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머리에 고속도로는 있지만 친구는 없다

by 달그락달그락 2005. 5. 8.

 

 

 



 

 

“이 순간에도 적들의 책장은 넘어간다“

모 방송국에서 매주 금요일 밤 전하는 한 프로그램에서 요즘 고1 학생들의 힘겨운 내신 올리기에 대해 방송 했었다. 한 학생이 잠 못자며 독서실 자신의 책상 앞에 붙여 놓은 문구이다. 여기에서 적군이라 이야기 함은 당연히 한 반에서 함께 공부하는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 일진데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기에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그리 잘 알지는 않으리라. 그렇더라도 자극적이고 억측에 가까운 표어이며 자신을 일깨우고 공부를 더하기 위해 적어 놓은 글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섬뜩하기만 하다.

“학교는 경찰이 접수한다”
학교폭력이 불거지니 거기에 따른 다양한 대안이 마구 쏟아진다. 교내 CCTV설치, 스쿨폴리스제, 신고제, 경찰 합동 단속 그 안에 학생들의 이야기는 없다. 문제가 불거지고 경찰이 개입하면서 지역별 경찰서에서 건수 경쟁이 붙어버린 모양이다. 어느 시는 몇 건 하면 바로 어느시는 몇 건 하는 식으로 연일 언론에 보도되어졌다.

“시위는 어른들만 하는 거다”
5월7일 학교의 학생들이 촛불시위가 취소되었다고 한다. 고1학생들의 휴대폰에 내신등급제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에 참여하라는 문자 메세지는 서울 뿐 아니라 부산, 대구, 전주 등 지방까지 확산되어가고 있다고 연일 언론에서 전한다. 학교에서는 집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은 교칙에 위반되므로 강력히 대응하고 처벌을 하기고 했다고 한다. 처음 서울의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기획했던 단체인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에서의 계획은 성적문제와 학교폭력 문제로 자살하는 학생들을 위한 추모제를 계획했었다고 한다. 내신등급제 반대로 변화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당황해 했다고 한다. 어찌됐건 취소되었다고 전해진다.

“머리는 스포츠형 짧은 머리가 공부하는데 가장 좋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청소년들이 근래 꾸준히 진정을 내고 있는게 있다. 두발자율화에 대한 문제이다. 대부분의 학교의 교칙을 따른다며 그에 맞게 학생들의 머리를 교사들이 손질해 주는 아름다운(?) 미덕이 아직까지도 존재하는 모양이다. “귀밑 3cm, 양말은 흰색이고 무늬가 없어야 하며 발목양말은 금지다. 치마는 주머니 선까지 박아야 하고 마이는 주머니 아래가 남아야 한다. 신발은 빨간색은 금지다.” 우리의 현존하는 학교교칙의 한 부분이다.

현재 이러한 우리의 청소년환경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학생신분인 청소년들의 일인데 그들은 어디에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배경이나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며, 서울권의 일류대학에 입학하면 자신의 삶이 변화할거라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발자율화에 대한 문제는 벌써 5년 전에 한 청소년이 사이버상에 WITH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두발자율화에 대한 서명운동을 시작하며 사회적인 이슈를 일으키며 수많은 청소년들이 서명을 함으로써 교육부 방침이 정해졌었다. 학생, 학교, 학부모의 합의하에 자율적으로 학교에 그러한 사항은 맞긴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학교교칙이나 여러 일들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지는 학교가 과연 몇 군데나 있을까?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순수한 실력으로 성공하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 실력만의 대학을 위해 우리 청소년들이 그렇게 몸부림치는 것은 아닌 듯 싶다.

모든 것을 유보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한다. 청소년기가 ‘지불유예기’라고까지 정의해 버린다. 그 안에 모든 병폐가 있는데도 끝간데 모르고 몰고 간다. 입시를 위해 친구는 적이 되어야 하고 입시대열에서 탈락한 청소년들은 주변을 맴돌며 다른 환경에 놓여진다. 대한민국헌법에는 모든 국민이 행복할 권리가 있음에도 우리 청소년들은 거기에 편입되어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행복도 유보되어져 입시기계로서의 소명을 다하는게 그들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서일까? 지난 5월 3일 통계청이 내놓은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03년 15~19세 청소년 10만명당 사망률은 운수사고에 이어 자살이 두번째로 높았다고 전한다. 청소년 사망원인 중 ‘자살’이 ‘자동차 사고’에 이어 2위란다.

이젠 그만 하자!

 

------------------------------------------------------------

 

여성의 전화에서 요청한 원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