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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더가 되고 싶은 나에게

by 달그락달그락 2025. 11. 12.

나는 좋은 리더인가?

몇 개월 참다가 사무실에서 한 후배에게 큰(?)소리 냈다. 너무 오랜만이어서 말하면서 나도 놀랐다. 늦은 밤 귀가 후 자책 중이다. 그러지 말걸. 괜히 그랬나 싶다. 하지만 한편에는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또 안 할 텐데 하는 마음도 있다. 몇 달 동안 수차례 반복해서 주의 주고 안내하고 설명한 일인데 또 안 했다. 그래도 따로 불러서 이야기할 걸. 계속해서 오락가락 양가감정이다. 선후배들과 활동하면서 리더 역할의 내 모습은 아직도 좌충우돌이다.

이전에 나는 거칠었다. 완전 목적 지향적인 사람이었다. 청소년을 위한 어떤 일이 숙고 끝에 결정되면 앞만 보고 갔다. 잘하고 싶었다. 현장 활동가이면서 연구자로서 전문성도 있어야 했고, 다른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일이 대부분이었기에 더 잘하고 싶었다. 함께 일하는 분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설명한 후, 결정되면 앞만 보고 갔다. 잘 안 되면 ‘욱’할 때도 잦았다. 내가 나를 절제하지 못하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열정적이라는 표현으로 돌아왔다.

나와 3~4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활동하며 인생을 같이 산 후배들이 있다. 어느 날인가 “나와 똑같은 사람이 현장에 내 선배였다면 나는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나에게 했다. 정말 생각이 많았다. 이 바닥(?)에서 거의 유일하게 존경하는 들꽃 김 목사님과 이런 대화 중 “그 친구도 정 대표 때문에 복 받은 거야.”라고 이야기해 주었지만, 내가 나를 보면서 멈칫하는 나를 보고 웃겼다.

30대 초·중반에 청소년시설 기관장이 됐다. 활동하던 단체의 공간과 재정적 어려움이 있었다. 그 때 지역에 청소년시설이 새로 지어져 위탁받아 운영했었다. 계획서도 열심히 썼고 당시에 나름의 꿈도 있었다. 후배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게 선배의 역할이라고 믿고 매일 아침 회의를 열었다. 1시간여 빨리 출근했고 하루 일정을 체크하면서 매일 선생님들께 발표시키고 토론하고 제안했다.

그렇게 오전을 보냈고, 점심 먹고 자기 활동에 집중했다. 저녁 일정 마치면 근처 통닭집에서 늦은 시간까지 맥주 한두 잔에 하루 일과 이야기하며 삶을 나누었다. 그게 선배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치열했다.

현장에서 삶을 걸 수 있는 가치와 철학, 그 안에 전략적인 전문성을 아는 만큼 최선을 다해 후배들에게 안내하는 활동이 선배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몇 년을 있다가 20명 가까운 기관의 실무 운영자가 되었고, 이후 마흔 전 독립(?)해서 지금의 연구소를 만들었다.

3년여 프리랜서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네트워크 만들며 운동했고, 연구용역과 강의, 집필이 주 수입원이 됐다. 당시에도 전국 네트워크를 몇 개 만들었는데, 그 안에서 리더십과 조직 운영에 대한 또 다른 차원을 경험했다. 전혀 다른 기관, 단체와 법인 사람들 속에서 현장과 연구자들까지 연대하고 활동하면서 또 다른 면을 몸으로 알게 되었다.

그 가운데 11년 전 현재의 기관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연구소는 법인과 결합이 되었고 본이 되는 선배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단체에 상임이사로도 활동하며 이일 저일을 맡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깊게 나누는 후배들은 달그락에 있는 선생님들이다. 이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고민도 깊다. 시간을 보내면서 이전과 다른 것은 나의 부족한 모습이 갈수록 커 보인다는 것.

좋은 사람을 만나면서 저 사람처럼 행동하면 어떨까 하며 흉내도 내보려고 했지만, 그게 답이 아니었다. 나는 나였다. 사람에게 좋은 면이 있으면 반드시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좋은 점은 배우고 닮고자 하는 노력도 필요하나, 개인이 가진 특수성과 역사, 학습과 삶의 환경은 그 공간에서 당사자에게 가장 좋은 점을 찾아내는 게 옳다.

좋은 사람, 좋은 시민, 좋은 리더, 좋은 팔로워 등 좋은 그 무엇이 되고 싶지만, 여전히 내 안의 나를 보면 부족한 모습이 너무 커 보여.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나 됨이 무엇인지, 내 부족한 부분은 지금의 학습량과 경험, 성찰로 커버가 가능할지. 여전히 부족한 사람으로 비틀비틀 앞으로 가는 것 같아.

결론. 좋은 리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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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잃어버려 안경점 갔다. 보이는 것도 없다. 뵈는 게 없어서 욱했나? 오랜만에 웃긴 사진 한 장 투척. #리더 #팔로워 #선배 #후배 #동료 #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