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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달그락하이_달하

망했다고요?

by 달그락달그락 2022. 6. 14.

 

여름 방학에 달그락 활동에 참여하는 대학 실습생 면접이 있었습니다. 달그락의 청소년대표자회 임원 청소년 세 명이 대학생 9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봤습니다. 면접 마치고 시간이 조금 있어서 청소년대표 친구들에게 요즘 힘든 일 있었느냐 물었어요.

 

혜린 회장이 “5월 매월 달봉이(달그락봉사활동) 하는데 이번에 환경을 주제로 자원봉사 진행하다가 망해서 슬펐어요.”라고 했습니다. 갑자기 웃음이 나오는데 참았어요. 왜 망했는지를 알고 있었거든요.

 

달그락에 여러 자치기구 중 자원봉사 팀 라온이 있습니다. 이 친구들이 요즘 환경에 꽂힌 모양이에요.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상당량을 차지한다고 하죠. 2030년까지 섭씨 1.5도 기온상승 제한선에 맞추어 허용되는 온실가스 방출량의 절반 가까이를 가축 부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면서 콩고기를 만드는 활동을 준비했다는군요. 고기를 안 먹으면 가축을 이렇게 키울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번 자원봉사는 환경을 주제로 라온이 기획했고 외부 청소년을 모집했습니다. 참고로 달그락의 달봉이 활동은 청소년들이 진행하는데 또래 청소년을 모집하고 기획한 활동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 세팀으로 나누어 준비했고 홍보를 나름 한다고 했는데 참여자가 3명 밖에 없었다고 해요. 갑자기 친척과 동생 등 모두 연락해서 숫자를 맞추었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콩고기를 만들었습니다. 콩과 글루텐의 비율은 보통 콩 3컵에 글루텐 2컵이 일반적이라고 했는데 이 친구들은 글루텐을 너무 많이 부어 버린 모양입니다. 어찌 됐건 콩고기 만들어 냈고 함께 시식했습니다. 소감은 말을 못 하겠어요. 완전 폭망했다고 해서요. 혜린 회장은 생각처럼 결론이 나지 않아서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담당했던 선생님도 회의에서 쉬쉬하는 분위기가 감지됐어요.

 

이 활동 망했냐고요? 천만에요. 과정에서 배운 게 너무 많아 보입니다. 준비 과정에서 여러 차례 회의했고, 환경에 관한 공부와 인터뷰, 실제 반죽하고 콩고기 시식까지 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청소년 모집까지 하면서 프로그램 진행했으며 자신들이 보호하고자 하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달그락에서의 활동은 망한 활동이란 없습니다. 고민하고 노력한 만큼의 성과와 변화는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누구나 꽃과 열매를 보고 싶어 합니다. 열매를 만나기 위해서 먼저 집중해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땅을 잘 고르고, 최선을 다해서 뿌리를 돌봐야 합니다. 그런데 뿌리나 땅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꽃과 열매만 보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성경에도 기독교인에게는 9개의 열매가 나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랑과 기쁨과 화평과 인내와 친절과 선함과 신실과 온유와 절제입니다. 이 뿌리는 제가 보기에 십자가입니다. 기독교인이 십자가는 찾지 않고 열매만 생각하면 이상합니다. 더 이상한 것은 성령의 열매가 아닌 돈이나 권력, 명예 등 사회적 꽃을 찾는 이들을 보기도 합니다. 엉망인 겁니다.

 

일 마치고 귀가하는데 비가 많이 옵니다. 돌아오면서 내가 보고 싶은 열매는 무얼까? 꽃은 무얼까? 생각해 봤어요. 그러다가 에 꽂혔습니다.

 

꼭 열매를 맛봐야 하나? 땅과 뿌리에만 집중해도 얼마나 좋은데. 열매나 꽃은 못 봐도 가끔 기름진 땅만으로 기분이 좋기도 해. 열매를 맛보지 못해도 뿌리가 잘 내린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질 때도 많아. 그거면 됐지 뭐.”

 

마음속에서 이렇게 군시렁 거리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집중해서 돌봐야 하는 뿌리는 무얼까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달그락의 활동은 완전히 뿌리와 땅에 집중하는 활동입니다.

 

6.1 지방선거 기간 동안 달그락 청소년 친화정책 제안 활동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청소년들이 수개월 참여하면서 선생님들과 연구소 위원님들과 함께 분석하고 토론하고 조사, 인터뷰하고 방송에 취재까지 했습니다. 그들의 정책을 사회에 실제로 투영하기 위해서 도지사, 시장, 교육감 후보 등을 대부분 만나고 제안해 드리고 협약을 맺고 당선 이후 실행을 위한 표시까지 받았습니다.

 

정책 제안이 모두 수용되어 실현될까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평가회가 연달아 진행되고 있습니다.

 

달그락 청소년 친화정책 프로젝트 활동을 하며 후보들 공약을 공부하는 제 모습을 본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어떤 후보에게 투표해야 하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오히려 부모님이 저를 따라가겠다고 의견을 알려달라고까지 하시는 걸 보고, 많이 변화했다는 것을 느꼈어요.”

 

평가회 참여한 청소년 중 한 친구가 한 말입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달그락의 움직임이 멈추진 않을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달그락에서의 청소년 자치활동은 망한 게 있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망하지 못하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후원자와 우리 이웃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벌써 6월입니다. 땅과 뿌리에 집중할 때 꽃과 열매는 자연스럽습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땅이 비옥하도록 더욱 열심을 내야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삶에도 비옥한 땅과 건강한 뿌리 안에서 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2022년 따듯한 오후 6월에 정건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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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고요? 2022.6 열한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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