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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무례와 배려 그리고 편견

by 달그락달그락 2020. 9. 7.

운전하면서 흡연하며 창가로 팔 뻗어 재 터는 사람들이 싫다. 도로에서 이런 차 만나면 뒤에 있다가도 옆으로 비켜 가거나 가능하면 앞지르기하고 간다. 뭐라 말도 못 하고 속으로만(?) 욱(??)하고 지나간다. 담배는 아무렇지도 않게 손가락으로 튕기고 창문 닫고 간다. 무식의 끝판왕이다. 저러다가 꽁초가 쓰레기나 뒤 따르는 차에 붙어 버리면 어찌 될까 하는 불안까지 만들어 낸다. 무례한 사람들이다.

 

오후에 일정이 있어서 커피 한잔 받아서 막 사무실 들어 가려고 하는데 차가 막힌다. 요즘 휴가철 나 사는 동네는 관광객들 많다. 차를 왼편으로 돌려야 하는데 큰길에서 지나가는 차들이 멈추어 주지 않는다. 신호등이 걸리는데도 앞길을 막는 차들이 있을 지경이다. 그런데 중형 SUV 차량에서 손 뻣어 담배 피우는 어떤 사람이 천천히 서더니 나를 보고 손을 뻣어 들어가라고 멈추어 준다. 마음이 오락가락 한다.

 

앞에 신호등이 빨간색 되어 정차해야 하는데도 어떻게든 가로막고 안비켜 주던 차들 중에 유일하게 한 명이 비켜 줬다. 내가 그렇게도 싫어하던 누군지 모르는 담배 손가락에 꽂고 창 밖으로 내밀며 담배 태우는 사람. 이 사람이 정차해 주어서 안전하게 돌아가서 주차했다.

 

사람은 완전하지 않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도 단점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진다. 나는 어떤까? 단점이 많다. 아주 많다. 장점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단점이 존재하고 그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무시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며 관계하고 살기도 한다.

 

사람에게 너무 큰 기대를 갖지 말 일이다. 사람에게 너무 큰 실망을 하지 말 일이다. 나의 예민하고 조금은 까칠한 성격에 너무 많은 기대를 갖고 살았다. 내가 나에게.. 걸었던 기대에 무너졌던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내가 타자에게 걸었던 기대와 믿음에 무너졌던 일도 많았다. 가까운 이들, 정치인들, 시민사회운동, 연구자 선배들까지.. 내 안에 기대는 기대일 뿐. 사람은 완전할 수 없는 존재다.

 

기대는 기대로 갖고 함께 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조직을 운영하고 수 많은 사람들 만나 오면서 내 안에 나를 더 들여다보게 되는데.. 참 쪽팔리고 부끄러운 일들 많아 보인다. 기대는 기대로 갖고 그 기대가 실망으로 이어져 나 자신과 타자를 힘들게 하지 말 일이다.

 

사람은 기대만 가져야 할 존재도 아니고, 믿고 신뢰하지만 그 믿음은 상대가 주는 만큼만 받으면 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완전한 신뢰와 믿음을 갖고 관계하면서 상처 받는 사람은 온전히 나 자신이다. 타자가 나를 볼 때도 마찬가지겠지.

 

 

사람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누구에게나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죽일 것 같은 나쁜 놈들에게도 그를(그녀를)사랑하는 사람은 주변에 반드시 있다는 것.

 

사람은 그저 사랑해야 할 존재다.

 

SUV에 탄 청년의 무례한 흡연 습관과 타자를 배려하는 운전 습관은 부딪치는게 아닌 그 사람 자체다. 존재는 한 가지를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