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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청소년운동 (1): 청소년참여를 중심으로 한 지역 청소년운동

by 달그락달그락 2016. 12. 18.

청소년참여를 중심으로 한 지역 청소년운동1 

- 달그락달그락 활동을 중심으로 - 


정 건 희

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1. 지역사회와 청소년운동  


지역사회는 내가 삶을 살아 내는 곳으로 ‘생활공동체’로서의 공간이다. 청소년들은 지역사회 공동체의 시민으로서 대우를 받고 있는가? 청소년과 지역사회를 연결 지어 이야기 할 때면 관련 전문가들은 자원연계의 터전으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들에게 지역은 자원연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살아 내는 공간인데도 말이다. 지역은 청소년들을 위한 서비스 대상 이전에 그들의 삶이 존재하며 참여하는 공간으로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장소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는 청소년은 참여하는 시민으로서 공동체 일원 보다는 입시만을 위한 학생의 신분권을 가진 관리통제의 대상으로 존재할 뿐이다.


삶을 누리고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지역사회는 이미 공간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의 다양한 사회적 관계와 심리적인 유대감, 소속감 등이 있어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란 어떠한 곳일까? 심리적인 유대감과 소속감이 있을까? 우리 비청소년인 기성세대 들은 청소년들이 함께 지역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을까? 그렇지 못했다.  


지역은 청소년기가 끝나면 어떻게든 내 쫓으려고 안달 난 것만 같다. 수능 이후 서울 등 수도권으로 보내야만 된다는 목적을 암묵적으로 취하고 있다. 지역사회를 떠나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괜한 열패감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까지 있다. 상당수 지자체장들의 교육공약은 서울의 유명대학을 목표로 하는 사업들이 많다.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는 19살 이후에는 떠나야 하는 공간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지역사회는 오래도록 거주하며 삶을 나누는 공간이기 보다는 입시를 위한 수단으로서 접근되어 자신의 삶과 괴리된 섬과 같은 공간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서울 경기권 등 수도권의 청소년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있으며 심리적 유대감 등 공동체성을 가지고 있을까?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를 접근하는 그들만의 의미 파악 또한 쉽지 않다. 서울경기의 수도권 지역과 이외의 지역과의 차이도 있으며 다양한 공간상의 제약과 관계에 따라 다양하게 접근될 것이다. 


지역사회의 주요한 관계의 문제는 청소년들로만 한정될 문제는 아니지만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시민적 관점에서 청소년들은 왜곡된 학생의 신분권이 강조되며 배제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그들도 한 세대로서의 역할이 존재하며 지역 시민으로서의 위치가 있음에도 지역 정책 추진 등 지역사회에서 입시대상으로서 고립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성인중심주의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의 통념에 의해 청소년정책, 교육정책 등 그들의 삶에 실질적으로 연결되는 대부분의 모든 일들이 비청소년인 기성세대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지역의 심리적 유대감은 개인 또는 사회적 역사와 문화에서 기인된다. 특히 지역 사람들과의 관계는 청소년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공동체 형성의 요인이다. 성인중심주의를 배격하고 청소년들을 지역사회 참여의 주체로서 인정하려는 노력이 없을 때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들의 삶은 단절되어 더욱 피폐 청소년들은 지역에서 학생의 위치에서는 살고 있지만 시민된 삶을 존중받지는 못하는 비참여적인 존재로서 강요받고 있다. 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들의 삶은 어찌해야 할 것인가? 


나는 청소년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시민으로서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삶을 살고 있는 공간의 문제가 무엇인지 살피고, 이 시대의 정신은 무엇이며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찌 해야 하는지 성찰하려는 노력을 통하여 긍정적 변화를 위한 움직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반적인 행위를 ‘청소년운동’으로 표현한다. 


그 동안의 청소년운동은 몇 가지 주요한 관점으로 제시되어 왔다. 대부분 학생운동이나 교육운동의 한 부분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통념상 운동(movement)의 단어가 우리 사회에 내포하고 있는 일상적이지 않음에 입시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순수한 청소년들을 그 누군가 배후조종한다는 배후 조종설로 비판당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 운동을 무엇이라고 규정했는가? 


“일제시대의 2.8 독립선언과 3.1운동, 6.10만세운동과 광주학생의거, 그리고 4.19의거를 시작으로 한 60년대 이후의 민주화운동은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청소년들이 사회운동을 통해 이룩했던 역사이다.”2 


“동학혁명운동과 관련하여 우리의 전통적 청소년운동의 정신적 여원이었던 화랑도 정신이 동학사상에 계승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단군이래의 홍익인간 이념과 화랑도의 충과 신으로 집약되는 정신은 이후의 각 시대 청소년운동의 맥으로 계승되어가면서 민족주체성을 형성하여 나갈 수 있게 한 주요한 바탕이 되고 있다. … 중략 … 청소년운동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다. 각자의 시대가 안고 있는 과제는 무엇인가를 보는 것이다.” 4


청소년운동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큰 줄기로 보자면 대부분 사회변화의 운동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제시대의 2.8독립선언과 3.1운동, 이후 4.19 등 그 시대의 역사적 문제의 중심적 역할로서의 사회 참여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학생운동의 한 부분이거나 청년운동의 한 영역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 청소년운동의 정신이나 이념을 과거 홍익인간과 화랑도, 그리고 동학농민운동까지 연결해 설명하기도 한다. 몇 가지 논의와 연구, 그리고 현장에서 삶을 살고 있는 관점으로 ‘청소년운동’이라고 표현되는 대부분의 개념 설명에서 한 가지 확실 한 것은 “그 시대의 공간에서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어떠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소년참여’는 그들 삶의 공간에 청소년들의 권리가 반영되는 과정이다


지역사회에서 청소년이 참여한다는 것은 권리와 책임을 가진 시민으로서 다양한 의사가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것을 의미한다.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격려와 지지, 전문적 기술을 통해 도와야 한다. 청소년운동을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비청소년의 참여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실제 자기 주도적 참여 수준이 높은 청소년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청소년들도 있다. 


또한 청소년운동의 핵심은 그 사회에 당면한 청소년인권 등의 문제해결을 위해 참여하거나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고 10대 이후의 기성세대가 그들을 이해하고 수평적 관계에서 함께 한다면 오히려 청소년운동은 지속가능한 기반을 마련할 수도 있다. 청소년운동을 청소년이 주체가 되어 그 시대, 그 공간의 어떠한 뜻과 목적, 이상을 세우고 실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여 이루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한다면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게 지속가능한 운동의 확장을 꾀할 수 있다.  


그 동안의 청소년운동 단체, 기관이라고 소개 되었던 다양한 곳들이 있다. 전통적으로 오래된 청소년단체들이 있는데 흥사단, 스카우트, YMCA, YWCA 등의 단체들에서도 청소년운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더불어 최근 수년간 청소년 인권을 중심으로 진행해 온 아수나로 등의 청소년운동의 관점이다. 또한 청소년활동시설들에서 진행하는 청소년들의 활동을 운동으로 표현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러한 관점들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아수나로 등 청소년인권 운동 단체들에서 청소년들의 권리와 해방을 위한 운동으로 집중하는 것5에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청소년단체들은 청소년운동을 하고 있는가?" 

"청소년계라고 표현되는 청소년시설에서의 활동은 청소년 운동적 관점을 취하고 있는가?" 


다양한 논의가 쏟아지겠지만 본고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다만, 청소년운동은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 청소년 참여 수준이 높아야 한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그들의 삶과 마주하고 있는 현시대의 문제들을 청소년 자신이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프로그램이나 사업 등을 위해서 청소년을 ‘대상화’하여 이용하는 일들은 청소년운동이 아니라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기존의 청소년단체와 시설들은 어떠한가? 몇 가지 관점과 인식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각자가 속해 있는 단체와 시설에서 자신들이 평해 보는 게 좋겠다. 


오래된 청소년단체, 청소년시설들과 최근의 인권단체들의 청소년운동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청소년참여 수준도 제각각이다. 어떠한 잣대가 옳고 그른지 알지 못하겠으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무 생각 없이 청소년들을 자기 사업의 대상으로 쓰고자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 만큼은 청소년운동을 운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청소년운동’에 대한 나의 주장은 단순하다.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자신이 속한 삶의 공간을 꿈꾸고 이상으로 생각하는 인간다운 삶을 실현시키는 실질적인 활동의 과정 그 자체다. 지역사회의 기성세대는 이러한 청소년들을 지지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연대하는 것이 청소년운동을 지속가능하게 돕고, 그들이 원하는 삶의 이상을 청소년과 비청소년 모두에게 안내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주요하다고 인식한다. 청소년운동을 하는 비청소년 청소년활동가는 청소년들이 그들의 삶과 공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을 지지하는 기성세대들을 연대하면서 조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일을 한다. 결국 ‘운동(movement)’은 당사자의 어떤 뜻과 이상이 존재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움직임과 함께 사람들의 연대와 조직이 맞물려 확장될 때 사회적 변화는 이루어진다. 


청소년자치연구소와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은 이러한 청소년운동의 가치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서 나름의 고민을 가지고 설계한 플랫폼이다. ‘달그락달그락’은 청소년자치기구 청소년들이 사회참여, 경제, 역사, 블로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들을 지원하는 청소년위원회와 연구위원회, 그리고 자원 활동가와 후원자(달그락 지기)가 조직되어 있다. 나를 포함한 상근 활동가들의 주요한 일들은 이러한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을 모으고 함께 소통하고 그들이 자신의 삶과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과 지역의 다양한 기성세대들과 연대하며 조직하여 지원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청소년참여 중심의 지역 운동에 대해서 현장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하기 위해서 달그락달그락이 만들어지게 과정과 활동에 대한 내용을 그 동안 블로그와 카페, 페이스북 등에 안내했던 글을 수정 보완 했다. 현장의 날 것을 그대로 전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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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첨부한 원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원고 양이 많아서 모두 블로깅하지 못했습니다. 아래 내용 다운 받아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픈최종- 정건희 소장 발표 원고.pdf





  1. 이 글을 인용하실 때에는 다음과 같이 작성해 주세요. “정건희(2016). 청소년참여를 중심으로 한 지역운동. 한국시민청소년학회, 글로벌청소년학회, 들꽃청소년세상, 청소년자치연구소, 전라북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 군산시 연합 학술제-다시, 청소년운동으로 자료집” [본문으로]
  2. 이민희(2011). 한국과 독일의 청소년운동에 관한 비교사적 연구. 청소년학연구. 18(4). 349―382 [본문으로]
  3. 선우기성(1973). 한국청년운동사. 금문사 [본문으로]
  4. 장혁표(1998). 교사교육연구. 35, pp 13-24 [본문으로]
  5. 청소년운동은 청소년들의 권리와 해방과 행복을 위한 운동이다. 좀 더 말을 붙여 본다면 ‘청소년에 대한 억압, 차별, 배제, 착취, 무권리의 문제에 맞서 청소년들이 더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운동’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 출처. 공현, 『오늘의 교육 2013년 3․4월호』 ‘청소년운동론’ 예고편 [본문으로]
오픈최종- 정건희 소장 발표 원고.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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