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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길위의청년학교

별꼴이 반짝이는 별에 별꼴

by 달그락달그락 2014. 12. 8.

 별꼴의 탄생

 

 

 

 

길위의청년학교 학습여행으로 1, 2기 동문 몇 분과 함께 ‘별에 별꼴(이하 별꼴)’과 ‘금산간디학교’에 다녀왔다.

 

별에 별꼴은 청년들이 지역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속가능한 삶에 대하여 고민하는 대안적 공동체를 추구하는 시골 속 자립 공동체다. 금산의 폐교를 얻어 여섯 명이 함께 생활하며 공동체를 꾸려간다. 보파대표가 금산간디학교 인턴을 하다가 학교회장인 효식을 만나서 의기투합하여 청년들의 대안적 삶을 고민하면서 만들어진 곳이 별꼴이다.

 

 

 

 

청년들의 대안적 삶을 꿈꾸며 보파와 간디학교 졸업생인 효식, 두 명이서 폐교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공동체는 시작되었다. 시골의 삶, 생태적 삶, 농사, 지역 어른들에 대한 배움 등 보파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생각이 깊어진다. 두 명의 20대 청년들이 자신들이 꿈꾸는 대안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별꼴의 사람들은 등신으로 통한다. 순수함과 함께 일상적 삶을 거부한 그 어떤 뜻으로 이해했다. 등신은 ‘아둔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우리말인데 별꼴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이리 부른다고 했다. 공동체는 붙박이 등신 6명과 떠돌이 등신, 엮인 등신, 후원 등신 등으로 나뉜다. 붙박이 등신만 별꼴에 사는 친구들이다.

 

금산의 동네 어르신들이 별꼴 청년들을 어찌 보느냐는 질문에 보파는 손가락을 귀 옆에서 돌려댄다. 미쳤다는 거다.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젊디젊은 청년들이 이 깡촌에 들어와서 무언가 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거다. 이후 어르신들과 가까워 져서 밥도 얻어먹고 마을행사도 함께 참여하며 친분을 쌓고 있다.

 

별꼴의 일들

 

폐교에 처음 들어왔을 때 막막했다. 물, 전기 그 어떤 것도 작동하지 않아서 한 달여 동안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 아등바등했다. 대표인 보파의 전 재산은 30만원이었다. 20대 청년 둘이서 폐교를 한 달여 만에 수도, 전기 등이 들어오는 사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주변 살피니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지금도 환경은 녹녹치 않아 보였다.

 

 

 

 

 

 

 

 

 

별꼴은 공동체 살이 실험으로 공동노동을 하고, 공동체 살림을 한다. 밭농사 100평과 논농사 300평을 한다. 매일 오전 시간에는 청년들 모두가 농사를 짓는다. 자립을 위해 매일 4시간씩 공동노동을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식구체험데이, 알고 보니 캠핑페스티벌,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해에는 각자 잘하는 어떤 일들로 수입을 내 보자는 생각으로 문화예술, 교육, 헨드메이드 파트를 나누고 일을 전담해 보았다.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캠프, 몇 가지 교육을 기획하였고 수제차, 자농고(연고)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자 했으나 생각처럼 잘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공동체 살이 실험과 생태문화 플랫폼으로 식구체험데이와 캠프, 어린이 청소년 생태예술프로그램으로 두 발로 쿵쿵, 별별도전, 워크 캠프 등을 진행한다. 특히 워크 캠프는 별꼴에 꼭 필요한 사업이다. 고치고 수선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은 그 일 자체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진행된다.

 

 

 

 

별꼴은 생태적 가치를 지향한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 가운데 한 달에 한 번씩 하루 정도는 전기 등 생활 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고 살기도 한다. 현재 짓고 있는 생태화장실이 있다. 모두 완성이 되고 이 화장실을 사용할 때에는 일주일 동안 술이나 패스트푸드 등은 절대 먹지 않고 응가를 하기 등 나름의 원칙을 정했단다. 그 이유는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들에 의해 도심에 찌든 사람들의 대변이 생태에 좋지 않다고 한다. 먹는 음식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생태화장실에서 나온 대변을 농사짓는 퇴비로 쓰기에는 좋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생태화장실에서 응가를 하기 위해서는 일주일 내내 무공해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는 규칙을 정하려고 한다고 했다.

 

별꼴의 고민

 

마을, 농촌 공동체를 꿈꾸는 이들이 있다. 문제는 도시에서 잘 못사는 이들은 시골에서도 잘 살지 못한다는 것. 보파의 주장이다. 오히려 시골이 도시보다 관계는 더욱 가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파의 꿈은 자유로운 사회적 관계에 따른 동네 백수다. 자신의 역량으로 동네에서 재미나게 사는 것. 멋지다는 생각이다.

 

 

 

 

공동체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비전’과 ‘영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비전은 알겠는데 영성을 잘 몰라서 몇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인도와 태국도 다녀왔다. 공부하면서 나름의 고민을 해 왔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단다. 종교와 영성에 대한 고민도 깊고, 지도자가 없는 이상적 공동체를 꿈꾸어 왔으나 어디나 지도자는 존재했다. 별꼴의 청년들은 영성에 대한 의미도 고민도 커 보였다.

 

보파대표는 붙박이 등신이지만 엮인 등신으로 서울에서는 생태마을네트워크 만드는 일도 참여하고 있고 개인적인 활동들이 활발해 보였다. 김웅 선생님은 간디학교에서 운영하는 교사 대학원심화과정을 마쳤다. 향후 자신의 진로에 대한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다. 목공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자신의 개인적 역량으로만 먹고 살면서 관계하는 일에 생각이 많아 보였다.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생존능력에 따른 야생성이 강해진다는 것과 비슷하게 접근하고 있었다.

 

별꼴에 삶을 사는 청년들은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가급적 감추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들어내는 일들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였다. 셰프, 곰쁘 (강아지 두 마리의 이름) 밥 주기, 짱 등 매달 정해진 각자의 역할이 있다. 어디에서나 공동체 내의 사람의 관계는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지만 가장 귀한 일이기도 하다.

 

별꼴을 만나 후

 

 

 

 

길위의청년학교 참가자들과 별꼴을 다녀 온 후 이야기 나누었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자신들 또래 친구들이 그러한 삶을 사는 것이 대단하다고 했다. 무엇이 대단하냐고 물었다.

 

“일상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이 아닌 자신이 꿈꾸고 생각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대답했다. 또 물었다. 당신들은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아니냐고?

 

“그럴 수도 있지만 기관이나 단체에서의 일들이 진짜로 꿈꾸는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라고도 했다. 어떤 친구는 ‘이상이 일상으로의 삶’을 이야기 했다. 하지만 현재 하는 일 안에서 이상이 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많은 이들이 행하지 않는 그 어떤 삶을 산다고 모두가 존경 받거나 우러름 받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삶과 행위들 안에 우리가 공감할 만한 가치나 의미가 있을 때 존중받는다. 그 의미와 가치 있는 일을 함에 있어서 돈이나 세상적 명예를 떠난 치열함이 클수록 대단하다는 평가를 하게 되는가 보다.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는지 의미 있는지, 그 의미를 위해 나름의 치열함을 가지고 일을 하는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돈의 가치를 넘어서는 일을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그 일이 ‘진짜’ 자기 삶과 만나서 가치와 의미를 고민하며 치열함과 버티기 등이 녹아 있는 일을 하는 이들은 복 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그 어떤 의미 있는 일은 선택해야 한다. 물론 선택에 따른 책임도 자기 것이다. 누리는 혜택 또한 자기 것이다. 문제는 선택의 그 어떤 기로에서 세상적 가치의 일반화된 오류에 빠져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유부단함에 갇혀 자칫 행하는 일 모두가 타자와 대상화 되어 버리는 문제를 만들어 낸다. 어떤 일을 하건 그 안에 의미와 가치는 자기가 만들어 내야하며 해석 또한 그 가치에 의해서 정리되기 마련이다.

 

공동체를 꿈꾸는 이들이 소수지만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모인 그 어떤 강하고 또는 약한 조직의 공동체들. 우리가 사는 공간 전체도 또 하나의 공동체는 아닐는지? 그 삶의 공동체를 공동체화하지 못하고 자꾸만 자신이 생각하는 그 어떤 모습의 사람들과의 관계만을 원하는 모습으로 보려고 하지는 않는지? 별꼴에 다녀오면서 역으로 고민이 많아진다.

 

별꼴의 청년들의 맑고 환한 기운이 좋다. 그들이 꿈꾸는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모습에서 배움도 크다. 과감하게 몸을 던지고 그 공간에서 자신의 진짜 삶을 고민하고 삶을 이루고자 살아가는 청년들.

 

 

 

 

공동체란? 공동체적 관계란 무엇일까? 한 공간에서 어울려 아등바등 살아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조금 더 가까운 관계일까?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가슴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삶이란 결국 사람들과의 관계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만난다는 것과 헤어진다는 것의 그 어떤 선상에서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 같다. 지속적인 관계가 있고, 한두 번 만나서 헤어지지만 또 만나는 관계도 있다. 공동체는 결국 우리네 삶과 닮았다. 삶이란 사람들과의 관계의 연속이다. 삶은 만남과 헤어진다는 것의 그 어떤 선상에서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 같다. 지속적인 관계가 있고, 한두 번 만나서 헤어지지만 또 만나는 관계가 있다. 공동체 내에서의 관계도 그렇고 사회적 관계 또한 그렇다. 우리는 지구라는 공동체 내에서의 관계 맺기라는 과정의 삶을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남과 이별의 과정. 이 또한 사랑이구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고 했는데 요즘 들어 조금 이해하겠다. 공동체, 관계, 만남과 헤어짐, 곧 삶의 연속인 그 관계의 근원은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신뢰적 그 어떤 귀한 관계들이다.

 

멋진 청년들의 삶은 항상 가슴을 뛰게 한다. 별꼴의 친구들 좋구나!!!

 

 

 

 

#길위의청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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