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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 자리에서 만난 모든 것의 이유

by 달그락달그락 2022. 10. 21.

그리스의 철학자였던 유스티누스. 그는 기독교 신앙을 고백했다는 이유만으로 잔혹한 고문에 시달리다 죽임을 당하는 일이 로마에서 횡행하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기독교도들은 인육을 먹고 근친끼리 난교를 한다는 헛소문이 퍼져 있음도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학살과 왜곡을 막고자 로마 황제에게 잘못된 일들을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써서 보냈다. 사실 이는 엄청난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었다. 이 편지로 인해 결국 유스티누스조차 참수형을 당했으니까.

 

로마제국은 다신교 국가였고 황제들은 자신을 신격화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니 유일신을 주장하고, 귀족이든 노예든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인간은 신 앞에서 평등하다고 믿는 기독교가 꽤 마뜩잖았을 것이다.”

 

오늘 아침 한채윤 님의 한겨레 칼럼 중 일부다. 감리교 총회에서 차별받는 성소수수자에게 축복식을 행한 이동환 목사에게 2년 정직 판결을 내린 것을 비판하면서 쓴 글이다.

 

 

제작년에 공개된 메시아라는 넷플릭스 드라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사이에서 난민들을 이끌고 영적인 사건들을 일으키는 30대 초반의 청년에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그가 보이는 행동이 꼭 2천 년 전의 예수와 닮았다. 이슬람에 코란을 들고 예수가 나타난 듯 보여.

 

당연히 드라마 공개하자마자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난리가 났다. 이슬람도 똑같이 열받은 모양이다. 예수 흉내 낸다고 방영 중단하라고 관련 모든 종교기관에서 항의했다고 하지. 미국의 전쟁범죄를 비롯한 온갖 악행들을 언급하는 장면까지 나왔어. 미국에서도 논란이 일었던 드라마.

 

시즌2는 논쟁 가운데에서 역시나 취소되었다. 지난주부터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쪼개 보고 있다. 이제야 2편 보는 중. (잘도 쪼갠다.)

 

어떤 이들(?)은 자기의 선 자리라고 믿는 자기 진영에서만 사회를 보면서 행동을 취하는 것 같다. 본질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저 자기 편의 선 자리에 신이 중요한 것이지 그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신이 행한 그 본질적인 인류를 위한 사랑을 실천한 내용을 보면서 배우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 편 안에 누군가가 메시아(?)라는 것을 믿는 것일까?

 

2천 년 전 기독교는 핍박받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믿는 종교였다. 근친상간에 난교하는 사람 같지 않은 자들이라면서 거짓된 비난을 받았고, 신 앞에 모두가 평등했기에 약하고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형제자매로 함께 하며 섬겼던 종교다.

 

그때 선자리에 있는 기독교인들 대부분은 가난하고 약한 이들이다. 유스티누스와 같은 철학자는?

 

2천 년이 지났다. 기독교와 이슬람, 성경과 코란에 같은 구약이 들어 있고 신약도 유사한 게 많은 경전. 개신교에서는 이슬람은 완전 이단으로 치부한다.

 

성경과 코란에 본질은 무얼까? 섬기고 있는 신이 추구하는 그 본질은 우리가 선자리일까? 그 진영에서만 만들어진 어떤 관점과 논리로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단하면서 2천년도 전에 흘러 내려온 몇 문장으로 현재의 사람들을 나누고 차별하며 핍박하는 희한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요즘은 오랜 전 빨갱이 논쟁까지 튀어 나왔지 뭐야. 종북, 주사파. 내 편이 아니면 모두 빨갱이인거야. 권력자는 주사파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는 말을 던저 놓고 너희들 한번 싸워 보라며 부채질 하는 것 같다. 그 싸움 가운데인지 주변부인지 어디엔가 일부(?) 기독교인들이 있다는 게 너무 아파. 성과 이념, 지역과 나라 등 그들이 선자리를 통해 무조건적인 차별과 혐오가 넘치는 세상인거야.

 

중국도 베트남도 모두 공산주의 나라인데 그들도 모두 빨갱이여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건가? 그들 나라에서 일하는 한국 교민이 얼마인지는 알까? 빨갱이들과 일하니 그들도 빨갱이라는 말인가? 도대체 주사파는 어떻게 판명을 할까? 우리사회에 북한이나 김정은을 추종하는 이들이 그렇게 많은가? 아직도 그런 놈들이 있다면 미친거 아닌가?

 

차별과 혐오를 넘어 다양성을 존중하는 평화의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던 종교, 특히 기독교의 본령은 어디에 갔을까? 아무리 이해하려고 요즘은 잘 모르겠거든.

 

그들은 2,000년 전에 그 예수를 알기는 할까? 나는?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