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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가해자인 학교폭력

by 달그락달그락 2017. 9. 23.

최근 부산경찰서는 또래 여중생을 잔인하게 폭행한 혐의로 구속 수사한 여중생 두 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지난 달 전주에 중학생은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다가 자신이 사는 아파트 옥상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숨졌다. 천안에서도 경찰이 또래 여학생을 폭행한 혐의로 10대 여학생 2명을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두 달 여 동안 언론에 크게 보도된 사건들이다. 학교폭력 문제로 가해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학교폭력이 이슈 될 때마다 가해자에게만 모든 문제가 집중 되는데 이러한 언론관과 여론이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호도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동안 주기적으로 터져 나오는 학교폭력에 관련해서 우리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 사회적 원인이나 사건 이후의 대안을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해결 중심의 일들을 경험해 본 일이 없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학교폭력을 포함한 4대악 없애겠다고 여러 정책들 꺼내며 실행했던 때가 불과 4, 5년 전이다. 몇 년이 흘렀다. 변한 게 있나? 이번 해 갑작스럽게 터져 버린 학교 폭력 문제로 이슈화 되는데 2012년 학교폭력 당사자들 경쟁하듯이 잡아들이면 검거율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학교폭력이 실질적으로 감소할까? 


소년법 개정해서 가해자에 처벌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자칫 법 개정에만 집중되어 청소년 범죄에 대해 본질적인 고민과 대안 찾아 볼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청소년들도 범죄 저지르면 반드시 처벌이 받아야 한다. 다만 처벌은 교정을 포함하여 피해자에 대한 아픔과 상처를 철저히 공감할 수 있도록 하고 처벌 기간이 끝나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단순히 교정 없는 분리만을 주장하며 처벌만을 강조할 때 가해자는 분노만 쌓이고 사회에 복귀했을 때 제2, 3의 더 큰 피해자 만들 수도 있다. 범죄자 낙인찍힌 이후 계속해서 범죄율 증가하는 것은 오래토록 보아 왔다. 


피해 학생은 트라우마 벗어나 온전한 일상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 나는 이 부분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뿐만 아니라 관련한 전문 기관들 나서서 학생들 도울 수 있는 정책적 대안도 요구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사회 이런 피해 학생들 도울 만한 기관이 있는가? 피해학생을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적인 제도나 정책이 있는가? 


이런 분노의 여론 끌어 올라 선정적인 사진이나 올리고 불쌍하다고 이야기만 하다가 아무런 지원이나 변화 없이 끝나면 피해자인 학생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답답한 마음이 크다. 즉 근본적인 문제 원인을 해결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예산과 인력 투여해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학교의 강압적이고 경쟁적인 문화 바꾸지 않는 한 학교 폭력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수포자, 영포자 운운하면서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입시 수업 듣고 앉아 있어야 하는 상당수의 학생들. 그들이 제대로 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학교라는 공간 자체의 억압적이고 경쟁적인 문화를 바꾸어 내야 한다. 그 외 가정의 문제와 부모들 노동의 문제까지도 학교 폭력과 연결 지을 수 있다. 먹고사는 문제에 치여 자녀를 돌볼 시간이 없다. 근본적인 사회적 이유에 대해서 접근할 일들은 넘쳐 난다.  


최근 학교폭력 가해자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증가한다는 보도가 눈에 띄는데,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학교 밖에서 가해했으니 이 청소년들은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학교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인가? 


내 한마디만 하자. 학교폭력 문제는 가해자가 첫 번째 주범이나, 그 가해를 할 수 있도록 방관하고 방조하며 어떨 때는 지지까지 한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가해자들이 당신과 나는 아닌지 돌이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