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및 관점/칼럼

베네수엘라 공습 명분과 진짜 이유: 누구의 민주주의와 경제를 위한 폭격인가?

달그락달그락 2026. 1. 4. 14:09

베네수엘라 공습 사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하고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했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는 2013년 차베스 사망 이후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다. 최근에도 선거 부정과 야당 탄압이라는 논란을 뒤로한 채 재집권에 성공했다. 미국은 마두로를 마약 밀매와 테러 음모 혐의로 기소하고, 미국 내 체포 영장까지 발부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 조직(FTO)”으로 지정하며 군사 개입과 제재의 명분으로 삼았고, 민주주의의 후퇴, 마약 범죄, 테러 연루를 이유로 베네수엘라를 공습했다. 미국이 내세운 공식적인 명분이다.

 

그런데 이런 설명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 더 놀라운 건, 그 논리를 확대해 다음은 우리 대통령 차례라며 음모론을 퍼뜨리는 극우 세력까지 판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다른데에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하듯이 미국은 석유 때문이다. 이라크를 공격했던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가진 국가다. 미국 정부가 석유 수출을 차단하거나 유조선을 봉쇄하는 행동을 펼친 것은 베네수엘라의 에너지 자원을 겨냥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는 마두로를 잡아들이면서 미국 석유 회사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베네수엘라의 석유 인프라를 재건하고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돌려 말했지만, 요지는 분명하다. “너희 석유를 우리가 먹()겠다는 선언이다.

 

과거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은 미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받아 운영됐다. 미국 기업이 대부분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뽑고 가공해 수익을 냈다. 수익의 대부분이 미국 석유 회사로 흘러갔는데, 차베스와 마두로 정권 아래에서 석유 회사를 국영화해 버리고 외국 기업들을 모두 내쫓았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미국과의 관계 악화의 근본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하며 압박하는 것은 단순 범죄 혐의 외에도 경제적 이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공습 이유를 거칠게 표현하면 그냥 깡패짓을 한 것이라고 본다.

마두로의 독재 행각을 혐오하고 반대하지만, 자기 나라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남의 나라에 폭탄을 터뜨리고 사람을 죽이며 대통령을 잡아가는 나라는 어떻게 봐야 할까?

 

민주주의와 인권, 마약 문제 때문에 공습하고 대통령을 잡아가야 한다고 치면, 지금부터 열거하는 나라는 어떤가?

 

멕시코는 세계 최대 마약 카르텔 활동 국가이고, 실종자가 수만 명에 이르며 집단 매장까지 벌어지고 있다. 온두라스는 마약이 넘쳐나고 활동가와 기자들이 살해되며 사법 독립이 무너졌다. 과테말라는 군과 정치 엘리트, 마약 조직이 공생하는 구조 속에서 원주민이 탄압받고 사법부는 이미 정치화됐다. 아프가니스탄은 세계 최대 아편 생산국이다. 미얀마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핵심 국가로, 군부와 무장 세력이 마약 생산과 유통에 관여하며 쿠데타 이후 민간인 학살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이들 나라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서 무엇을 했다는 이야기를 나는 듣지 못했다.

 

국제 관계 전문가와 활동가들은 미국의 행동을 자원 제국주의패권 전략의 사례로 설명한다.

 

우리 국민이 자유롭게 선택한 공화정 체제를 파괴하고, 세계 최대 규모로 매장된 석유를 포함한 천연자원을 약탈할 수 있는 꼭두각시 정부를 강요하기 위한 식민 전쟁이라는 사무엘 몬카다 주유엔 베네수엘라 대사의 말이 오히려 진실에 가깝다.

 

모든 회원국은 국제 관계에서 어떤 국가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대한 무력 위협이나 사용을 삼가야 한다고 유엔 헌장에 쓰여 있다. 그 원칙은 약한 나라에게만 적용되는 문장이 아니어야 한다.