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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태어나서 선택하고 죽습니다

by 달그락달그락 2009. 5. 27.

지난주는 다른 때보다도 일정이 많았습니다.

저를 아시는 분은 매번 바쁘면서 무슨 일정이 또 있느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지난주는 많이 피곤했습니다.

눈이 핏발이 서고 빨갛게 충열 되었거든요.

제 부실한 몸 상태에서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이르면 만들어지는 상태입니다.

거울에 비추어진 얼굴을 보고 알았습니다.

 

 

월요일에서 화요일 오전까지 기관 일정 소화하고 서울에 다녀온 후

다음 날 전주 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아동청소년정책 통합관련 토론회에 참여했습니다.

한 달 전쯤 토론자로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준비를 하면서도

지역에서 하는 토론내용이 통합정책에 반영되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정부의 일방적이고 지시적이고 강압적인 모습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토론회 당일 역시나 담당 정책관께서는 전에도 여러 자리에서 몇 차례 발표했던 원고

그대로 읽고서 바로 돌아가셨습니다.

이 후 지역의 전문가라는 교수진과 아동계와 청소년계를 대표한다는 분들이 모여 논의했습니다.

그래도 도내 관련 공무원분들과 실무자분들이 모두 모여 아동청소년에 대한 지원 논의를 한다는

것만으로 소중한 자리라 생각하고 열심히 임했습니다.

 

이후 기관에서 토요일에 있을 축제에 대해 실무자분들과 논의하고 준비했습니다.

다음날 오전까지 일정 마무리 후 오후에는 당진에 다녀왔습니다.

당진 지역에 YMCA가 이 년여 만에 창립이 되었습니다.

눈물겨운 작은 밀알이 당진 지역에 심어진거라 믿습니다.

이상점 사무총장님께서 지역의 청소년문화에 대한 기본적 틀을 만들고

정책적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셨습니다.

관련 전문가 분들과 토론자로 참여해 근 세 시간여 열띤 논의가 있었습니다.

저녁에 당진YMCA 사무실에서 이총장님, 권 간사님과 몇 가지 사안에 대해 논의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다음날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학회 포럼과 연구방 모임 때문이었습니다.

준비하는 학회논문에 대해 조사지를 최종 마무리했습니다.

밤에 귀가해 다음날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다음날 이른 아침 학생들 교육이 있어 지원하고

네 번째 맞는 청소년한마음축제를 지역의 은파야외 무대에서 진행했습니다.

 

그 날 오전에 노무현 대통령님의 서거 소식을 접했습니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축제 시작 전 문 시장님께서 축사하시며 노대통령 서거에 대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모습입니다.

어떻게 행사를 마무리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끝냈습니다.

그리고 도움 주었던 자원지도자들과 실무자분들이 늦은 시간 식사했습니다.

근래 안마시던 술을 입에 뎄습니다.

늦은 밤 귀가했습니다.

아이가 자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내는 오늘도 아가와 함께 자려나 봅니다.

텔레비전을 켰습니다.

노 대통령 생전의 모습이 계속해서 보입니다.

눈물만 흐릅니다.

방으로 돌아와 누워 밤새 끙끙대며 울었습니다.

분하고, 억울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습니다.

가난하게 태어나 어렵게 변호사 되었으나 민주화 운동하다가 변호사직을 잃기도 하고

당선이 확실시 되는 곳을 놔두고 지역문제 타파하겠다고 내려가 낙선했습니다.

김영삼 정부시절 삼당합당 반대를 외치는 몇 안 되는 소신이 있는 분이셨습니다.

 

대통령 재임시절에 추진한 정책들은

그 분이 일반 서민의 삶에 얼마마큼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정부가 일 년여 넘는 시간동안 추진한 정책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분의 본질은 보질 못하고 몇 가지 언행만을 트집 잡아

너무나 많은 일들이 왜곡되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분은 원칙적인 가치와 이념이 존재했습니다.

그 소신을 자기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고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삶을 사셨습니다.

지역주의와 권위주의 타파에 앞장섰습니다.

비정상적인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역주의에 기댄 정치질서를 바꾸려 노력했고

남북화해와 공존 노력과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시도하는 등 수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모든 일들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 분의 근본적 가치인 민주주의 정신과 정의와 진보에 동조하는 바가 컸습니다.

뵌 적은 없지만 항상 옆에 사시는 동네의 푸근한 삼촌 같은 느낌으로 전해져 온 분입니다.

생각만 하면 눈시울 뜨거워집니다.

 

그 분의 죽음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한마디씩 합니다.

자살이 아니며 '현재의 정권의 살인이다'라는 말까지 합니다.

종교계에서도 애도하는 분위기는 비슷하게 보이나 형태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제공하는 사찰이 있습니다.

교회와 성당에서 예배드립니다.

보수적인 교회의 목사님께서는 자살에 대한 문제를 설명하며 '죽음의 영' 운운하며

이러한 기운이 나라에 임하지 못했으면 한다는 무식한 말씀도 합니다.

모두가 자기들의 생각과 자신들의 위치와 자신들의 경험으로 판단하고 애도합니다.

 

사람들은 자기 위치에서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관점으로 모든 것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죽음은 조금만 넓은 시각으로 들여다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죽음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조금만 생각하고

인터넷 신문 기사 몇 꼭지만 찾아보아도 이해가 될 텐데 도무지 알아보려고 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 주장합니다.

 

이명박 현 대통령이 임기 이후 어떻게 대우했는지 검찰총장이라는 분이 어떻게 수사했으며

 '조중동'이라는 거대 권력신문사들이 어떻게 검찰에서 매번 흘린 정보를 통해

가공하며 호응 했는지 일국의 전 국가 원수를 시정잡배 몰듯이 짓밟았는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대학원에서 모 심리학자가 지껄이는 말을 들었습니다.

예전에 요트를 즐기고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보수적 색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으나

공부하며 좌익사상을 동경하게 되어 그러한 모습으로 되었다고 합니다.

봉화마을에 집 잘 지어놓고 사는 모습 보라고 강조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들의 최고의 상아탑에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심리를 파악했다며 학생들에게 두서없이 전한 말들입니다.

전두환, 노태우 등의 수천억 원씩 받아 드시고

현재에도 왕처럼 사시는 분들의 집은 이야기 안합니까?

유일하게 자기 고향에 내려가 환경운동, 농촌운동하시며 사시겠다는 분을

주류라 일컫는 수많은 분들이 왜 그리 매도하는지 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 나라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다는 주류들이 어찌 이렇게 비참할 정도로 비열합니까?

자신이 기득권을 놓지 않고 더 큰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비주류가 그들이 생각하는 주류의 위치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짓밟습니다.

현재의 정권이 일 년 조금 넘는 시간동안 행한 일을 자세히 보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정권유지와 기득권을 위해서는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듭니다.

죽음으로까지 몰고 갑니다.

 

정국에 대한 이야기는 논하지 않겠습니다.

일개 민초가 어찌 감히 우리사회 주류의 기득권에 대한 이야기를 논하고 평하겠습니까.

대항하고 도전하겠습니까?

이러한 푸념어린 글이나 써대고 아이들 가르치는 게 전부겠지요.

 

인생은 B로 시작해서 D로 끝난다고 하더군요.

B는 Birth를 의미합니다.

D는 Death를 의미하지요.

B와 D가운데에는 C가 존재합니다.

C는 Choice를 뜻합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C라고 생각합니다.

중간과정인 C가 인생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근 사일간 인터넷 신문과 여러 동영상 보다가 눈물을 훔쳤습니다.

유시민 전 장관의 우는 모습을 보고,

노 대통령이 살아생전 아이들과 밝게 웃는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며,

민주화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계속해서 눈물을... 그렇게 훔쳤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울지 않기로 '선택'했습니다.

완벽한 비주류이며 아주 미천하기만 한 민초인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감히 주류인 분들이 행하시는 일들을 어찌 저 같은 사람이 엄두나 내겠습니까?

 

지금부터 더욱 더 열심히 '청소년운동'하기로 '선택'했습니다.

더 열심히 학습하고 훈련하여 우리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지 함께 나누기로 '선택'했습니다.

청소년의 사회참여, 시민의 사회참여가 왜 중요한지

사회의 변화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체계화 시키고 알리며

청소년들을 시민 참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기로 '선택'했습니다.

 

젊을 때는 고민하며 이상을 꿈꾸고 이루기 위해 실천하지만

나이 들어 그러한 행위를 하면 철없는 사람이라며 강조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입니까?

옳은 건 오른 겁니다.

가치와 이념은 변하지 않습니다.

변하는 건 자신의 위치와 처신과 시각이겠지요.

전, 이 부분이 매우 싫습니다.

 

나이 들어 늙어도 옳은 일을 행하는 게 중요합니다.

사람답게 본을 보이며 사는 삶입니다.

이상을 실현화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더 열심히 청소년인권과 복지에 대해 고민하고 조직하고 실천할 것을 '선택'했습니다.

더 열심히... 더 열심히... 선택하겠습니다.

 

이젠 울지 않겠습니다.

이를 악물고... 선택하여 실천하겠습니다.

눈알이 빨개져 터져버려도 더욱 깊이 고민하고 기도하며 실천하겠습니다.

가신 분의 '가치'를 절대로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손녀딸과 함께

 

 

                                                                      아이의 사탕

 

 

 

                                                  아이들을 사랑하는 분입니다.

 

 

 

 

 

 

                              어린이들에게 먼저 예를 갖추니 아이들은 그대로 본을 받습니다. 

 

 

 

                                 이분이 퇴임후 꿈꾸던 삶의 한 순간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손녀와 장난 하시는 모습

 

                                              아이스크림을 아이에게 녹여 주십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사탕인 것 같습니다. 

 

 

 

노대통령님 편히 쉬세요.

 

 

 

ps. 고양이 백만 양병설(?)을 제안합니다.

쥐를 잡기 위해서는 고양이가 많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