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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공격적이고 비판적인 말투

by 달그락달그락 2017. 11. 19.

공격적으로 대화하는 분들을 가끔 보게 된다. 자신의 주장이 명확하다. 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논리성이 있을 때 바로 지적하기도 한다. 토론회, 세미나 등에서도 가끔 보이는데 명확한 자기 주장과 화법으로 박수까지 유도하면서 자기 주장을 투영한다. 예전에 나를 돌아 보니 내 모습과 닮았다. 


명확한 내용으로 무장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데 말투는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나를 돌아 보니 인권감수성이 뛰어나서 또는 매우 논리적이고 명확한 사안이어서 타자의 이야기에 그렇게 대응한 게 아니었다. 내 주장의 관철과 내 인식, 내 경험에 따른 생각들이 더 좋다는 우월감이 더 많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박수도 받고 타자가 내 말에 별 말이 없거나 하면 주장을 받아 들인 것으로 이해하기도 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하고, 그 모든 인식과 경험에 따른 주장들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타자가 자연스럽게 인식 할 수 있도록 서로 간 나누고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지, 논리적이고 강한 주장과 공격적 화법으로 관철시키는 것은 타자를 이해시키기 보다는 상처를 주고 오히려 회피하게 만든다. 



어제 어떤 토론회에서 만난 어떤(?) 분의 주장과 태도를 보면서 이전의 나를 투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 자신을 보니 참으로 못났다는 생각을 했다. 이 분이 못났다는 게 아니다. 나름 자신이 일하는 기관에 프라이드 넘쳤고, 인권감수성 뛰어난 것처럼 작은 말투나 대화 내용 하나에도 꼭 집고 넘어가며 공격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이 분의 이야기 질의 응답 받다가 토론 내용과는 전혀 관계 없이 이전의 내 태도가 비춰 보였을 뿐이다. 


이 분과의 대화에서 특별히 반론이나 보완해서 설명하지 않았다. 내가 깨달은 바 대하는 태도랄까?  


다수결의 합리성은 이해한다. 하지만 답은 아니다. 어떠한 사안을 사람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지난하고 지루하고 답답하지만  대화 하는 과정 그 자체가 너무 귀한 일이다. 우리 사회에 어떤 일이든지 그렇다. 


혹시나 앞에 서거나 촉진의 위치에 섯을 때 그 지난한 기다림이 가장 큰 역량이고, 가장 크게 필요한 것이다. 나름의 논리성을 내세워 매우 공격적인 말투로 상대를 주눅들 게 하는 태도는 정말 좋지 않은 화술이다. 앞으로 또 내가 어찌 변할지는 모르겠다만 가능하면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는 훈련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열심히 듣고, 또 듣고 또 듣자. 내가 인간관계에서 조금 더 진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길중에 하나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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