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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낚는 어부 vs 낚였네?

by 달그락달그락 2020. 12. 22.

어떤 청년이 "저 이 활동할래요." 그러자 옆에 있던 후배 녀석이 "저 친구 소장님께 또 낚였네."라고 했다. '낚였다?'라고 하니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았다. 몇 년 전 기억인데 아직도 선명한 대화다.

 

보통 '낚이다'는 '바람직하지 못한 꾀나 술수에 걸리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내가 청년에게 술수를 부려서 나의 이기성을 발현했나? 그건 아닌데 왜 저 녀석은 내가 낚았다고 하지? 기분이 영 안 좋았고 생각이 많아졌다.

 

'활동'은 사람과 함께 한다. 그 일은 다름 아닌 사람에 의해 사람을 위해 하는 움직임이다. 당연히 청소년, 청년활동의 중심에는 당사자들이 있고 그들이 많이 참여할수록 그들에게 복이 된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니 이렇게 미친 척하고 움직이는 것 아닌가.

 

 

성경에는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그랬다. 여기에서 사람 낚시꾼의 의미가 아니다. 거꾸로다. 너 어부 그만두고(돈 버는 일 그만두고) 나랑 같이 복음 전하러 가자는 의미였다. 교황의 인장이 어부의 반지인 연유다.

 

기독교에서 전도는 본질적인 행위다. 방법은 여럿 있겠지만 사람을 낚는 다는 것은 꾀나 술수를 부리는 행위가 아닌 당사자에게 가장 귀한 선물을 주는 일이다.

 

지금 우리네 하는 청소년/청년활동이 술수를 부려 이기성을 찾는 일이라면 바로 그만두어야 한다. 재미도 없을 뿐더러 지치기만 하는 일인데 사람을 모으고 연결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냥 돈 버는 데에 집중하면 된다.

 

이 활동의 본질, 가치에 믿음이 있고 확신이 있기에 많은 이들에게 안내하고 함께 하기를 원할 뿐이다. 함께 했던 많은 이들이 그 증거라면 증거다. 어부는 물고기 낚아서 잡아 먹거나 팔려고 하지만 성서에서의 어부는 다른 차원의 의미다. 반복하지만 역설적으로 물고기 잡는 일 그만두고 사람들에게 가장 근본적으로 이로운 일을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때 그 녀석(후배)이 툭 던진 말의 의미는 근본을 모르고 던진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내 보기에 농담한다고 한 이야기다. 그 말을 한 후배는 수년 동안(지금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네 일은 사람을 낚는 일이 아니다.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나누는 일이다. 그들의 삶이 복이 되기를 기원하는 일이고, 그런 과정을 함께 나누는 일이며, 나(우리) 또한 함께 하면서 감사하고 감동하는 복이 되는 일이다. 함께 하는 '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