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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중심 사고의 자루 태우기

by 달그락달그락 2018. 1. 1.

스승에게 제자가 용서할 수 없는 자들이 많다면서 어찌 해야 하는지 묻는다. 스승은 제자에게 감자와 자루를 가져 오라고 하고, 감자에 네가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름을 한명씩 새겨서 자루에 넣으라고 했다. 


스승은 제자에게 어디를 가든지 그 자루를 들고 다니라고 했다. 제자가 자루를 들었다. 처음에는 그리 무겁지 않았지만 계속 들고 다니다 보니 무거워졌고, 일주일 정도 지나니 이름 새긴 감자의 부위가 썩어가면서 악취를 내기 시작했다. 


오늘 예배시간에 ‘용서’라는 주제로 목사님이 설교하시면서 예화로 꺼낸 이야기다. 용서가 안 되는 사람이 있다. 문제는 용서 하지 않고 미워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내 자신이 힘들어 진다는 것. 


나를 위해서도 용서는 너무나 필요하다. 미워하는 이들을 담고 있는 이 자루는 ‘나 중심 사고’라고. 그렇지. 진짜 소수의 나쁜 놈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관계 대부분은 오해가 문제를 낳는다. 오해의 근원은 나 중심 사고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이 자루를 없애 버리는 것이다. 





새해를 하루 남기고 송구영신 예배 하면서 이번 해에 용서를 구할 것과 새해에 이런 내가 되게 해 주라는 소망을 적는 종이를 책상위에 펴 놓으니 멍했다.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나, 가정, 우리 기관과 지역사회의 모습들은 무엇일까? 


감동하고 감사하면서도 매번 갈등하고 아픈 적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나 중심 사고에서 오는 그 ‘자루’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닌가? 이 자루를 분석해 보니 ‘나 중심 사고’를 만들어 내는 녀석이 ‘욕심’이었다. 이것을 완전히 내려 놓는 일이 내 안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인 일들이다. 


청지기로 내가 가진 게 내 것이 아니라고 매번 고백하면서도, 행하는 활동 만큼은 어떤 가치를 두고 정말 잘 하고 싶은 욕심이 너무나 크다. 이것도 욕심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게 얼마 되지 않는다. 이 또한 내려 놓을 일이다. 내가 행하는 일이 아니기에 모두 내려 놓을 일이다. 


내 주변 사람들과 더 사랑해야겠다. 무엇을 이루어서가 아니라 존재 하는 그 자체만으로 사람에 대해 더 감동하고 감사하면서 열심을 다해 함께 하면서 그 순간을 누리는 삶. 이번 해에는 꼬옥 이루고 싶다. 그 순간을 감사하고 감동하는 순간을 누리는 삶이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왜 이리 마음이 따뜻해 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