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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는 일은 해야 할 활동이다.

by 달그락달그락 2022. 4. 20.

책 출판 계약했다. 사장님이 서울에서 군산 내려왔다.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기필코(?) 오셨다. 원고는 지난주 넘겼다.

 

청소년진로와 관련된 책이다. 정확히 말하면 청소년 삶에 대해서 썼다. 내가 만난 많은 청소년의 삶과 그들을 안고 있는 사회, 나의 관점까지 포함된 진로에 대한 안내서다. 쓰면서 나를 많이도 돌아보게 됐다. 청소년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고, 결국 사람에 대한 진로 즉 삶의 포괄적인 문제가 중첩되었다. 대중서로 가능한 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

 

이 책까지 하면 나에게는 여섯 번째 책이다. 재작년 출판한 이론서인 청소년활동론은 개정판 내기로 했다. 지금까지 한 권을 제외하고 대부분 이론서다. 출판사 대표님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었다. 출판 상황과 근래 만나고 다니는 학자와 작가 이야기, 청소년 이야기하다가 자신의 어린 시절 삶에 관한 이야기까지 꽤 깊이 나누었다.

 

나에게 책 내는 일은 경제적인 것과 연결하면 가장 비효율적이다. 돈이 되지 않는다. 가끔 베스트셀러가 되면 현장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꿈(?)을 넘어 망상을 가질 때가 있다. 지금 진행하는 활동이나 새로운 달그락 준비하는 선생님께도 몇몇 후배들에게도 지원해야 할 곳은 널렸는데 돈만 없다.

 

이론서는 그만 쓰기로 했다. 나에게 큰 의미가 없고, 요즘에는 재미가 없다. 현장의 삶에 대한 부분과 달그락과 길청 등 실제 현장 사례와 기관운영과 조직에 대한 내용은 혼자서 끄적끄적 기획 중이다. 현장에 대한 이야기와 사회적 관점 등은 시간 되는 대로 쓰련다. 재미를 넘어서 해야 하는 활동이다.

 

아침에 법인 회의가 있었다. 안산의 국장님 한 분은 코로나 걸려 집에 있는데도 줌으로 들어왔다. 미안함이 컸다. 회의 참여한 이후에 알았다. 회의를 했고 밥을 목구멍에 쑤셔 넣었다. 오후에 사장님을 만났고, 다음 주 마을방송에 지자체장 후보 초청 때문에 전화를 많이 했고, 연구소 샘과 두 시간 넘게 회의 아닌 회의를 했다. 살짝 지쳤고 저녁에 길위의청년학교 청년들과 연구회 했다.

 

길청 선생님들 표정도 많이 지쳐 보인다. 프리랜서, 대학원생, 청소년시설 기관장, 방과 후 대안학교, 현장 실무자 등 다양한 선생님이 학생들인 길청. 모두가 현장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면서도 무언가 공부하고 새로운 꿈을 꾸며 참여하는 청년(?).

 

그리고 또 하루가 갔고 시간이 지금이다.

 

요즘 신문 보는 게 겁이 난다. 입학에 인용도 안 된 표창장 한 장에 한 청년의 인생이 부정당하는 사회가 됐다. “자칭 진보라는 사람들이 이런 처벌이 정당하다고 말을 하며, 보수 또는 수구들은 오히려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이 현상은 무엇을 말하는가.” 노 시인이 그랬다.

 

싸움해야 할 곳, 저항해야 할 곳, 타협해야 할 곳, 조율해야 할 곳 등 선택해야 할 환경과 관계가 존재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 정의가 무엇인지, 그 중심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아닌 게 아니라고 이야기 할 때도 아닌 게 맞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아닌 게 진실이 되는 때가 있었다.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화가 나는 것은 정치사회적 환경이 바뀔 때마다 아닌 것도 옳은 것도 없이 그저 그 환경에 따라 움직여 가는 사람들을 만날 때다. 나도 그런 사람이 아닌지 가끔씩 두렵기까지 하다. 기준을 잡고 원칙을 지키되 신념은 의심하고 겸손하게 배우면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더 강하게 이야기해야 할 때다. 최소한 비겁한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

 

피곤타. 퇴근 후 맥주나 한잔 마시고 쉬려고 했는데 괜히 노트북 켜고 이런 글이나 끄적이고 있다니. #이제그만. #22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