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구 및 관점/마을과 관계

학교의 이유와 마을

by 달그락달그락 2020. 9. 1.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퇴율이 많은 지역은? 서울 강남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부자 동네에 자퇴율이 1위다. 학업 중단자라는 표현 쓰는 기자가 있던데 이들이 학업 중단인가? 학교를 떠나서 입시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학원을 찾는다. 이들이 타 지역의 청소년들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코로나19 정국이다. 비대면 이유로 학교를 가지 않거나 요일별로 나가는 이 때 역설적으로 우리 모두는 몸으로 체험하면서 학교의 이유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학업에 힘겨워 하는 학생들은 아침에 자력으로 일어나 출석 하는 것도 버거운 친구들이 꽤 많아 보인다. 비대면 수업 이후 학생들의 성적이 나왔다.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은 대면 수업 때보다 올라갔다. 중위권 내려갔고 하위권 더 이상 내려 갈 곳이 없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은 성적만 올리는 일이 아니다. 입시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지만 어찌 됐건 사람들의 관계가 있고 그 안에 애정과 애착이 녹아 있다. 밥을 함께 먹고 수학 시간에 졸지언정 방과 후에 친구들과 뭐할지 생각도 하고 동아리도 있고, 선생님과의 관계도 살아 있다.

 

학교를 성적지상주의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공간으로 낙이 찍는 이도 있지만 코로나19 시대에 오히려 실질적인 역할에 대한 고민은 더 커진다. 어떤 이들은 인강에 유명 강사와 담임교사를 비교하면서 교사의 수업 질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이들 있지만 유명 인강 강사가 당신 자녀를 담임 선생님처럼 애정을 가지고 만나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공간에 가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있기 마련이다. 학교에서도 좋은 선생님도 있고, 나쁜 선생님도 있고, 이상한 선생님도 있지만 내 보기에 아직까지 좋은 선생님이 훨씬 많아 보인다. 학교 밖도 마찬가지다. 지역에 다양한 청소년 관련 기관단체들이 있고 이 정국에도 활동은 비대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어진다. 이곳에도 좋은, 이상한, 나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나눌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양가의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학교를 경쟁과 폭력적 문화로 치부해 버리는 사람도 있고, 학교 밖을 무조건 악의 구렁텅이로 우기는 사회적 담론도 존재한다. 마을교육을 주장하는 분들이 많은 때인데 학교 밖 교육이 진리도 아니고 학교 안에만 가두는 교육도 진리가 아니다. 존중하고 함께 할 때 교육의 본질과 공동체에서 이루고자 하는 긍정적 영향이 커지기 마련이다.

 

코로나는 우리 교육을 학교내외에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게 하는 수단이 되어 주었다. 비대면 온라인이 중요한 게 아니다. 소통 수단이 그 무엇일지라도 참여수준 높은 게 있고 수단만 훌륭하고 내용 없는 이들도 많다.

 

코로나 이전에 학교내외에 다양한 교육과 활동 가운데 우리는 진정성 있는 실제 관계를 이루고 있었나?

활동이나 교육의 장이 어쩌면 사람들과의 관계는 없는 형식적 교육이나 이벤트 하는 일들을 많이 하지는 않았나?

 

역병의 시대에 사람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서 줌(zoom), 유트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서 비대면 으로 만나야 한다는 대안이 넘치는 때다. 이 안에서도 고민인 지점은 진정성 가지고 참여하면서 만나기도 하고, 형식적인 관계를 취하기도 한다는 것. 그 공간은 학교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어떤 소통 수단이 아닌 청소년들의 지식수준과 인간관계, 애정이 어떻게 살아서 함께 해야 하는지 그 고민과 성찰이 우선되어야 하는 때다. 코로나19가 청소년들에게도 대면, 비대면을 넘어 관계의 질을 돌아보게 하면서 학교와 마을이라는 공간의 본질을 몸으로 알게 해 주고 있다. 그런 날들이다.

 

www.sjbnews.com/news/news.php?code=li_news&number=692440

 

[아침발걸음] 학교의 이유와 마을

정 건 희(청소년자치연구소)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퇴율이 많은 지역은? 서울 강남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부자 동네에 자퇴율이 1위다. 학업 중단자라는 표현 쓰는 기자가 있던데 이들이 학업 중

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