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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참여

어른들의 말은 절대로 듣지 마라 

by 달그락달그락 2014. 4. 23.

 “우리들 잘못으로 저 아이들이 피를 흘린다고, 어른들은 길거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책임감이 있었구나.” 4.19 때 중학생이 쓴 시라며 페이스북 친구 분께서 올린 글이다. 우리의 부모님 뻘 되는 어른들에게는 그 때까지 책임감이나 염치가 있었나 보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우리안의 염치와 책임을 알게 되었다. 


너무 큰 참사가 터졌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가슴을 후벼 파는 아픔을 전해 받고 있다. 출장지에서 늦은 밤에 아이들과 부모, 교사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읽으니 눈물만 흐른다. 이전부터 계속해서 일어났던 청소년과 관련된 이러한 유의 사고들의 주범은 우리 기성세대의 ‘탐욕’과 ‘몰염치’이다. 

폐선과 다를 바 없는 배를 구입해서 안전 무시하고 돈벌이를 위해 개조한 탐욕, 여행이라는 본질의 목적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입시의 도구로만 여기는 탐욕, 청소년활동을 통한 역량강화 등 긍정적 변화에 대한 고려 없이 청소년들을 무조건적으로 밥벌이의 대상으로 여기는 어른들의 탐욕이다. 

 참사 이후에도 아이들의 죽음을 이용하여 마케팅 하는 대기업의 탐욕, 이러한 참사가 일어났는데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청와대 홍보에 열을 올리는 언론의 패륜적 탐욕, 장관은 학부모들 계신 곳에 가서 장관님 행차하신다고 알리시고 라면을 드시고, 인증샷 한다며 사진을 촬영하는 고위직 공무원의 몰염치, 유족들을 유족충으로 매도하는 이들과 서울의 모시장 후보 아들은 슬퍼하는 국민을 미개인이라고 비하하며, 모국회의원은 유족 중에 선동하는 이들이 있다며 밀양송전탑 반대와 연결시키고 있다. 인간이 가져야 할 타자의 아픔에 대한 최소한의 감각도 없어 보인다. 

나 또한 부족하고 무능한 기성세대의 한 사람이지만 청소년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죄하는 마음으로 청소년들에게 이 말만큼은 꼭 전해 주고 싶다. 

“이러한 어른들의 말은 절대로 듣지 마라!” 

서울권 대학만 가면 인생이 핀다며 모든 게 잘 될 거라는 어른들의 말은 절대로 듣지 마라. 서울권 대학이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확률적으로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너의 인생에 대한 본질적 고민이 없는 한 계속해서 힘겨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어른들이 시키는 일만 하면 성공한다는 말 또한 절대로 듣지 마라. 그들은 그들이 지금 행하는 자기 일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다. 나이를 더 먹었다는 것 하나로 자신의 어설픈 주관을 모든 것인 냥 너희들에게 강압하려는 이들이 있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탐욕에 쪄든 사회적 현상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행위가 대부분이다. 이따위 탐욕에 쪄든 어른들의 말은 절대로 들어서는 안 된다. 

진로를 결정할 때 “너 잘 되라”는 일이라며 그 일의 본질적 가치를 이야기 하지 않고 노동 강도 작고 돈 많이 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어른들의 말 또한 절대로 들어서는 안 된다. 세월호 참사에 기업들의 광고를 보았는가? 가족들 위로하는 척 하며 뒤로는 아이들의 죽음을 상품 마케팅의 도구로까지 사용한다. 어떤 언론은 이러한 참사가 났는데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방송을 버젓이 내 보낸다. 상대의 아픔이나 상처는 신경 쓰지 않고 철저히 자신들의 이기성만을 발현하고 있다. 이러한 유의 일들은 이런 큰 사건에서만 일어나는가? 그렇지 않다. 

국민사위 대열에 합류했던 어떤 피부과 의사가 종편에서 왜 의사가 됐느냐 물으니 돈 많이 벌기 위해서라고 누구나 그런다며 당당히 이야기 하는 세상이다. 환자는 돈을 버는 수단이 된다. 의사뿐만 아니라 교사, 청소년지도자, 사회복지사, 상담사의 이유도 그 직업의 본질이 안정성과 돈, 노동 강도 등은 아니지 않는가? 이런 어른들이 너희들에게 꼭 전하는 한 마디. “너 잘돼라”는 뜻에서 이야기를 한다며 훈시한다. 이따위 어른들의 말은 절대로 들어서는 안 된다. 

종교기관에서 종교시설에 돈 많이 내면 무조건 부자 된다고 하는 종교지도자와 무속인의 말 또한 절대로 듣지 마라. 그들 안의 탐욕을 종교로 포장한 채 유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교의 본질은 경전의 해석에 있다. 그 가치를 해석하고 삶의 현장에서 녹아낼 때 그 사람을 종교인으로 이해한다. 입이 아닌 그 어른의 삶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탐욕과 몰염치로 도배되어 있는 어른들의 가장 큰 특성은 책임지려 하지 않는 비참한 이기심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들이 배가 가라앉는 데도 자신의 안전을 위해 아이들에게 나오지 말고 가만히 있으면 안전하다고 거짓 방송하며 자기들만 탈출해 버리는 선원들이다. 혼자서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은 절대로 지속가능 하기 어렵단다. 

어른들이 무엇인가를 명령하거나 강압할 때 너희들은 반드시 그 일의 근본 이유를 물어야 한다. 듣고나서 그 말이 옳으면 하고 싫으면 하지 마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행위를 더 이상 하지 마라는 것이다. 어떻게든 대화해야 한다. 생각 하지 않고 입 닫고 시키는 것만 할 때 너의 정신은 왜곡되어 비만이 되거나 한 쪽으로 치우쳐 영양 결핍이 되고 만다. 우리의 몸과 같다. 내 몸이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운동해야 건강하듯이 우리의 정신세계 또한 인간의 기준가치에 맞추어 생각하며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단다. 

인간이라면 가져야 하는 근본적 자기성찰에 의한 가치기준에 맞추어 끊임없이 해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그러한 가운데 자기관점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과정 없이 무조건적으로 시키는 것만 할 때 지금의 몰염치와 탐욕에 쪄들어 버린 어른들과 같이 자신들이 어떠한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문제가 있을 때 절대로 책임지지 않고 회피하려는 노력만 경주한다. 왜인지 아니? 자신이 생각하면서 선택해 본 경험이 없어서란다. 이번 세월호 참사로 인해 고위직이라며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이들 가운데 자기 책임을 이야기 하는 이들을 보았니? 난 본적이 없구나. 시키는 것을 따라서 생각 없이 그대로 하지 말고 누군가 시키더라도 그 제안이 너희들 가슴 안에서 옳은지 그른지를 생각하면서 선택하는 다양한 경험을 해 보았으면 좋겠구나.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단다. 정말로 미안하다. 별로 아는 것도 없는 무능한 기성세대라는 이유와 어설프지만 청소년 관련 일을 하는 입장에서 너희들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만 크구나. 그저 미안하고 미안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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