 키다리 아저씨도 달그락 내의 후원자 분들도 이러한 내용을 알고 있다고 여긴다. 청소년활동, 달그락 내 다양한 활동, 청소년들의 직접적 지원과 사회적 관계, 그 요체는 결국은 청소년들이 시민으로서 지금 이순간의 삶을 살아내면서 사회를 그들이 꿈꾸는 공간으로 바꾸어 가는 과정을 함께 하는 일이다. 달그락이 집중하는 일이다. 그 가운데 긍정적인 진로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오후에 키다리아저씨 사모님 만나면서 그 환한 웃음이 가슴 따뜻하게 전해져 왔다. 지역에 이웃이 있고, 후원자가 있고,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활동을 함께 하는 위원회와 자원 활동가들이 있어서 달그락은 여전히 달그락 거린다. 그 움직임에 후원자분들과 우리 이웃의 ‘정’이 있음을 안다. 감사다.
#달그락달그락 활동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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