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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곁'을 나눈다는 것 - 삶에 의해 남는 현장의 기록들

by 달그락달그락 2020. 2. 3.



청소년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바쁘다. 바쁜 일터에서 만나는 청소년들과 지역 사회에서 일어나는 활동의 결과는 실적이나 보고서로 나타나는 몇 가지 문서로만 남는다. 직장 상사에게 결재 받기 위해서 만들어진 보고서는 몇 명이 모이고 어떤 사업이 있는지와 예결산이 어떻게 되었는지 정도의 수준에서 확인 되고 싸인 받으면 마감되는 일들이다. 결제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이다. 


청소년현장의 활동가 또는 지도자, 교사, 상담사, 복지사 등으로 표현되는 사람들. 청소년과의 관계와 사업을 진행하느라 쉼 없이 달리며 땀 흘리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땀’ 가운데 청소들과의 관계와 지역사회라는 공간에서 만난 그들만의 삶이 녹아 있다. 현장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보고서 몇 장의 예결산과 평가서라고 이름 붙혀진 사업 진행상의 장단점 정도로 마감되는 일들에 익숙해 져 있는 게 이 바닥 현실이다. 


수년간 들꽃청소년세상에서는 현장에 녹아져 있는 삶의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성과로 끌어내고 이 내용을 사회와 공유할지에 대하여 내부에서 지난한 토론이 이어졌다. 결론은 선생님들과 청소년들의 삶이 성과였고 결과였으며 이를 표현하는 것은 글이었다. 자신이 만난 청소년현장에 녹아 있는 삶의 글이다. 화려한 수사와 문체가 있는 문학가들의 글이 아닌 현장에서만 알 수 있는 그들만의 글이었다. 


자신이 삶에서 만난 청소년들과 이웃들의 이야기는 아는 사람만 안다는 감동이 녹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의 글을 모았다. 글을 쓰고 소통하고 대화하면서도 들꽃이라는 청소년단체의 비전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청소년활동과 보호, 복지, 상담을 하면서도 우리가 놓지 않는 나름의 비전을 안고 함께 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글의 맥락과 관점이 비전과 맞닿아 있었다. 


“청소년이 자신의 권리와 책임을 알고 능동적인 시민으로 살아가는 데에 함께하고, 청소년의 필요와 욕구에 맞추어 인권 감수성이 살아있는 공동체를 실현하며, 청소년 친화적인 지역사회를 건설”한다는 세 가지 관점이 비전.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청소년들과 후원자, 그리고 뜻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과 연대한다는 것. 우리의 비전이었다. 


본서는 세장으로 나뉘어 있다. 첫째 장은 '주도성'으로 청소년들의 자기주도적인 시 민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두 번째 장은 지역사회와 지구촌 공동체 중심의 이야기로서 특히 실무진의 역량과 변화도 함께 서술되었다. 세 번째 장은 청소년들과 지역의 이웃들이 함께 하며 청소년이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일구는 이야기로 되었고, 마지막 장은 '품'으로 들꽃 후원자들과 연대하는 시민들 그리고 활동가의 일상의 이야기를 실었다. 


선생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그들의 현장은 월급을 받고 일을 하는 직장으로서의 일터라기보다는 삶의 공간에 가까워 보였다. 청소년들과 깊은 관계에서 만나는 서로의 변화를 확인하는 과정이 녹아 있었고,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들을 위해 만나는 이웃들과의 정이 있었다. 공간으로서 집과 지역을 넘어서 지구촌으로서의 관계도 엿보였다. 어쩌면 이 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현장이라는 표현보다는 그저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로서의 기록으로 보인다. 


유명 문학인이 아니어서 문체는 화려하지 않고 가끔 맞춤법도 틀리지만 청소년 현장에서 삶을 살아 내며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는 감사와 감동과 변화와 꿈이 녹아 있는 우리 사회에서 또 다른 희망의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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