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공간1 이사하고 처음으로 내 공간을 만들고 있다. 집이 일차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이사 후 거실을 반 서재, 반 카페 형태로 바꾸려고 노력했다. 최근 몇 주간 매일 밤 조금씩 청소하며 정리했다. 핵심은 버리는 일이었다. 무조건 버리고 또 버리고 버렸다. 작은 아파트에 이렇게 잡다한 책과 자료가 많은 줄 이제야 알았다. 오래전이다.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내 방이 생겼다. 허름한 달동네 길가에 있는 집이었다. 갑자기 내 방이 생겼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방에 이부자리 빼놓고 가져다 놓을 게 별로 없었다. 안방에서 한쪽에 쌓여있던 전집과 내가 읽던 책을 책꽂이도 없이 이부자리 옆에다가 가지런히 세워놨다. 방이 꽉 찬 느낌이어서 좋았다. 아무것도 없던 집이었다. 가끔 천장에서 쥐 돌아다니는 소리가 나는 오래된 집. 문 열고 나가면 바로 사람들이 왕래하는 .. 2024. 1.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