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청소년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기관에서 진행 했습니다.
사무실의 회의실에 몇 명의 아이들과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지나가다가 아이들과 인사하고 편하게 관계하고 싶어서
농담하며 무리의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그런데 그 농담이 한 아이의 가슴에 분노를 넘치게 했나 봅니다.
그 아이의 잘 못된 행실을 바로 잡기 위해 전했던
농담이었는데 그 몇마디 웃어 넘길 이야기에
아이는 이미 자기 분노를 다스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너무 화가 났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으면 이 녀석을 데리고 나가서
때려 주고 싶은 마음까지 일었습니다.
수년동안 이러한 모습의 아이는 만난 기억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제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다스렸다는 말보다는 억눌렀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내일 기관에 봉사 나가면 만나는 장애인 분들이나
여러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습니다.
"정확히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제 마음이 잘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이틀 후 프로그램 수료식 이후 사무실 복도에서 지나치며 만났습니다.
봉사활동 잘 했느냐 물었습니다.
그제 일은 까맣게 잊었는지, 정말 헤맑게 웃으며 칭찬도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 아이의 분노에 의해 힘겨웠던 제 마음이 녹아내립니다.
갑자기 '욱'하는 분노는 상대에게서도 나오지만 저에게서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이도 없어졌다 생각했지만 지금도 제 가슴의 힘겨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아이를 만나며 처음 아이들을 대할 때 제가 행했던 농담과 접근법에 대해
다시 한번 깊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존중하고 배려한다고 믿었지만
저의 행실이 어떤 이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알게 했습니다.
분노가 가득했던 그 아이가 저의 또 다른 선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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