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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활동

직업의 가치를 경험 할 수 지역

by 달그락달그락 2019. 3. 13.

TV에서 청년 공시생에 대한 방송을 우연찮게 봤다. 채널 돌리다가 잠시 본 내용인데 열악한 환경 가운데에서 학원 청소도 맡아 하면서 청년지원금을 받았다면서 좋아 하는 모습. 마음 한 켠이 짠했다. 부모님도 안 계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을 내는 모습에 동정도 했지만, 젊은 친구가 도서관에 앉아서 몇 년 동안 국사, 영어 등의 시험문제만을 하루 종일 달달 외는 이유가 오로지 9급 공무원을 위한 노력이라는 것에까지 생각이 가니 괜히 슬펐다. 


공무원 자체가 직업적 목적이 될 수 있는가?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관으로서의 행정을 잘 해 보겠다거나, 환경 전문가로서의 행정을 담당한다고 하거나, 문화관광, 보건, 복지 등의 전문가로서 행정을 잘 해 본다고 말 하지 않는다. 그저 공무원이 평생 직업으로서 목적으로, 그 중심을 보면 ‘안정성’이 꿈으로 읽힌다. 


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일명 ‘공시족’으로 인한 국내 경제 손실이 17조원을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공무원시험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시사점’에서 최근 늘고 있는 공무원시험 준비생의 현황과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영향을 다루면서 안내한 연구 결과다. 어떤 학자는 경제손실 관점으로 바라본 연구 결과를 비판 하면서 이는 인적자본(human capital)을 더 늘리기 위한 투자의 주요한 수단이라고 주장하기 한다. 


내 보기에 웃기는 주장이다. 인적투자라고? 인적 투자라고 한다면 최소한 자신들이 가지려고 하는 직업이나 진로에 있어서 어떤 가치를 생산하거나 성찰하는 일들이 있어야 한다. 국사, 영어를 달달 외면서 짧게는 1~2년 길게는 10수년까지 반복해서 그것만 외어 문제 맞추는 일이 어떤 인적 투자가 된다는 것인지, 더군다나 공무원이 된 이후에 시험에서 나오는 과목의 문제가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가치나 철학이 어떤 목적에 따른 이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더 슬프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07년 조사 시작 이래 지난해까지 매년 희망직업 1위는 초·중·고교생 모두 교사였는데 초등학생 희망직업 1위가 운동선수로 교사는 2위로 떨어졌다는 등의 통계를 발표했다. 이런 통계가 무슨 의미인가 싶다. 


10대에게 “꿈이 무엇인가?”, “어떤 직업을 원하는가?”를 묻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은 방기한 채 매년 조사만 한다. 그들이 무엇을 하면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어떠한 직업을 가지고 삶을 영위해야 해야 할지에 대한 자기 고민과 성찰할 수 있는 시간과 경험의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것. 


중학교 1학년에 자유학기제라면서 한 학기 정도를 지역에 몇 가지 직업체험 한다면서 커피 내리는 실습 한 두 번 해보는 게 그 일의 모두라고 착각하지 말자. 우리의 청춘들에게 학교를 넘어서서 직업을 넘어서서 지역(사회)이라는 공간 전체가 자기 진로 즉, 자기 삶을 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이유가 있어야 하고 밀접하게 관계되어야 한다. 그 관계의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시민들과의 영향이 결국 자기 진로를 설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군산 어디 쯤. 출처.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지역사회의 다양한 경험은 그들의 직업 선택에 따른 진로의 폭을 확장시켜 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애정을 키우며 지속해서 살 수 있는 또 하나의 관계력이 커진다. 지역사회가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진로 터전으로 안전한 울타리로서의 역할은 향후 지역에서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청소년들의 진로지원 뿐만 아니라 지역 인구 증대 및 경제 논리와도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군산은 청소년들의 진로를 위해서 무엇을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