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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불안이 없는 삶

by 달그락달그락 2007. 6. 5.

원문: http://www.s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5014

http://www.newsgunsan.com/ngboard/read.php?table=cul&oid=56&r_page=1&category=&searchword=&rd=&PHPSESSID=9ae2a6d528daa569ce4733b3d2d20736

 

 

불안이 없는 삶

 

정건희 (군산시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스트레스는 항상 존재한다. 스트레스에 의한 긴장은 크고 작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인간의 내면에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이 긴장에서 오는 불안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불안을 이기지 못하면 당연히 정신적으로 힘겨워진다. 그 불안이 안정화 되어 사람의 삶에 지속적인 성장의 도구로 사용되어지면 좋을 진데 쉽지 않은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스트레스의 해결을 일이나 운동 또는 취미활동을 통해 건설적으로 해결되기도 하나 자살이나 살인 등의 극단적인 모습으로 치닫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국내 재벌 총수의 자녀, 연예인, 일반시민 등 여러 자살이 일어난다. 누구나 동경하는 직업과 부와 명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자살하며 가난에 찌들어 먹고 살기 막막한 극단적 환경에 몰려 살아가는 사람들도 가족과 함께 자살한다. 그 원인이 무수히 많이 있겠지만 어찌됐건 당사자 내면의 힘겨움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이러한 힘겨운 내면의 정신적 어려움은 매우 다양하다. 이 중 경쟁 심리는 특히 많은 불안을 안겨준다.
  
   “초과이윤의 발생은 경쟁을 유발하며 그 경쟁은 초과이윤이 소멸할 때까지 이루어진다.” 부동산학에서 바라보는 ‘경쟁의 원칙’이다. 청소년들 세계에 이 원칙을 들이밀어 보자. 이윤을 발생시키기 위해 교육을 한다. 학교교육의 목적은 대학입시(인간애, 사회성 함양 등은 책에 쓰여 있을 뿐 학교에서는 이상이다)이기 때문에 최고 이윤은 최고 대학이다. 여기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 대학 이후의 이윤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의 인간다운 삶을 통한 행복을 찾기 위해 공부하는 것인데 그 최상위 행복은 빠져 버린 상황에서 눈앞의 이윤만을 추구하고 만다. 청소년들에게 사회와 가정에서 거짓된 정보로 자꾸만 현혹하여 일류대학에 입학하는 게 행복의 길이라며 몰아간다. 결국 대학 졸업 때쯤 취업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며 가장 안정된 직업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대학 도서관은 온통 공무원시험 책으로 뒤 덮여 있다. 그래서인지 과거 고졸 중심의 9급 공무원도 근래에는 거의 대부분 대학 졸업생으로 채워진다고 한다.
  
   경쟁은 비교에서 출발하며 불안을 낳는다. 상대에 대한 나의 우월성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청소년기 가장 극심한 경쟁으로 인해 불안해하는 대상은 또래친구이다. 친구들과 비교하며 경쟁하고 불안해한다. 그 경쟁의 최고 정점에는 대학이 있다. 여기에서 대부분의 문제가 발생한다. 대학입시는 청소년들이 행복하기 위한 수단일진데 이 수단이 궁극적 목적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이전에 목적은 성취되어 버린 채 대학 졸업 전 안정된 직업을 찾아 움직인다. 눈앞에 안정된 생활을 위해 또 다른 경쟁에 매달려 내달리며 불안해 하는 기현상이 만들어진다. 안정과 경쟁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형상인데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두 가지 전혀 다른 모습을 같은 것 인양 강조한다. 그리고 행복은 안정을 찾는 것이기에 공무원이 돼야 한다며 논리를 정당화 시킨다.
  
   하루 종일 땅을 파고 저녁이 되면 다시 그 땅을 메우는 행동을 반복하면 한 달 5백만 원이상을 월급으로 지급한다면 평생 그 일만을 행하며 살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그렇게 살기는 불가능하다. 돈에서 오는 문제가 아닌 ‘가치가 없는 삶’에 대한 비참함을 어린나이에 경험한 나로서는 매우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청소년기 명문대학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것도 이유가 있을 수 있고 대학생활 동안 공무원 시험에 최선을 다할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그 근본 이유에 대한 성찰이 없이 맹목적 안정적인 삶에 대한 가치만을 생각할 때 그 삶 자체에서 오는 힘겨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생각 없이 땅을 파고 묻는 행위 뒤에 돈을 받고 영위하는 삶보다는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물 없이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땅을 판다면 힘겹겠지만 “불안이 없는 삶”이 만들어지지는 않을까?

6월 칼럼(불안이 없는 삶-정건희 관장).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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