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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by 달그락달그락 2009. 5. 14.

5월은 청소년의 달입니다. 가정의달입니다. 어린이날, 스승의 날, 교육자의 날, 노동자의 날 등 많은 날들이 있습니다. 행사도 많습니다. 저희 기관에서도 청소년행사를 몇 차례 진행합니다. 지난주에도 지역의 15개 기관단체와 연대하여 두 달여 간 준비한 어린이, 청소년과 성인들이 어울리는 대단위 행사를 은파에서 진행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핵심적으로 놓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청소년들이 주인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청소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어르신 행사의 주인은 어르신이 되어야 합니다. 어린이 행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주인은 주체와 같은 용어로 사용합니다. 참여하는 당사자에게 주체성이 부여되어야 합니다. 매우 당연한 말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간혹 당사자인 주인공은 철저히 배제되고 행사를 기획한 기관단체의 실무진이나 이벤트업자가 주인 행세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인이 주인답게 참여하는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당사자의 참여가 있어야 합니다. 행사를 왜 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목적의 공유가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실무진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함께 하되 나누어 합니다. 실무진은 주인이 주인행세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입니다. 청소년행사를 기획해 진행할 때면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이 주인인줄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에 기관단체의 실무자들이 행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당사자에게 주인임을 알려 주는 일입니다. 집문서가 자신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집이 다른 이들의 것이 될 수 없는 이치입니다.

 

행사, 프로그램은 수단입니다. 조금 더 넓게 설명하면 사회복지시설, 단체, 청소년단체, 수련시설 등의 수많은 기관은 모두가 수단일 수 있습니다. 절대로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목적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며 도구일 뿐입니다. 이러한 시설과 사업을 통해 근본의 가치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근본적 본분을 망각하기도 합니다. 시설이 밥벌이 이상의 가치를 갖지 못합니다. 그러니 당사자를 주인으로 모시고 싶은 생각이 있을 수 없습니다. 청소년기관과 이벤트 업자가 행사를 진행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단순합니다. 청소년기관에서는 청소년들을 주인으로 그 자체의 행사의 근본적 목적을 추동합니다. 목적은 청소년에게 나옵니다. 이벤트 업자도 비슷한 말을 할지는 모르나 개인적 소견으로 경제적 이익에 더 큰 목적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사회복지시설이나 기관, 청소년단체에서 행하는 행사와 이벤트 업자의 행사는 같아서는 안됩니다. 같을 수도 없습니다.

 

군산지역에 최초로 복지박람회가 열립니다. 지역의 사회복지시설 단체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병원 등 다양한 기관의 참여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번 복지박람회의 근본취지는 대상자 분들의 직접적 참여에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지원받기만 했던 대상자분들도 지역의 시민으로서 공동체적 입장으로 참여 부스의 체험행사 및 다양한 공연에 참여하며 주체적 입장을 띠고 함께 하는데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사회복지 시설이 있었지만 연대하고 지역사회에 알리며 소통하는 시간이 부족했기에 이러한 자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민과 관이 연대하고 민의 수많은 조직들이 참여하여 지역 복지에 희망을 주는 디딤돌의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당사자의 참여, 담당 실무자들의 참여, 관계자분들의 참여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논의하는 가운데 내용들을 만들어야 하나 소통하는 가운데 여러 문제가 발생합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행사하지 말고 차라리 이 행사비를 어려운 분들 지원 하는 게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편 옳은 말이기도 합니다. 지역의 많은 기관단체에서 실무자들 교육도 하고 회식도 하며 여행도 하고 단합대회도 합니다. 또한 이벤트성 행사도 합니다. 차라리 이 돈도 이렇게 쓰지 말고 어려운 아이들 지원하는 건 어떨까요? 본질을 호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문제는 행사의 근본취지에 얼마만큼 맞추어 가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참여했다면 그 때부터 적극적 개입과 소통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근본 목적을 추동하도록 자기 기관의 일처럼 나서는 건 어떨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복지박람회의 주인은 지역의 시민이며 당사자이고 또한 그 곳에서 종사하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목적의 추동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우리에게 있지 않을까요? 행사가 단순한 밥벌이의 이벤트가 되지 않아야하는 이유입니다. 행사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 5월 지역신문인 군산뉴스의 정건희의 청소년칼럼에 연재할 글입니다.

출처: http://www.youthauto.net/zboard/view.php?id=culture&no=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